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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 특별기획│월간중앙·타임리서치 공동기획] 전국 유권자 1013명에게 물었다! 제3지대의 운명은? 

10명 중 6명 “실현될 것”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반기문 제3지대 후보로 당선된다면 정권교체? “No” 48%, “Yes” 37% 문재인 39%, 반기문 19%, 황교안 13%, 안철수 10%, 보수 내 ‘분화조짐’

월간중앙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와 공동으로 제19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1월 11, 12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임의전화걸기(RDD)를 통한 자동응답(ARS) 방식을 택했으며, 무선전화(59%)와 유선전화(41%)를 통해 표본을 추출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포럼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이른바 ‘제3지대론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앞줄 왼쪽부터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안철수 전 대표, 손 전 대표,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1. 제3지대의 실현 가능성

제3지대가 실제로 만들어질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는지 물은 결과 “매우 클 것 같다” 17.0%, “어느 정도 있을 것 같다” 41.9% 등 58.9%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별로 없을 것 같다” 25.0%, “전혀 없을 것 같다” 8.7% 등 33.7%는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7.4%는 의견을 유보했다.

20대를 제외한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제3지대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은 호남권, 강원·제주, 60세 이상, 여성에서 특히 높았으며 없을 것으로 보는 의견은 20대와 남성에서 다른 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수였다.

제3지대 형성의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지층, 안철수·반기문 후보 지지층에서는 제3지대 성사 가능성을 매우 높게 예측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 문재인·황교안 지지층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1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나 “1월 중순 전에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정 의장, 반 총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박해성 타임리서치 대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내부 결속을 위해 자강(自强)을 외치고 있지만 유권자의 60%가량은 제3지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제3지대를 구성할 주요 주체로 볼 수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지자들의 70% 정도가 제3지대가 실현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2. 제3지대 후보의 당선, 정권교체로 볼 수 있나


제3지대 단일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를 가정했다. 이 선거결과를 정권교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정권교체가 아니라는 의견이 47.8%로 다수였으나 정권교체라는 의견도 36.6%로 적지 않았으며 15.6%는 의견을 유보했다.

수도권, 부산·울산·경남, 충청권, 호남권과 40대 이하에서는 정권교체가 아니라는 의견이, 60세 이상에서는 정권교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대구·경북, 강원·제주와 50대에서는 두 의견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은 각각 67.3%, 72.3%가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지층의 47.3%, 국민의당 지지층의 63.5%, 바른정당 지지층의 57.9%는 제3지대 후보의 당선이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3지대 형성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한 경우에는 57.8%가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답했으나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경우에는 정권교체 41.6%, 아님 44.7%로 엇비슷했다.

정현복 타임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안철수(59.3%)와 반기문(61.9%) 지지층에서는 ‘제3지대 승리=정권교체’라는 의견이 훨씬 더 많았다. 이는 제3지대를 매개로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라는 두 후보 지지층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라며 “정권교체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은 만큼 향후 제3지대 형성 과정에서 유력후보들의 정치적·이념적 포지셔닝(위치 잡기)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놓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 제3지대 적합 후보는?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2012년 12월 18일 오후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오른쪽은 송호창 의원.
제3지대에서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경선 실시를 가정해 네 사람의 이름을 순환해 제시하고 누가 제3지대 단일후보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반기문 27.6%, 안철수 17.1%, 유승민 10.5%, 손학규 5.7% 순이었으며 39.1%는 의견을 유보했다.(기타 7.5%, 없음 31.6%).

1위인 반기문 후보와 2위인 안철수 후보의 격차는 10.5% 포인트였다. 반 후보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과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에서 안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 후보는 20대에서 유일하게 반 후보를 앞섰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호남권, 30~40대에서는 반 후보와 안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당 지지층은 44.3%가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지지층은 57.9%가 반기문 후보가 제3지대 단일후보로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제3지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라며 “그 대표주자로 반기문 전 총장이 꼽힌 셈인데 반 전 총장으로서는 보수진영에 머무는 것보다 중도진영으로 옮기는 것이 승리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도 쪽으로 몸을 옮겨놓고 강성 보수와는 선을 긋는다면 오히려 정치지형이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4. 문재인 vs 반기문의 승패


▎1월 9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전체회의 및 정책의총에 참석한 주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의 옆으로는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문재인·반기문 후보의 맞대결 상황을 가정해 누구를 지지하겠는지 물었다. 그 결과 문재인 49.0%, 반기문 36.4%로 문 후보가 12.6%포인트 차이로 반 후보를 앞섰으며 14.6%는 지지를 유보했다.(없음 12.2%, 잘 모름 2.4%).

문재인 후보는 영남권과 5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반기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경북과 50대 이상에서는 반 후보가 큰 차이로 문 후보를 앞섰으며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5일 국회에서 열린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선출된 위원장과 간사단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주영 위원장, 김동철 국민의당, 이인영 민주당, 홍일표 바른정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9.0%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으며 새누리당 지지층의 81.8%와 바른정당 지지층의 70.5%는 반기문 후보를 선택했다. 국민의당 지지층의 경우 문재인 37.6%, 반기문 41.1%로 지지가 갈렸다. 4자 가상대결(대선후보 지지도)에서 황교안 후보 지지층은 72.7%가 반기문 후보를 선택했으며, 안철수 후보 지지층에서는 문재인 45.6%, 반기문 28.3%였다.




박해성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국민의당에는 두 개의 강력한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다. 하나는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3지대론”이라며 “안 전 대표가 설득력 있는 터닝포인트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자강론보다 연대론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5. MB의 제3지대 참여 여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21일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만찬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제3지대 참여에 대해서는 유권자 10명 중 7~8명(76.5%)이 부정적이었으며 긍정적 의견은 12.4%였고 11.1%는 의견을 유보했다.

바른정당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참여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바른정당 지지층의 경우 긍정 40.1%, 부정 44.3%로 의견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갈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제3지대 참여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인천·경기와 호남권, 40대 이하,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특히 많았다. 반면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강원·제주와 60대 이상에서 다른 계층에 비해 다수였다.

박해성 대표는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환영하는 국민이 드물다는 것이 조사를 통해 나타났다”며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활동 공간으로 삼아 무리하게 현실정치에 관여하려 하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6. 대선후보 지지도

네 사람의 소속 정당과 이름을 순환해 제시하고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겠는지 물었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38.5%, 바른정당 반기문 18.9%, 새누리당 황교안 13.4%, 국민의당 안철수 9.5% 순이었으며 19.7%는 의견을 유보했다.(없음 14.7%, 잘 모름 5.0%).

현재의 4당 체제 하에서 대선이 실시될 경우 문재인 후보가 2위인 반기문 후보를 19.6%포인트의 큰 차이로 앞서며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문 후보는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하지만 대구·경북과 강원·제주, 50대에서는 반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고, 60세 이상에서는 반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80.2%가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지지층은 64.5%가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지지층은 60.7%가 반기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경우에는 황교안 47.5%, 반기문 35.1%로 지지가 갈렸다. 무당층은 49.5%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없음 34.7%, 잘 모름 14.8%).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반기문 상수(常數)’가 대선국면에서 보수층의 분화를 야기하고 있다. 그 결과 강성 보수는 황교안 쪽으로, 연성(軟性) 보수는 반기문 쪽으로 가고 있다”며 “반면 문재인의 경우 한때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추격을 당하는 등 고전했다. 그렇지만 대선이 가까워올수록 ‘현실적 선택’이 문재인에게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3지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차기 대선이 진보진영의 문재인, 제3지대의 반기문, 강성 보수의 황교안 삼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1월 11~1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 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2.4%이고 표본추출은 성·연령·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통계보정은 2016년 11월 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1702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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