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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특집] 정유년 부동산시장, 알짜 투자처는 어디? 

재건축 단지, 올해도 집값 상승세 주도할 듯 

신희철 서울경제 기자 hcshin@sedaily.com
상반기 신규 아파트 분양 12만8770가구, 봄철에 집중…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상대적’ 경기 영향 덜 받아

2017년 부동산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 분양시장의 경우 건설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에서 약 13만 가구의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지역별 맞춤형 부동산 규제인 11·3 부동산 정책이 발표된 이래로 새 아파트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알짜 투자처는 어딜까?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희비가 엇갈린다. 규제가 가해지는 서울 강남4구와 경기 과천시 등에서는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가 떨어지거나 주춤한 상태다. 반면에 다른 지역의 청약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고공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단지 전경.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전국의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은 12만8770가구로 집계됐다. 시기별로 보면 3~5월 봄철에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3월에만 2만6335가구의 분양 물량이 잡혀 있고, 4월과 5월에도 각각 2만3154가구, 2만4166가구가 청약시장에 나온다.

지역적으로는 상반기 경기지역(3만9831가구)의 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서울(1만1635가구로)의 물량도 상위권으로 꼽히며 인천에는 7717가구가 새로 분양된다. 지방에서는 경남(9087가구), 부산(7662가구)이 많다.

기존 주택시장에선 단연 재건축 예정단지가 알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4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데 이어 지난해 강남 재건축 물량이 쏟아지면서 투자수요가 집중됐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일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는 곳이 속출했지만 청약과 계약에 모두 성공하면서 투자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역시 입지가 뛰어난 재건축 단지들은 집값 상승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투자 시 ‘면적’과 ‘매수 시점’ 요소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파트 시장에선 85㎡(이하 전용면적)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3.3㎡당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평균시세는 전(前) 고점의 90% 정도를 회복하는 데 그쳤다. 중소형 아파트가 중대형 아파트 시세를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올해 주택시장 역시 비슷한 국면이 예상된다.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중소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부동산 정책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 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가 종료되고, 양도소득세의 최고 세율구간이 38%에서 40%로 신설된다. 85㎡ 이하 민영주택에 대해 40%를 의무 적용해 온 청약 가점제 비율을 지방자체단체장이 임의 조정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서울, 새 아파트 일반분양만 2만5000가구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공인중개소에 재건축을 앞둔 은마아파트의 매매가(價) 안내판이 붙어 있다.
우선 서울지역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등에서 대거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에서 선보이는 새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2만5000여 가구다. 이 중 50%에 육박하는 1만1635가구가 상반기 분양 예정이다.

서울지역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많이 받는 곳은 단연 강남권이다. 삼성물산이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지하 3층~최고 35층, 28개 동 규모로 전체 2294가구 중 204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서쪽으로는 달터 공원과 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대모산이 자리해 단지 쾌적성이 우수하다. 이름 역시 자연환경을 강조하기 위해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도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참여하며 재건축을 통해 지상 최고 29층 15개 동, 총 1160가구로 탈바꿈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186가구다. 재건축 사업이 완료될 경우 인근 우성 3차(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우성 2차(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와 함께 이 일대가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송파구 거여동의 거여2-2 재개발 단지도 4월 분양 예정이다. 강동구에서는 오는 4월 고덕 주공7단지의 일반분양을 시작으로 4066가구에 이르는 상일동 고덕 주공 3단지를 비롯해 고덕 주공5단지, 천호동 천호뉴타운 2구역 등에서 아파트 분양이 이어진다.

강서지역에는 3월 분양 예정인 양천구 신정동의 ‘아이파크위브’가 기대주다. 신정뉴타운 신정 1-1지구의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하는 단지로 총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이 밖에 서울 도심권에서 마포구 공덕동 ‘공덕 SK리더스뷰(5월)’, 동대문 장안동 ‘장안 2구역 재건축(5월)’, 마포구 염리동 ‘염리 3구역(6월)’ 등의 분양이 이뤄진다.

인천·경기지역에서는 상반기 총 6만여 가구가 나온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경기 과천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 지역이다. 올 상반기 분양할 과천 주공1단지의 재건축은 총 1571가구 중 509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으로 총 가구 수에 비해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주목받고 있다.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을 넘어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과천에서는 주공 1단지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주공 6단지, 7-1단지 등의 일반 분양이 대기 중이다.

평택 고덕지구에서는 2월 ‘고덕파라곤’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이어 3월에는 ‘제일풍경채’의 1022가구가 일반 분양 예정이다. 6월에는 고양 향동지구와 지축지구에서 ‘고양향동지구 중흥S클래스’ ‘고양 지축지구 푸르지오’ ‘고양지축지구 반도유보라’ 등 2300여 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안산에서는 ‘그랑시티자이2차(5월)’ ‘군자주공 6단지 재건축(4월)’ 등이 분양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2월 ‘e편한세상’과 ‘영종하늘도시 KCC스위첸’ 등 2300가구가량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영종하늘도시의 경우 지난해 12월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설문조사에서 2017년 수도권 투자 유망 1위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이라는 배후수요와 여러 개발 호재가 이어지는 까닭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올해 잔금대출규제 시행, 금리인상 가시화, 입주물량 증가 등 여러 악재가 겹쳐 다소 어두운 전망이 부동산시장에서 주를 이룬다”면서도 “이런 와중에도 입지 여건이 좋은 단지에는 새 아파트 청약 열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년 연속 청약경쟁률 1위 부산, 올해도?


▎지난해 12월 대림산업이 부산 동래구 명장동에 공급한 ‘e편한세상 동래명장’은 인근 초·중·고교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어 교육환경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566가구 모집에 3만7981명이 접수해 평균 66.9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 간 청약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부산은 지난해 서울 못지않게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까닭에 올해 역시 관심지역으로 꼽힌다.

부산은 2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2016년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절반 이상인 6곳을 차지했다. 11·3 부동산 정책에 따른 전매 제한 규제에서도 제외돼 여전히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지난해 부산지역에서 청약 열풍을 이끈 아파트를 보면 동래구 명륜동 ‘명륜자이’의 경우 일반공급 346가구 모집에 18만1152명이 몰려 전국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남구 대연동 ‘대연자이’와 연제구 거제동 ‘거제센트럴자이’도 청약접수자가 10만 명 이상 몰렸다. 이들 단지 모두 동부산권·재개발·브랜드란 요소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7662가구가 투자자 및 실수요자를 찾는다. 이 중 해운대구와 북구 만덕 5구역, 기장군 일광지구 등에서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 해운대구에서는 롯데건설과 쌍용건설이 각각 828가구, 170가구 등을 분양한다. 관심지역 중 하나인 일광지구에서도 1547가구가 나온다.

동래구 온천동 온천2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 아이파크’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32개 동 규모로 총 3853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2488가구(59~114㎡)에 달한다. 시공사로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참여했다. 학군 선호도가 높고 부산 지하철3·4호선 환승역인 미남역이 가깝다.

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이뤄 짓는 연제구 거제동 거제2구역은 지상 최고 35층, 34개 동 규모의 매머드급 대단지로 총 4470가구 중 2800여 가구(59~114㎡)를 일반에 선보인다. 대형마트와 동래시장, 부산 사직종합운동장 등 생활인프라가 풍부하다.

현대건설은 연제구 연산동 연산3구역 재개발을 통해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공급한다. 지하2층~지상 13~35층, 17개동 규모로 건립된다. 총 가구 수는 1617가구로 일반분양은 10월께 1036가구가 나온다. 연산3구역은 부산 도심에 위치한 대표적인 재개발 구역으로 부산지하철 3호선 물만골역이 가깝다.

부산과 함께 지난해 지방 청약시장을 이끌었던 세종시에는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 한 해 예정된 총 분양물량은 5500여 가구로 상반기 분양 예정은 ‘힐스테이트 세종 금강’ 1개(711가구)뿐이다. 제주에서는 상반기 분양 예정이 단 1개도 없다. 이 밖에 경남 김해 율하2지구(자이힐스테이트, 1월)과 울산 송정지구 분양도 관심을 모은다.

재건축 연한 도래한, 대지지분 높은 곳 ‘주목’


지난해 재건축 시장을 주도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일반 분양을 끝내면서 양천·노원·영등포 일대가 새로운 재건축 투자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건축 가능 연한 상한 기준이 2015년 5월부터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돼 이들 지역이 수혜를 받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4년 9·1 대책을 발표하며 서울에서 1987~1990년 준공된 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이 2~8년 단축되고, 1991년 이후 준공 아파트는 연한이 10년 단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강남권 재건축을 통해 수익을 누린 투자수요가 양천·노원 등지로 옮겨가면서 지난해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높았다”며 “올해는 11·3대책 이후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지난해만큼의 인기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재건축 가능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1988년 준공 아파트가 재건축 가능 연한을 채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재건축 추진이 가능한 준공연도 1988년 이전 물량을 보면 노원(4만2445가구), 양천(3만1276가구), 송파(2만668가구), 영등포(1만2126가구) 등 5개 지역이다. 특히 강남3구 중 송파구에만 2만 가구 이상이 몰려 있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8678가구, 7700가구의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다. 경기지역은 ▷부천(1만7792가구) ▷수원(1만3337가구) ▷안양(1만2579가구) 3곳이다.

양천·노원 일대의 노후 아파트에 투자자가 관심 갖는 것은 높은 ‘대지지분(垈地支分)’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일대 아파트의 대지지분 비율은 90% 이상이다. 대지지분은 아파트 전체 단지의 대지면적을 전체 세대수로 나눈 면적으로 전용면적 차이에 따라 산정된다. 대지지분은 재건축을 진행할 때 권리가액, 무상지분율 등 조합원의 자산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항목이다.

대지지분 차이는 비슷한 위치의 아파트 가격 격차를 크게 벌려놓기도 한다. 예를 들어 2월 기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3.3㎡당 매매가는 4197만원으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위치한 신천동 장미1차(3174만원)보다 1023만원이나 더 비싸다. 잠실주공5단지 대지지분 비율이 98.2%에 달하는 반면 신천동 장미1차 대지지분은 58.2%에 불과한 영향이 크다.

대지지분은 재건축 사업진행 속도도 큰 차이로 벌려놓는다. 강남구 개포지구의 경우 1982~1983년에 입주한 아파트 중 저밀도 아파트만 사업이 원활하다. 주공2·3단지는 지난해 일반분양을 마쳤고, 주공1·4단지는 관리처분인가, 시영은 일반분양을 앞뒀다. 이들 단지의 대지지분 비율은 126~150%에 달한다. 반면 개포주공5단지는 대지지분 비율이 83.7%에 불과한데다 53~83㎡의 중형 면적으로 구성돼 재건축 진행 속도가 더디다.

1970년대 입주한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의 노후 아파트도 재건축 진행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대지지분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1971년에 입주한 시범 아파트의 대지지분 비율은 18.4%에 불과하고 재건축 사업단계도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재건축에 투자할 때는 겉으로 보이는 크기만이 아닌 등기부등본 대지권에 표시된 대지지분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기존 세대 수 대비 일반분양 가구 수가 많은 단지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면적’, ‘매수 시점’ 고려는 필수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664만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009년 말 1498만원을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하락했지만 2014년 1431만원을 기록하면서 반등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서울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중대형 아파트의 3.3㎡당 평균가격은 중소형 아파트보다 2년 앞선 2007년에 최고점(3.3㎡당 2073만원)을 찍은 이후 하락세가 계속됐다. 2014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3.3㎡당 평균가격은 1911만원으로 2007년 최고점의 9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아파트 투자 시 ‘면적’이란 요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 ▷건설사들의 평면설계 진화 ▷투자자들의 중소형 선호현상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중소형 아파트의 가치는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형 아파트와 중대형 아파트 간 평균 매매가격 격차도 좁혀지는 추세다. 중소형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매매 가격은 2006년 3억9404만원에서 지난해 12월 5억10만원으로 10년 동안 26.9%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중대형 아파트는 10억 2641만원에서 9억 7938만원으로 4.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아파트와 중대형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 차이는 2006년 6억3237만원에서 지난해 12월 4억7928만원으로 1억5309만원(24.2%) 줄어들었다. 전세난 등으로 세입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 매매로 선회하면서 일부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선호도가 낮아진 대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중소형 아파트의 오름폭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파트 매수 시점에 대한 고려도 필수다. 지난해 전반적인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 나홀로 호황을 이어온 부동산시장이 올해는 복합적인 하방(下方) 압력 탓에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인상과 경기 불안, 조기 대통령 선거, 가계부채 대책, 입주물량 폭탄 등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시장에 대한 전망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도한 대출은 하우스푸어 전락 위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짓고 있는 ‘래미안 블레스티지’. 2월 기준 전용 59㎡ 매매가가 10억6800만원으로 프리미엄만 1억원가량 붙었다. 블레스티지의 조감도.
일각에서는 아파트 투자 시기를 하반기 이후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로 하반기 이후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실제로 입주물량이 많아 집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각각 37만3360가구, 39만5913가구로 추산된다. 지난 5년간(2012~2016년) 연평균 입주 물량(23만8225가구)보다 10만 가구 이상 많다.

집값이 조정되는 시기에는 아파트를 처분해 빚을 갚고 싶어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 아파트 매매 역시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비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제2금융권을 이용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과도하게 대출을 끌어다 투자할 경우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험이 커진다.

상환능력이 부족한 분양 당첨자가 무턱대고 중도금 대출을 받으면 2∼3년 뒤 잔금대출로 전환할 때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지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5% 가까이 오른 상황인데 여기에 1%포인트만 추가로 올라도 원리금 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며 “금리인상으로 주택시장에 신규 매수자는 줄어들고 집값이 조정되면 하우스 푸어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는 것이 힘, 달라진 제도를 살펴라


▎1월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를 방문한 시민들이 견본주택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서초구 방배3구역을 재건축한 방배아트자이는 지하 4층~지상 15층 아파트 5개 동 규모로 59~126㎡ 353가구 중 96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입주는 2018년 10월 예정이다.
올 연말 재건축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종료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2005년 5월부터 서울과 수도권에서 시행됐고 2006년 9월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2013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2년간 시행을 유예했고 이어 2017년 말까지 유예기간을 추가로 연장했다.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하지 못하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게 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여부에 따라서 재건축 아파트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조합설립인가~사업 시행인가 단계의 조합은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을 하지 못하는 단지는 준공 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를 경우 세금 부담이 커진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사업이 진행된 동안 집값이 올랐을 경우 집값 상승분에 대해서 1인당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의 최대 50%까지 세금을 걷어가는 제도다.

집값 상승 산정 기준은 사업 초기 단계인 추진위원회 승인 일로부터 준공 시까지의 시세상승 분에서 조합운영비, 공사비, 인근 아파트 가격 상승분(정상주택가격상승분) 등을 제외하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재건축에 걸리는 평균시간은 9.7년으로 약 10년간 발생한 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양도소득세의 최고 세율구간이 38%에서 40%로 신설되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과세표준 1억5000만 원 초과 시 38%의 세율이 적용됐지만 올해부터는 한 단계 세율 구간이 새로 생겨 과세표준 5억 원 초과 시 40% 세율로 과세 된다.

집단대출 시 잔금 대출에도 규제가 도입되는 것도 특징이다. 올해부터 분양 공고되는 아파트 단지는 잔금 대출 시 여신심사 가이드 라인이 적용된다. 소득 증빙자료로는 원천징수영수증 등 객관성이 입증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자와 원금을 처음부터 함께 갚아가는 비거치·분할상환 원칙이 적용된다.

85㎡ 이하 민영주택에 대해 40%를 의무 적용해 온 청약 가점제 비율을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이 임의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다만 1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청약 조정 대상 지역에 포함된 37개 시·구(서울 25개구 및 경기 과천시, 성남시의 공공택지 및 민간택지 아파트, 경기 하남·고양·남양주·화성 및 세종시의 공공택지 아파트, 부산 해운대·연제·동래·남구·수영구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해서는 현행 40%가 유지된다.

2007년 9월 도입된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의 항목에 따라 점수(84점 만점)를 매겨 높은 점수 순서로 청약자를 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 경기 침체로 2013년에 85㎡ 초과 주택에 대해 가점제가 폐지됐고, 85㎡ 이하 주택은 가점제 의무 적용비율이 75%에서 40%로 낮아졌다.

임대사업 목적의 투자자에겐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과세 2년 유예’란 희소식이 있다. 연간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과세 유예가 2년 더 연장돼 2019년부터 적용된다.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2주택자의 경우 필요경비(임대소득의 60%)와 기본공제 40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14%의 단일세율로 분리 과세한다. 또 소형주택(전용 60㎡ 이하,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의 전세보증금에 대한 비과세도 2018년까지 연장된다.

- 신희철 서울경제 기자 hcshin@sedaily.com

201703호 (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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