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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특집] ‘미래’ 깃발 아래 모인 안철수의 사람들 

‘안희정 멘토’ 변양호는 경제통 ‘김대중 사람’ 조영달은 교육통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도 지원… 손학규 전 대표, 김민전 교수 등은 공동선대위원장 맡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월간중앙 5월호 인터뷰에서 ‘오픈 캐비닛’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상대방 진영 출신은 물론이고, ‘안철수 공격수’라도 그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라면 등용하겠다”면서 “집권하면 국무총리 등 요직을 맡길 인사들도 마음속에 두고 있다”고 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구상은 4월 13일 ‘국민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안 후보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제 멘토 역할을 했던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경제특보로 영입했다. 또 김민전 경희대 국제캠퍼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변 고문을 직접 만나 경제특보를 제안했다”면서 “변 특보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던 주역 중 한 명”이라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와 함께 안 후보의 인재 영입도 속도를 낸다. 경제·교육·안보·정책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속속 ‘국민캠프’에 합류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섀도 캐비닛’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오픈 캐비닛’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전문가광장’은 학계 인사 700여 명으로 구성된 안 후보의 정책자문그룹이다.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가 상임대표, 김종현 동아대 교수가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김만수 예비역 공군 준장(국방), 천근아 연세대 교수(여성·청소년) 등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경제분야에서는 최성호 경기대 교수와 박원암 홍익대 교수,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가 삼두마차다. 안 후보가 발표한 공공부문 직무형 정규직제 도입, 청년 대상 고용보장계획 수립, 민간주도형 4차 산업혁명 공약 등은 이들로부터 비롯됐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최근 안 후보와 많이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분야에서는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가 주축이다. 최근 안 전 대표가 발표한 학제개편안도 조 교수가 만든 것으로 전한다. 조 교수는 김대중정부에서 교육문화수석을 지냈으며, 2012년 대선 캠프에도 참여한 바 있다.

안보정책은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장성(將星) 출신인 김중로 의원이 자문한다. 복지·육아분야는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가, 통일분야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각각 조언을 맡고 있다.

정책분야는 김관영 의원이 정책본부장을 맡아 총괄한다. 고시 3관왕 출신인 김 의원은 박지원 대표는 물론이고 안 후보의 신임도 두텁다. 안철수계 초선의원인 신용현·김삼화·이상돈 의원 등도 안 후보의 정책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기남은 ‘책사’, 김경록은 ‘스피커’


외부 전문가 그룹을 제외하면 안 후보를 돕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다. 하나는 2012년 대선 때부터 함께하는 ‘진심캠프’ 멤버들이고, 또 하나는 지난해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들이다.

‘국민캠프’는 4본부 체제로 구성돼 있다. 총괄본부장은 박지원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최경환 의원이 맡았다. 최 본부장은 ‘DJ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송기석 의원은 국민참여본부장, 이용주 의원은 미래기획본부장, 윤영일 의원은 국민정책본부장, 이용호 의원은 국민소통본부장에 임명됐다. 채이배 의원은 정책실장, 오세정 의원은 국민정책연구원장을 맡아 정책공약을 개발하고 있다. 김중로 의원은 특보단장, 표철수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는 소통자문단장을 맡았다.

2012년 ‘진심캠프’에서 후보비서실장을 맡았던 조광희 변호사는 비서실 부실장으로 최근 합류했다. 박인복·박왕규 전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은 각각 국민소통실장과 상황실장으로 기용됐다.

2007년 대선 때 정동영 후보 캠프에서 공보실장으로 활약했던 정기남 국민의당 홍보위원장은 캠프에서 공식 직함을 받지는 않았지만 주요 선거전략 등을 짜는 책사(策士)다. 2012년 대선 때부터 안 후보와 함께하는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금도 ‘안철수의 스피커’로 활약하고 있다. 안 후보의 대표적 복심(腹心)이다. 서종화 전 서울시의원은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 교수를 보좌한다. 김도식 전 수석보좌관은 안 후보의 일정을 담당한다.

‘진심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박선숙 의원의 역할도 눈길을 끈다. 당 수권비전위원장을 맡은 김 의원은 물밑에서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을 늘려가는 등 당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다. 2012년 대선 때부터 안 후보와 고락을 함께하는 박선숙 의원은 캠프 내에서는 ‘무관(無冠)’이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긴 했지만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월간중앙 4월호 인터뷰에서 “정확히 말하면 리베이트 조작사건”이라며 박 의원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캠프에 공식적으로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외곽에서 안 후보를 돕는 사람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안 후보의 정치 멘토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전 주일대사)는 후원회장을 맡아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최 교수는 평화로운한반도본부장으로 외교·안보정책을 자문한다.

박성민 민 컨설팅 대표와 유승찬 스토리닷컴 대표도 ‘국민캠프’가 핵심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두 사람 역시 무관이다. 박 대표는 큰 틀에서 선거전략을 짜고 구도를 정립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2012년 ‘진심캠프’ 당시 소셜미디어 팀장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전략을 담당했던 유 대표는 이번에도 메시지 관리를 담당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가 오픈 캐비닛을 지향하는 것처럼 국민캠프도 특정 정파·성향 등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집권 후에는 문재인 캠프 인사라도 도덕적으로 검증된 유능한 인재라면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1705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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