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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중국의 북한 급변사태 대응 秘플랜 

접경지역 전력 강화에 또 다른 노림수 있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한·미 연합군이 북한으로 진격할 경우 중국은 북한의 북쪽 지역 점령 가능성… 대동강~원산선 이북 점령 부대로 지목받는 제78집단군의 행보도 주목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丹東)을 잇는 압록강 조·중우의교.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주르허(朱日和) 훈련기지. 수도 베이징에서 북동쪽으로 400㎞ 떨어진 주르허 기지의 부지는 1100㎢에 달해 서울의 1.8배나 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2007년부터 미래전에 대비해 아시아 최대 규모인 주르허 기지에 각종 첨단 훈련시설을 갖춰 놓고 실전훈련을 벌여왔다.

몽골어로 ‘심장’이라는 뜻인 주르허 기지의 지형은 산과 평원, 구릉으로 구성돼 있어 육군과 공군의 합동 훈련에 적합하다. 주르허는 칭기즈칸(재위 기간 1206~1227년)이 800년 전 유라시아 원정을 위해 출정한 곳이다. 칭기즈칸은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을 뛰어넘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주르허는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 집권한 청나라의 강희제(1654~1722)가 300년 전 몽골의 준가르의 반란을 토벌한 곳이기도 하다. 강희제는 대만과 티베트를 정벌하는 등 영토를 가장 많이 확장한 황제다. 강희제는 현재 중국 영토의 골격을 완성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7월 30일 건군 90주년을 맞아 주르허 기지에서 대규모 실전형 열병식을 했다. 얼룩무늬 전투복 차림으로 열병식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인민해방군을 세계 최강의 군대로 만들겠다면서 군사력 강화를 천명했다.

중국에선 인민해방군 창설 기념일을 건군절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통상 건군절 열병식을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개최했다. 천안문이 아닌 곳에서 열병식이 열린 것은 1981년 화베이(華北) 열병식 이래 36년 만에 처음이다. 그런데 이번 건군절 열병식을 주르허 기지에서 실시한 것은 칭기즈칸과 강희제처럼 시 국가주석이 앞으로 중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들고 영토를 반드시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모자와 군복 단추에는 ‘八一’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이 숫자는 인민해방군이 1927년 8월 1일 창설된 것을 상징한다. 중국 공산당은 당시 장시성 난창에서 발생한 무장봉기 사건을 기념해 8월 1일을 인민해방군의 창설일로 정했다. 공산당이 일으킨 난창봉기는 국민당 군대의 진압으로 실패했지만, 공산당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군대를 조직해 무장투쟁을 벌였다.

공산당의 군대, 시 주석의 군대


▎지난해 3월 전인대 회의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장으로 향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대표단.
공산당 군대는 홍군(紅軍)·팔로군(八路軍)·신사군(新四軍)으로 불려오다 1947년부터 인민해방군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인민해방군은 국민당 군대와 내전을 벌여 승리하면서 대륙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인민해방군은 중국 건국의 ‘일등공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군부를 국가가 아닌 공산당의 통제 아래 두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국가가 아닌 당의 군대다. 중국 국방법 제19조를 보면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무장력은 공산당의 영도를 받으며, 무장력 안의 당 조직은 당 규약에 따라 활동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민해방군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는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시 주석으로 군부의 최고사령관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민군 건군 90주년을 맞아 네이멍구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전투복 차림으로 사열했다.
이번 열병식은 크게 두 가지 특징을 보였다. 첫째는 시 주석의 1인 권력 독점체제를 확고하게 확인하는 행사였다. 인민해방군 병사들은 열병식에서 시 주석에게 기존에 쓰던 ‘서우장 하오(首將好·대장님 안녕하십니까)’ 대신 ‘주시 하오(主席好·주석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외쳤다. 서우장 하오는 사열하는 고위 인사에게 일반적으로 붙이는 호칭이지만 주시 하오는 시 주석에게만 유일하게 붙이는 호칭이기 때문에 시 주석의 1인 권력 독점체제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오는 10월 말로 예상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 주석이 군 통수권자로서 위상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아울러 호칭 변화를 통해 당과 군대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해 당이 군대에 대한 절대적인 영도력을 가진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시 주석이 연설에서 인민해방군에 대한 당의 영도 원칙을 강조하고 영원히 당의 지시에 따를 것을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특징은 현대식 무기가 대거 공개된 가운데 철저하게 실전 능력을 강조한 행사였다는 것이다. 이번 열병식에는 1만2000여 명의 병력과 129대의 항공기, 571대의 군 장비가 동원됐다. 열병식에 선보인 무기들 중 40%가 처음 공개된 것이다. 열병식의 하이라이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DF)-31AG였다. 이 미사일은 둥펑-31A를 기반으로 개량해 만든 것으로, 사거리는 1만1200㎞다. 재래식과 핵탄두를 겸용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은 이동식으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또 최신예 지대공미사일인 훙치(紅旗·HQ)-22도 모습을 드러냈다. 훙치-22는 사거리가 100㎞에 달하는데, 전파방해 차단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잉지(鷹擊)-83K 공대함 미사일도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이 미사일은 공중 또는 육지에서 발사해 항공모함 등 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무기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6,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21, 대전차 미사일 훙젠(紅箭)-10도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훙(轟·H)-6K 전략폭격기, 젠(殲·J)-15 항공모함 함재기, 젠-20 스텔스전투기도 위용을 과시했다. 최근 새로 실전 배치된 최신예 전투기인젠-16이 첫선을 보였다.

열병식에는 보병, 정보, 특수, 방공·미사일 방어, 해상, 공중, 종합보급, 대테러, 전략 타격 등 9개 작전 부대가 참가했다. 런궈창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열병식은 광장에서 진행해 왔던 관례를 깨뜨렸고 실전 환경과 비슷한 훈련장에서 거행됐다”며 “인민해방군의 전력과 실전 능력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전투력을 주제로 한 이번 열병식으로 인민해방군의 위세를 국외에 떨쳤다”며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전쟁 무기를 검증함으로써 무기의 기술 수준과 작전 효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실전형 열병식을 거행한 것은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앞으로 인민해방군을 세계 최강의 군대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은 훈시에서 “우리 군대는 모든 적을 이길 수 있고 국가 안보와 발전의 이익을 지킬 능력이 있다”며 “중국 특색의 강군의 길을 걸어 나가자”고 천명했다. 시 주석은 또 “우리는 역사적으로 다른 어느 시기보다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목표에 가까이 접근해 있다”면서 “우리는 강대한 인민군대의 건설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미국과 대결 구도에서 중국이 군사굴기를 통해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싸워 승리해야 한다


▎정전협정 64주년인 7월 27일 북한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에 헌화하는 인민군 군인들과 근로자들.
시 주석은 지난 8월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창설 90주년 기념 경축대회 연설에서 “인민군대가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 등을 승리로 이끌어 국위와 군위를 떨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항미원조 전쟁은 한국전쟁을 일컫는 중국의 용어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남한의 침략에 맞서 조선(북한)을 구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뜻이다. 시 주석은 2010년 부주석 시절에도 한국전쟁에 대해 “항미원조 전쟁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위대한 전쟁이었다”며 “세계 평화와 인류 진보를 지켜낸 위대한 승리”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한국전쟁의 역사적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시 주석은 항미원조 전쟁처럼 앞으로 미국과 싸워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미래전에 대비해 인민해방군의 조직을 대폭 개편해왔다. 인민해방군은 지금까지 중국 대륙 전역을 7대 군구로 나누어 육·해·공군과 미사일부대를 모두 포함하는 집단군 체제를 유지해왔다. 공산당이 인민해방군을 7대 군구 체제로 만들어 놓은 것은 지방의 반란이나 봉기를 막으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7대 군구를 동부·남부·서부·북부·중부 등 5대 전구체제로 바꾸도록 했다. 또 각 군구에 2~3개 집단군을 배치하던 체제에서 탈피해 18개 집단군을 13개로 축소해 배치했다. 이와 함께 군종도 육군·해군·공군·제2포병의 4군 체제에서 육군·해군·공군·로켓군·전략지원부대의 5군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특히 군 지휘부인 ‘4총부’를 해체했다. 4총부는 작전과 지휘를 총괄하는 총참모부, 정훈과 선전 등을 담당하는 총정치부, 병참과 보급 및 수송 임무를 담당한 총후근부, 장비와 물자를 관리하는 총장비부를 말한다. 4총부는 ‘연합참모부’로 개편됐다. 이는 미국의 합동참모본부를 본뜬 것이다. 군 병력도 30만 명을 감축해 정예화하고 있다. 전체 230만 명이 올 연말까지 200만 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시 주석은 오는 2020년까지 인민해방군을 세계 일류의 군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현재 전차 1만여 대, 전투기 5200여 대, 잠수함 60여 척, 항공모함 1척 등 세계 3위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항공모함 1척을 추가 진수했고, 젠-20 스텔스전투기를 실전 배치했다. 젠-31 스텔스전투기의 시험 비행도 완료한 상태다. 특히 중국은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확보했고, 유엔 평화유지군 등으로 3만여 명을 해외에 파견하고 있다.

또 육군 중심에서 해·공군과 전략미사일 부대인 로켓군을 강화하는 등 현대전 흐름에 맞는 전력 증강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로켓군은 전자·정보·우주 분야의 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전략지원부대와 함께 인민해방군의 새로운 전력 핵심이 되고 있다. 로켓군은 사거리 1만4000㎞의 핵탄두 ICBM인 둥펑-41을 비롯해 각종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또 2025년까지 항공모함을 6척 보유할 계획이다.

북한 접경 지역의 심상찮은 움직임


▎간판이 철거돼 폐업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단둥 압록강변 소재 북한 식당. / 사진:연합뉴스
중국은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국방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1조444억 위안(약 175조원, 1510억 달러)으로, 지난해 국방예산인 9544억 위안에 비해 9.4%가 증액됐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한국의 4배, 일본의 3배가 넘는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국방예산이 실제로는 정부의 공개 규모보다 최대 3배 정도 많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경제성장률보다 더 높게 국방예산을 증액시켜왔다. 특히 해·공군력 현대화에 막대한 자금을 퍼붓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국방예산은 공개한 수치보다 최소 2~3배는 많을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군사력과 경제력 증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 지난 1월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를 신설했다. 중국은 민간과 군사 기술을 접목해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같은 군산복합체를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지난 5월 인구와 육·해·공 전력, 자원, 국방예산 등 50개 항목을 종합한 중국의 군사력 지수가 0.0977로 미국(0.0891), 러시아(0.0963)에 이은 3위라고 평가했다. 0에 가까울수록 군사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중국은 조만간 러시아를 따라잡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군사대국이 될 것이 분명하다.

시 주석이 항미원조 전쟁 승리를 강조했듯이 인민해방군은 최근 들어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언론과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이 올 들어 1400여㎞에 이르는 북·중 접경 지역에서 다양한 전력 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접경지역 방어를 전담하는 여단급 부대를 신설하는가 하면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한 24시간 영상 정찰도 실시하고 있다. 또 핵 공격과 화생방 공격에 대비한 지하 벙커도 다수 구축했다. 동부 지역에 있던 기갑보병 부대를 국경 지역으로 전진 배치하기도 했다.

특히 지린성 정부는 전시에 군사기밀과 정부 자료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 최초로 지하에 전시 빅데이터 재난대비센터도 건설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대북 공격이나 북한 정권 붕괴 시 핵 시설을 비롯한 주요 지역을 점령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인 군사전문가 왕하이위는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중국은 즉각 북한을 점령해 주요 핵 시설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해 한·미 연합군이 북한으로 진격할 경우 중국은 북한의 북쪽 지역을 점령할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책이나 대응 시나리오를 언급한 적이 전혀 없다. 하지만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의 싱크탱크인 중국군사과학원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비상계획을 은밀하게 수립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중국이 상정하고 있는 북한의 급변사태는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 북한에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을 경우 둘째, 북한 정권이 붕괴하고 내부적 혼란이 발생했을 경우, 셋째 북한의 핵 시설이 파괴돼 핵 오염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등이다. 이런 사태들이 벌어진다면 중국은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평양 이북 지역을 장악하고 핵 시설을 비롯해 주요 시설을 점령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도 중국이 이런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북한에 군 병력을 진입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점령할 공군 15군


▎동중국해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함정.
그렇다면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은 어떤 부대를 북한에 진입시킬 계획일까. 중국 인민해방군의 5대 전구에서 북한을 담당하는 곳은 북부전구다. 북부전구는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과 네이멍구 전체 및 산둥반도를 관할한다. 북부전구는 명실공히 인민해방군에서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현재 진행 중인 군 개혁을 통해 지금까지 90년간 사용해오던 숫자의 부대 이름을 폐기하고 새로운 숫자로 집단군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동부전구에는 71·72·73 세 개의 집단군을, 서부전구에는 76·77 집단군을, 북부전구에는 78·79·80 집단군, 중부전구에는 81·82·83 집단군을 두고 있다. 집단군은 여러 사단과 여단으로 편성된 대규모 군사 조직으로 산하에 보병부대, 장갑부대, 포병부대, 방공부대, 공정부대, 통신부대, 화생방 대응부대, 전자대응부대, 항공부대 등을 거느린다. 북부전구 사령부는 선양에 설치됐고 쑹푸쉬안(宋普選) 상장이 사령관을 맡았다. 전체 병력은 43만 명으로 추정된다.

북부전구의 육군인 제78(이전 16)집단군은 지린성 창춘, 제79(39)집단군은 랴오닝성 랴오양, 제80(26)집단군은 산둥성 웨이팡에 각각 주둔하고 있다. 제78집단군은 압록강 도하를 위한 도하여단(渡河旅團)을 별도로 편재하고 있으며, 매년 압록강 인근에서 도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북부전구는 북한 급변사태 때 제78집단군을 가장 신속하게 투입해 평양을 포함해 대동강~원산선 이북을 점령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제78집단군은 6·25전쟁에 참전했었다. 제79집단군은 제78집단군을 지원하고 난민 유입을 통제한다.

북한이 붕괴하면 적게는 200만~300만 명, 많게는 700만~800만 명의 난민이 중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 중화권 언론 매체들은 북부전구가 지난 4월 모든 부대에 ‘4급 전시대비령’을 발령하고 15만 명을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 집결시키고 방사능 오염 측정을 위한 검측지휘소를 설치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인민해방군은 정세 악화의 정도와 대비 수준에 따라 모두 4개 등급의 전시대비령을 발령하는데 1급은 전쟁 직전의 긴박한 사태, 2급은 정세 악화, 3급은 정세 긴장, 4급은 외국에서 중대 돌발사태가 발생하거나 중국 주변 지역에 중대 이상이 생길 경우를 말한다. 북부전구가 당시 4급 전시대비령을 발령한 것은 한·미 연합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 기간에 발생할지도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 국방부는 이런 보도를 ‘가짜 뉴스’라면서 부인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은 공수부대인 공군 제15군을 집단군과 동격인 군단 조직으로 개편했다. 이에 따라 공군 15군의 예하 사단급 부대를 모두 여단급으로 세분화하고 병력도 각 전구의 육군부대에서 차출했다. 공군 15군은 후베이성 샤오간(孝感)에 사령부를 두고 있다. 공군 15군은 지난 6월 지린성 중서부의 궁주링시 공군기지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 지역을 겨냥한 낙하 침투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훈련은 공수부대의 확대 개편 이후 처음으로 동북 지역에서 실시한 것이다. 궁주링시는 북한 접경과 400㎞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경북 성주군 사드 포대와도 직선거리가 900㎞에 불과해 두 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공수부대의 이런 훈련은 한반도 돌발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공군 15군은 북한 급변사태 때 주요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점령하는 것이 주요 임무임이 분명하다. 인민해방군은 또 다양한 특수부대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와 인접한 백두산 지역에 인민해방군 특수화력 부대 1개 여단이 포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산둥반도가 북부전구에 포함된 함의


▎미국 동부 지역 타격이 가능해 중국을 핵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둥펑-31A 전략핵미사일.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산둥반도가 북부전구의 다른 지역과는 육로로 연결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북부전구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산둥반도에 포진한 육·해·공군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한반도에서 360㎞ 떨어진 산둥반도는 동북아시아에서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가 있는 경기도 평택의 맞은편에 있다. 산둥반도에 주둔하는 육·해·공군의 지휘권이 북부전구 사령관 지휘 아래로 들어간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거나 북한 급변사태 때 중국 인민해방군이 북·중국경을 통해 한반도로 진출할 뿐 아니라 산둥반도의 육·해·공군을 함께 동원한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제80군은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비롯해 영변의 핵 시설을 점령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북부전구에는 북해함대가 포진하고 있다. 북해함대는 산둥성 칭다오에 주둔한다. 중국 유일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비롯해 핵잠수함 3척, 재래식 잠수함 25척, 구축함 18척, 미사일 초계정 및 소형 호위함 24척을 보유하고 있다. 북해 함대는 서해에 대한 해상 봉쇄, 해군육전대(해병대)의 북한 서부해안 상륙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중국 해군은 앞으로 광둥과 잔장 등에 주둔하는 2개 여단, 2만 명 규모의 해군육전대를 병력 10만 명을 보유한 6개 여단으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해상육전대는 대만 무력 침공이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륙 작전, 북한 급변사태 등에 선봉대로 투입된다. 인민해방군은 동부전구와 북부전구의 육군 집단군 소속 각 1개 사단을 지난 1월과 3월 해군육전대로 전환하고 동해함대와 북해함대의 일선 전투부대로 재배치했다.

북부전구 공군은 3개 전투사단, 1개 정찰사단, 2개 대지(對地)공격여단, 1개 지대공 미사일 여단으로 이뤄졌다. 미사일·레이더 기지, 통신감청 기지 등 전략자산이 산둥반도와 랴오둥반도에 전개돼 있다. 북부전구 공군은 지난 7월 23일 전투기 2대를 동원해 서해 공역을 비행 중이던 미군 정찰기를 가로 막는 등 위용을 과시하기도 했다. 로켓군의 제51기지도 한반도를 담당하고 있다.

[CC-TV]는 올해 춘절(春節·설) 연휴 기간 로켓군이 운용하는 둥펑(東風·DF)-21D미사일 발사 훈련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DF-21D는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지대함 미사일로 북한 급변사태 때 미 해군의 항공모함을 타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로켓군은 7개 기지와 32개 여단급 부대로 구성돼 있다. 산둥반도에 전개된 제51기지 예하 3개 여단은 500여기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산둥성 라이우시의 제822여단과 랴오닝성 다롄시의 제810여단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한반도와 일본을 타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백두산 인근인 지린성 퉁화시에 주둔한 제816여단은 사거리 600~900㎞의 단거리 미사일인 DF-15를 보유하고 있다. DF-15는 90kt급 전술핵탄두 1기를 탑재할 수 있어 한반도 전역을 핵 공격할 수 있다. 사거리가 1770~3000㎞인 DF-21 중거리 미사일은 200~500kt급 핵탄두를 최대 5기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아무튼 중국은 앞으로 군사굴기를 통해 미국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이 분명하다. 반면 미국도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견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칫하면 한반도가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치열한 군사력 대결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201709호 (20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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