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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1위 예비후보의 딜레마
정무수석도 고사하고, 출판기념회도 연기강 전 의원 측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뼛속까지 민주당이라는 점, 둘째는 광주가 키운 정책 전문가라는 점이다. 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강기정 전 의원을 강성 정치인으로만 기억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강기정은 민주당을 지켜온 ‘실용 정책통’”이라며 “광주에서만 3선 의원을 지낸 강 전 의원은 2015년 문재인 당 대표 시절에는 정책위의장을 맡는 등 정책 생산에 전력투구했다”고 주장했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아직은 출전 선수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각 후보 진영이 정중동이지만 2월 설 연휴 전후로는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강 전 의원 측에서는 2014년 지방선거 때 이 부위원장의 탈당 후 강운태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전력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윤장현 시장은 중량감 있는 전직 의원들의 거센 도전 속에서 조용히 재선 고지를 노리고 있다. 윤 시장은 당초 11월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내년 초로 연기했다고 전해진다. 현직 시장인 만큼 출마 선언이 시기적으로 다소 이른 것 아니냐는 주변의 충고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광주를 친환경 자동차의 선도 도시로 구축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윤 시장은 “광주시의 정책이 4차 산업혁명과도 맞아떨어진다”며 정책으로 평가받겠다는 입장이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총선·대선·지방선거는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은 전체적으로 한 선거구로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라며 “20대 총선에서도 일부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막판까지 앞선 것으로 조사됐지만 결과는 국민의당의 싹쓸이였다. 어느 쪽으로 바람이 부느냐에 따라 승패의 큰 그림이 결정될 것”이라고 점쳤다.또 다른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금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1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방선거보다 2020년 총선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당에서는 현역 중진 의원이 아닌 의외의 참신한 인물로 승부를 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이낙연 전남지사가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발탁되면서 전남지사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인물은 7~8명에 이른다. 시간이 흐르면 예비후보는 더 늘어날 수 있다.민주당에서는 광주·전남 유일의 현역인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조충훈 순천시장, 노관규 전 순천시장 등도 거론된다. 김영록 전 의원과 우윤근 국회사무총장도 물망에 올랐으나 김 전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입각했고, 우 사무총장은 러시아 대사로 임명됐다. 지금으로서는 지방선거에서 다소 멀어진 듯하다.국민의당은 박지원·주승용·황주홍 의원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무소속인 장만채 전남도교육감과 이석형 산림조합 중앙회장(전 함평군수)도 전남지사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개호 의원은 지역 민심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그는 2016년 총선 당시 ‘녹색 돌풍’ 속에서도 민주당 당적으로 유일하게 생환했다. 30여 년간 전남도와 행정자치부 등 지방과 중앙정부에서 공직을 거치면서 쌓은 행정 경험이 무기다.전남지사 선거의 최대 변수는 박지원 의원의 등판 여부라는 데 이견이 많지 않다. 2014년 지방선거 때도 출마를 고민했던 박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안철수·손학규·천정배·정동영 전 대표 등도 함께 뛰자”며 당 간판급의 총출동을 제안했다.
선두그룹, 박빙 승부 예고박 의원이 전남지사 출마를 고민하게 된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942년생으로 만 75세인 박 의원으로서는 이번이 도백(道伯) 도전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2020년 총선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인터넷 매체 [쿠키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조사한 전남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박빙 승부’가 벌어졌다. 전남 지역 거주자 800명을 대상으로 ‘다음 인물 중 누가 차기 전남지사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17.5%가 이개호 의원을 꼽았다. 2위는 여수을에 지역구를 둔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15.3%), 3위는 목포의 박지원 의원(14.9%)이었다. 뒤를 이어 장만채 교육감(10.4%), 노관규 전 순천시장(7.3%), 이석형 전 함평군수(6.5%) 순이었다.역대 전남지사 선거에서는 ‘소지역주의’가 큰 변수로 작용해왔다. 동부권과 서부권 등 지역구도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전남 동부권 출신인 주승용 의원과 전남 서부권 출신인 이낙연 의원이 맞붙어 동서 간 대결이 펼쳐졌다. 박빙 승부 끝에 예선전을 통과한 이 의원은 본선에서 낙승을 거두고 도백이 됐다.이번에 무소속인 장만채 교육감을 제외하고 민주당 후보로 이개호 의원과 국민의당 후보로 박지원 의원이 맞붙는다면 전남 서부권 대결이 펼쳐진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역대 전남지사에서는 모두 서부권 출신이 승리했을 정도로 강세를 띠었다. 서부권 출신끼리 대결을 벌인다면 동부권 표심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며 “국민의당의 전남지사 필승카드로는 박지원 의원이 예상된다. 지방선거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데다 박 의원이 전남지사에 출마하면 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