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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특집] 암호화폐 ‘1월 대폭락’ 그 후 

“잠시나마 ‘수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원금 메우려 ‘초단타투자’에 고위험 투자처 찾아다녀…2030 ‘한탕주의’ 이면에 세대간 불평등 내재 지적도

올해 1월 암호화폐 시장은 대폭락장을 맞았다. 비트코인은 2월 초 660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최고가 대비 75%까지 폭락했다. 순식간에 수익금을 탕진한 투자자들은 “죽고 싶다”고 호소하면서도 원금을 메워야 한다는 강박에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이 켜진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다.

"암호화폐 만드는 건 소스코드만 알면 프로그래머들한테 일도 아니에요. 공개된 블록체인 기술 소스에 그럴듯한 이름 붙이면 새로운 암호화폐가 만들어져요. ‘펌핑(pumping)’만 잘하면 몇 십 배 부풀리는 건 식은 죽 먹기예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만난 대학생 A씨의 말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그는 친구들과 암호화폐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를 만들어 코인공개(ICO)를 하면 두둑한 투자금을 챙길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그건 스캠(사기) 아니냐”는 물음에 A씨는 “시중에 나와 있는 암호화폐 중에 제대로 된 사업계획이나 비전을 갖고 운영하는 건 몇 개 없다”고 말했다. 자신도 코인이 상장되면 대박 칠 거란 기대를 갖고 신생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해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어차피 국적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하는 거니까 별로 미안한 생각은 안 들어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겠지만 ‘대박’을 좇아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2030세대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고등학생이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암호화폐를 개발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사기극으로 밝혀진 적이 있다. 이른바 ‘비트코인 플래티넘(BTP) 사기사건’이다. 당시 개발진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고교생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선후배와 개발팀을 구성해 실제로 새 암호화폐 개발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BTP 개발 계획이 사기로 밝혀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한때 폭락해 50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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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호 (2018.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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