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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특별기획(2)] 與野 이래저래 ‘인물난’ 

민주당 문지방 닳는 동안 야당 문지방엔 먼지 쌓였지만···! 

최경철 매일신문 정경부장 koala@msnet.co.kr
與, 서울·경기·호남은 물론 PK까지도 ‘군침’…野, 한국당 기반 TK 외엔 ‘선수’ 부족으로 고민

한쪽은 넘쳐나서, 다른 한쪽은 모자라서 고민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입지자들로 문턱이 닳을 지경이다. 반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적임자가 마땅치 않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공히 인물난을 겪고 있다. 선거를 준비하는 여야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은 문턱이 닳을 정도로 입지자들이 넘쳐나는 반면 야당은 적임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 (THAAD·사드) 체계 배치 이후 중국 관광객의 발걸음이 한산해진 서울 명동(오른쪽 사진)이 야당이라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명동은 여당이다.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6·13 지방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초반 판세에서는 여야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민주당에는 수도권은 물론 부산·경남(PK) 등 전통적 보수 텃밭에서조차 후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손님을 그만 받겠다”는 간판까지 내걸었지만 문지방이 닳도록 손님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근거지’로 여기는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극심한 후보난에 처한 상태다. 신생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은 물론 정의당도 인물난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 여당. 하지만 “초반 끗발은 믿을 수 없다” “장갑을 벗어봐야 승부를 알 수 있다” 등 여당 내에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후보가 넘쳐 당내 예선전이 가열되면서 집 안 곳곳에서 그릇 깨지는 소리까지 들리자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파문도 여당에는 초대형 악재다.

외관상으로는 분명히 열세인 야권은 안희정 성폭행 파문 등을 호재로 삼아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야권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경우 ‘여당의 10년 천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 현실화될 수 있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제1야당인 한국당 조차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당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헤쳐 모여’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긴장 상태에 놓인 정치권. 여야가 총력전에 들어가면서 2018년 대한민국의 봄은 일찌감치 수은주가 올라가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장·경기지사 싹쓸이?


▎경기지사 선거에서 맞붙을 공산이 큰 남경필 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전해철 민주당 의원(왼쪽부터).
민주당은 서울시장·경기지사를 모조리 쓸어 담는다는 각오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선 확실’로 보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본선은 결과가 뻔한 만큼 예선전이 더 치열할 거란 말도 나온다.

3월 16일 현재 3선 도전에 나서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비롯해 박영선·우상호·민병두 의원이 출사표를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도 민주당에 복당한 뒤 서울시장 선거에 나올 생각이지만 3월 초 성추행 파문에 휘말려 민주당 복당(復黨) 여부가 불투명하다. 민병두 의원은 지난 1월 자신의 싱크탱크인 ‘미래전략 연구소’를 만들고 일찌감치 경선 준비를 해왔다. 국회의 세종 이전과 전통시장 위에 주거시설을 짓는 시장 아파트 등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정책 에디슨’이라는 칭찬도 들었다. 그러나 민 의원 역시 성추행 의혹에 휘말리자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재선 서울시장을 거치면서 행정가로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하지만 ‘3선 피로감’이 상대 후보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부터) 등이 1월 8일 서울 양천구민회관에서 열린 양천구 신년회에 나란히 참석해 구 관계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사진:김경록
박영선 의원은 ‘서울을 걷다’ ‘영선아, 시장 가자’ 등 현장형 행사를 통해 여의도를 벗어나 시민들과 많이 가까워졌다. 그런데 지난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불거진 ‘특혜 응원’ ‘특혜 패딩’ 논란에 휘청거리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87년 6월 항쟁을 이끈 경력을 갖고 있다. 영화 [1987]이 흥행몰이를 하면서 인지도가 꽤 높아졌다. 운동권 출신이지만 모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정치권 내에서도 평이 대체로 좋다.

한국당은 수도 서울에서 제1야당으로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서울시장 후보가 아직 없다. 한때 홍정욱 헤럴드 회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홍 회장이 직접 페이스북을 통해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인물난이 커지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설, 나경원·김용태 의원 차출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판설 등도 난무하지만 당에서는 이들의 당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안희정 파문을 뛰어넘는 초대형 악재가 여당에서 또 터지지 않는 한 한국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은 없다”며 “선거에 나오면 총알받이를 해야 하는데 총알받이를 모셔올 때는 방탄조끼 등 뭔가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니 후보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수밖에 없다. 안 전 대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유승민 공동대표 등 당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있어 결국 결심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평당은 서울시장 후보를 물색 중이고, 정의당은 강상구 당 교육연수원장, 김종민 서울시당위원장, 정호진 전 서울시당위원장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민주당이 ‘당선권’으로 보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예선이 치열하다. 지난 대선에서 전국적 인지도를 만들어낸 이재명 성남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친문(親文)에서는 전해철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양기대 광명시장도 도전장을 냈다.

이 시장은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무난한 예선전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이른바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 중 한 명으로 문재인 정부 탄생에 공이 클 뿐 아니라 내공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당에서는 복당한 남경필 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한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언론인 출신 박종희 전 의원, 이석우 남양주시장도 출마를 고려 중이지만 인지도 면에서 남지사에 미치지 못한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찬열·이언주 의원과 김영환 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전 대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심 전 대표는 2010년 선거 때 야권 단일화 명분으로 막판에 철수했던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원, 격변 일어날까


▎2014년 지방선거 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만난 김영춘 민주당 후보(왼쪽)과 오거돈 무소속 후보.
대전시장과 충남·충북지사 선거 역시 민주당 입장에서는 무난한 싸움으로 보였다. 그러나 중원에서 큰 변수가 생겼다. 안희정 파문이다. 이 파문을 어떻게 가라앉히느냐가 민주당 중원 장악 여부의 관건이다.

대전에서는 민주당 간판 앞에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이상민 의원,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정국교 전 의원 등 여러 명이 스타트 라인에서 있다.

허태정 전 구청장은 2월에 출마 선언을 하고 구청장직을 사퇴하는 등 일찌감치 채비를 갖췄다. 이상민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으로 꾸준히 지역 현안을 관리해왔다는 점에서 대전 전체의 ‘그림’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박영순 전 행정관은 청와대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권토중래를 노린다. 민선 4기 대전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시장은 “민주당이 한 게 뭐냐”는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 박태우 한국외대 초빙교수도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바른정당 출신 남충희 전 대전시당위원장, 국민의당 출신 김세환 전 대전시티즌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김윤기 대전시당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충남지사 선거도 민주당 예선이 치열하다. 국회 보건복지 위원장인 양승조 의원, 복기왕 전 아산시장,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맞붙었다. 양 의원은 4선 국회의원, 당 최고의원 등 화려한 경력이 간판이다. 복 전 시장은 민주항쟁 참여 이력, 행정가 경력 등을 내세우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직까지 버리면서 출사표를 던진 박 전 대변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선 것으로 보였다. 박 전 대변인은 ‘안희정의 친구’ 마케팅으로 효과를 봤다. 그러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안희정 쇼크가 터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다 결국 사퇴했다.

충남지사 선거는 민주당 예선전이 치열해지면서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상대에 대한 공격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하소연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이 거세지자 당 차원에서 충남지사를 전략공천 한다는 말까지 나돌기도 했다.

한국당은 아직 충남지사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의원 카드를 만지작거리지만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쪽에 뜻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수·홍문표 의원 얘기도 나오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사 선거 역시 민주당 공천 경쟁이 사실상 본선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현역 이시종 지사와 4선의 오제세 의원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사는 큰 과오 없이 무난하게 도정을 이끌어온 만큼 공천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의원은 ‘3선 피로감’ 등을 이유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박경국 청주 청원당협위원장, 이준용 한국바른정치미래연합 대표가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충북지사 후보군 가운데 처음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을 탈당한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을 영입, 충북도지사 선거 후보로 내세운다. 신 위원장의 인지도는 지역에서 꽤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에서는 김종대 의원 얘기가 나오는데 당에선 만류 중이다.

낙동강 전선 무너질까


▎본선 직행이 유력시되는 유정복 인천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원희룡 제주지사(왼쪽부터).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만은 PK의 지방권력 교체를 이뤄내고, 이번 선거에서는 어렵더라도 향후 TK까지 흔들어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맞서는 한국당은 낙동강 전선만은 반드시 사수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공천 경쟁자 명단에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박재호 국회의원,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자천타천 올라 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고민 끝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보수 유권자가 많은 부산에 민주당 후보가 이례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은 서병수 현 시장, 박민식 전 국회의원,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서 시장을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외부 후보 영입이 사실상 좌절됐다. 현재로서는 서 시장이 유력 후보다. 박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은 지지율이 쉽사리 올라가지 않는 것이 부담이다. 그러나 이들은 경선을 치르면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성권 전 의원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출마를 선언했다.

경남지사 선거도 민주당 공천 경쟁이 뜨겁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경희대 1년 후배인 공민배 전 창원시장, 한국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권민호 거제시장은 큰 규모의 기초 단체를 이끌어본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김경수 의원 출마설도 나온다. 김 의원이 결심하면 인지도에서는 민주당 후보 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경남은 한국당 텃밭 중 한 곳인 만큼 당내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의 마크롱’이 되겠다는 강민국 도의원,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관록의 김영선 전 4선 의원이 ‘첫 여성 경남지사’를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 19대 총선 낙선 후 절치부심해온 김 전 의원은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안홍준 전 3선 의원, 남해군수를 지낸 하영제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도 나왔다.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윤한홍 의원과 박완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바른미래당은 인물난이 심각하다.

울산시장 선거에서도 여당이 당 지지율 상승세를 업고 3명의 경선 후보를 앞세워 세몰이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냈던 송철호 변호사와 임동호 울산시당위원장, 심규명 변호사 등이 경선에 참여한다.

한국당은 단일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현 김기현 시장이 재선을 노린다. 김 시장은 판사, 변호사,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한국당의 낮은 지지율을 개인기로 뚫어낼 방침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영희 시당 공동위원장이 나서고, 지난해 울산을 중심으로 창당한 민중당은 김창현 시당위원장을 시장 후보로 내세웠다. 무소속 이철수 울산사회교육연구소장과 김기봉 전 한국석유공사 노조위원장 등 2명도 출마를 선언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에서는 민주당의 바람이 약하고 한국당 지붕 밑에 후보들이 집중돼 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출마 의사를 접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과 이상식 전 대구경찰청장이 경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에서는 권영진 현 대구시장과 이재만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등이 뛴다. 이 가운데 권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우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유승민 공동대표가 대구시장 후보를 직접 찾고 있는 중이다.

경북지사 선거는 민주당에서 오중기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균형발전 선임행정관이 나와 있고, 한국당에서는 김광림·박명재·이철우 의원과 남유진 전 구미시장이 경선에 뛰어들었다. 한국당은 ‘경북만은 예선 승자가 당선 확정’이라고 보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박창호 경북도당 위원장이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호남 프리미엄’을 가진 민주당답게 광역단체장 선거에 예비후보가 대거 몰려 있다. 그만큼 경선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는 7명의 출마 예정자가 민주당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현직인 윤장현 광주시장과 강기정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자문위원장, 민형배 광산구청장, 양향자 당 최고위원, 이병훈 광주동남을 지역위원장, 이용섭 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최영호 남구청장이다.

후보들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후보는 이용섭 전 부위원장이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이 ‘반(反)이용섭’으로 뭉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전 부위원장 측의 ‘1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많은 후보가 나옴에 따라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크다. 당내에서 “광주는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호남은 여당 독무대?


▎재선 고지에 도전하는 서병수 현 부산시장. / 사진:부산시
호남이 홈그라운드인 민평당은 물론 바른미래당·한국당은 아직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중당에서는 윤민호 광주시당위원장이 당 후보로 확정됐다.

전남지사 선거는 민주당이 유력 후보였던 이개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한 석이 아쉬운 민주당 입장에서는 현역 의원을 출마시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해야 차기 국회의장 배출의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민주당에서는 이 의원 대신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차출설이 나온다. 김 장관은 전남도 행정부지사, 18·19대 국회의원 등을 지낸 만큼 자격은 충분히 갖춘 셈이다. 민주당에서는 노관규 전 순천시장, 장만채 전남교육감도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남의 대주주 정당이라 할 수 있는 민평당은 아직 후보를 찾지 못했고, 바른미래당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민중당에서는 이성수 전남도당위원장이 나선다.

전북지사 선거 역시 민주당 후보끼리 집 안 마당에서 진검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선 전주시장을 거친 민주당 송하진 도지사, 그리고 국회의원 3선을 지낸 김춘진 전 전북도당위원장이 당내 예선전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지사와 김 전 위원장의 당내 경선이 사실상 결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송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전주시장을 두 번 지낸 뒤 곧장 도지사직에 올라 인지도가 높다. 송 지사는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들어와 전북도의회 사무처장,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행정자치부 지방분권지원단장, 민선 4∼5기 전주시장,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부회장 등을 지낸 행정통이다. 전북을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부안 출신으로 전주고와 경희대 치대를 졸업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치과 주치의, 17∼19대 국회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김 전 위원장은 송 지사 재임 기간 중 잇따라 터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 서남대 폐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발표 등에 대한 공세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전북에서 지지율이 낮은 한국당·바른미래당·민평당에서는 후보조차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고, 정의당에서는 권태홍 전북도당위원장이 나선다.

남북정상회담, 북미대화, 미투… 마지막 변수


▎2013년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강기정 후보(왼쪽)를 이용섭 후보가 위로하고 있다.
인천·세종·강원·제주는 현직 단체장의 지지율이 비교적 높은 지역이다. 따라서 당내 경쟁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예선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이 큰 곳이다.

인천은 한국당 소속 현직 유정복 시장이 ‘친박(親朴)’ 출신이지만 지역에서 비교적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당은 유 시장을 필승카드로 내세워 인천에서 민주당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심산이다. 유 시장은 13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지만 최근 ‘재정위기 주의 단체’ 해제를 일궈냈고,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등 현안 해결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에서는 박남춘 의원,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등이 경쟁 구도를 극대화해 인천시청에 입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선인 박 의원은 해양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지낸 친노·친문 핵심이다.

김 전 사무총장은 인천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12∼2014년 인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국내 첫 여성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홍 전 구청장도 부평구 의원부터 시작한 풀뿌리 정치인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재선 출신 문병호 전 의원과 안철수 전국민의당 대표 보좌관 출신 이수봉 시당위원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의당에서는 인천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응호 시당위원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세종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 이춘희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이 시장은 당내 예선에서 절대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재임 중 큰 탈 없이 시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정치인으로 불리는 고준일 세종시의회 의장이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 선언을 했지만 이춘희 시장의 지명도를 뛰어넘을지는 미지수다.

이 시장에 맞서는 한국당의 도전자는 속속 신발끈을 죄고 있다. 공직자 출신인 이성용 세종시민포럼 도시발전연구소장, 음악과 교수 출신인 송아영 한국당 부대변인도 최근 출마 결심을 굳혔다. 조관식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도 한국당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바른미래당은 후보를 찾고 있다.

강원지사 선거는 민주당 소속 최문순 지사의 3선 도전이 결정되자 당내에서 이렇다 할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한국당에서는 최근 들어 도전자 이름이 잇따라 거론되기 시작했다. 선두는 예비후보 등록을 한 정창수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이다. 재선인 염동열 의원의 차출설과 함께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3선의 권성동·황영철 의원 이름도 나온다.

제주지사 선거는 현직 원희룡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멀찍이 앞서가는 모양새다. 원 지사는 바른미래당 소속임에도 그동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줄곧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원 지사는 한국당 복당, 바른미래당 잔류, 무소속 출마 등 세 가지 옵션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선택에 따라 선거판도 요동칠 수 있다.

원 지사를 넘어야 하는 민주당은 ‘정당 인기’에 힘입어 주자들이 몰리고 있다. 강기탁 변호사와 김우남 전 의원,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등이 그들이다. 한국당에서는 제주 정무부지사 출신 김방훈 전 제주도당위원장, 김용철 공인회계사가 출마를 선언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원 지사가 당을 떠날 경우 장성철 도당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진우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소장은 “선거를 두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보면 민주당은 넘쳐서, 야권은 모자라서 고민”이라며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경제 문제, 미투 태풍 등 굵직한 이슈와 맞물려 여야 일대일 구도로 판이 정리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최경철 매일신문 정경부장 koala@msnet.co.kr

201804호 (20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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