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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2018 연속기획 | 安全 대한민국(3)] ㈜BGF 

신고버튼으로 경찰과 ‘직통’ 편의점이 지역사회 든든한 지킴이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원터치 신고 시스템 등 안심 편의점 구축, 치안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돼…전국 1만3000여 매장 활용한 미아 찾기, 치매노인 보호 캠페인도 벌여

편의점 CU는 전국 1만3000여 매장을 활용해 미아 찾기부터 재난 구호 활동, 지역 치안 서비스 향상 등 ‘안전 대한민국 만들기’를 위한 공공 인프라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 관계자는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기업으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CU는 전국 1만3000여 매장을 미아 찾기, 지역 치안 서비스 등 공공 인프라의 거점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한 편의점 직원이 길을 잃고 매장에 들어온 아이를 달래고 있다.
#1. 80대로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CU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참 동안 점포 안 이곳저곳을 살피던 할머니는 음료수 한 병을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여기에 언제까지 있어도 돼? 언제 문 닫을 거야?”라며 눈을 희번덕거렸다.

점주는 할머니에게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대로 점포를 나가면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다. 계산을 마친 뒤 점주의 시선은 할머니의 뒤를 쫓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듯하던 할머니는 점포 밖에 있던 파라솔 의자를 들고 점포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할머니에게 지적 장애가 있다고 확신한 점주는 카운터 안에 비치된 의자에 할머니를 앉혔다. 그는 할머니에게 물 한 잔을 권한 뒤 차분히 신분증을 확인했다. 점주는 결제단말기(POS)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고, 할머니는 경찰관에게 무사히 인계될 수 있었다.

#2. 경기도의 한 CU 매장에 남자아이가 울면서 들어왔다. 길을 잃었는데 해가 지자 덜컥 겁이 났고, 평소 익숙한 편의점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당시 근무 중이던 편의점 직원은 아이를 달래 울음을 그치게 했다. 이어 아이의 나이와 이름을 확인했다.

직원은 몇 달 전 점주에게 교육받은 ‘POS 신고버튼’을 찾아 아이의 신상 정보를 기입한 뒤 신고버튼을 눌렀다. 3분 뒤 점포로 도착한 경찰관을 따라 아이는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버튼 누르면 경찰과 전국 CU 매장이 ‘정보’ 공유


▎결제단말기(POS)에 실종아동의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112 신고와 동시에 전국 CU에서 정보가 실시간 공유된다.
㈜BGF는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POS에 ‘긴급 신고’ 기능을 추가한 ‘원터치 긴급 신고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현재 1만3000여 전국 CU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원터치 긴급 신고 시스템’은 매장 안이나 근처에서 긴급 상황 발생 시 POS에 있는 ‘신고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112 신고’가 되는 시스템이다. 모든 매장에 단순·표준화된 신고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범죄예방 효과와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경찰청 등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카운터보다 높이와 폭을 크게 넓혔다. 매장 근무자가 범죄자로부터 안전거리 확보가 가능한 ‘안심 카운터’를 모든 신규 매장에 적용한 것이다. 또 ‘안전바’가 내려와 카운터 전면이 차단되는 ‘안전 가드 시스템’ 등도 유흥가 입점(入店) 매장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BGF는 경찰청과 함께 전국 1만3000여 CU 편의점을 활용한 미아 찾기 캠페인 ‘아이 CU’를 5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BGF
BGF는 경찰청과 함께 전국 1만3000여 CU 매장을 활용한 미아 찾기 캠페인 ‘아이 CU’를 5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아이 CU’는 ‘CU에서 아이를 보호한다(Care for yoU)’는 의미로 길을 잃은 아이(치매환자, 지적·자폐·정신장애인 포함)를 CU가 일시 보호한 뒤 경찰 및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해 주는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실제로 전국 CU에 미아 찾기 시스템이 구축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범운영 기간 동안 10여 명의 어린이·치매환자·지적장애인·외국인이 안전하게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미아 발견 시 CU 근무자는 우선 아이를 안심시킨 뒤 파악 가능한 인상착의 등의 정보를 POS에 입력하게 된다. 입력한 정보는 112 신고와 동시에 전국 CU에서 실시간 공유되기 때문에 보호자는 가까운 CU 한 곳만 방문하더라도 찾고 있는 아이가 CU에서 보호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모든 사건·사고에서는 긴급조치를 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소 시간, 즉 ‘골든타임’이 핵심이다. 특히 아동은 범죄와 사고에 취약한 만큼 신속하게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BGF는 실종자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CU를 거점으로 하는 ‘아이 CU’ 캠페인이 실종아동 등의 조기 발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BGF는 ‘지문 등 사전등록제’ ‘실종경보’ 등 경찰청의 아동안전 및 실종예방정책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는 실종아동(실종아동법에 따라 18세 미만 아동, 치매환자, 지적·자폐·정신장애인) 등이 길을 잃었을 경우를 대비해 경찰 시스템에 지문, 사진, 보호자 연락처 등의 정보를 미리 등록하면 실종 시 신속하게 찾아주는 제도다.

국가 재난 예방 및 구호 활동에도 앞장


▎매장 근무자가 범죄자로부터 안전거리 확보가 가능한 ‘안심 카운터’. / 사진제공·BGF
“도착 예정 시간이 언제인가요?”(행정안전부)

“22시30분에서 23시입니다.”(재해구호협회)

“BGF는 곧 도착 예정입니다.”(BGF)

“포항 OO중학교에 일부 물품을 내렸고, 실내체육관으로 이동 중입니다”(BGF)

지난해 11월 15일 규모 5.4(오후 2시29분)와 4.3(오후 4시 49분)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경북 포항(북구 북쪽 9㎞ 지역). 재난 상황이 발생하자 행정안전부와 재해구호협회 그리고 BGF 관계자 간 ‘메신저 대화방’이 생겼다.

BGF는 행안부의 협조 요청과 동시에 물품을 준비했다. 응급구호세트(160박스)와 취사구호세트(40박스)를 피해 지역 현장에 하차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 남짓이었다. 전국 거점 물류센터 23곳과 1만3000여 점포를 갖춘 BGF가 행안부·구호협회와 협력해 ‘핫라인’을 만들었기에 발 빠른 대응이 가능했다.

BGF의 ‘국가 재난 예방 및 긴급 구호 활동’은 기업의 비즈니스 인프라를 국가의 재난 구호와 예방에 활용하는 성공적인 민관 협력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 재난 구호와 예방에 활용하는 성공적인 민관 협력 모델로 평가받는 BGF의 수송 트럭.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BGF는 행안부의 협조 요청을 받았다. BGF는 마을 전체가 격리된 전북 순창군 장덕마을에 생수·즉석밥·컵라면·캔음료·통조림 등 주요 식품류와 세제·휴지·물티슈·고무장갑 등 생필품을 긴급 수송했다.

CU는 지난해 4월에는 경찰청과 ‘편의점 기반의 지역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일상생활에서 범죄 예방 효과를 높이고 범죄 발생에 대비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신고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취지였다. CU와 경찰청은 각자의 전문성에 기반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실효성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최근 이상 기후로 폭염과 폭우가 발생하고 지진 등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안전 관련 국민 행동 요령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BGF는 행정안전부·경찰청·소방청 등과 함께 전국 1만3000여 CU 매장에 설치된 계산대 모니터 등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에 유용한 100여 편의 영상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CU는 일상생활에서 재난 및 안전사고에 미리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예방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중에게 보다 재미있게 ‘안전 관련 상식’을 알리기 위해 ‘폭염 대비 행동 요령 퀴즈’ ‘우리 집 올바른 소화기 위치를 찾아라’ 등의 퀴즈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BGF 관계자는 “편의점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다양한 공공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 인프라로 발전해 가고 있다”며 “BGF가 보유한 국내 최대 인프라를 활용해 ‘안전 대한민국 만들기’를 위한 의미 있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1806호 (20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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