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근 / 강원도 철원 한탄강변의 철새도래지 관찰소에서 바라본 아침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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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주문진항 뱃머리를 치던 흰 파도가 등대 위로 날아올랐나 보네스러진 그 등대 불빛, 두루미 깃털에 옮겨 날리고 있는가도 하네어느 악기에서 풀어져나온 현인가도 싶고밥 짓는 산협 굴뚝에서 풀어져나온 연기인가도 싶고새여, 여전히 철탑에서 새해를 맞는 사람들을 아느냐자신의 나라에서 난민이 되어 떠도는 말들을 아느냐제국은 가지 않아, 백년이 지난 뒤에도 그날처럼 두 손 번쩍기미년 만세를 외치는 나무들의 땅철원이라 도피안사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의 장삼자락에서 흘러내린주름인가도 하네한 자락 두 자락 등에 인 하늘을 떠메고 가는 저 새떼끼이익 끼익 철심을 박아 넣은 몸으로 서 있는 노동당사경첩 소리처럼 민통선 너머 구름 속에서 풀어져나오는 울음소리환풍기 날개 같은 것인가도 하네고단한 날개 저어 저어 새 숨을 쉬네
※ 손택수 - 1998년 한국일보(시)와 국제신문(동시)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무의 수사학] [목련전차] [나의 첫소년] 등이 있다. 노작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실천문학사 주간과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