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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특별기획]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가 내다본 ‘하노이 담판’ 

“文 정부, 북한 비핵화에 매달리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박성현 월간중앙 편집장
美 의회 지지 못 받는 트럼프, 北 줄 선물 없어
가시적 성과 도출 불투명하면 회담 연기될 수도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
오랜 줄다리기 끝에 북한과 미국이 다시 만난다. 첫 만남 이후 8개월 만이다. 첫 번째 만남이 적대관계의 두 국가의 수장이 만난다는 상징성이 두드러졌다면 두 번째 만남은 가시적인 결과물에 시선이 집중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제 부흥을 천명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아내야 한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시적 비핵화 성과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전망은 엇갈린다. 제재 완화를 원하는 북한과 확실한 비핵화 조치 이행을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차를 좁히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 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2차 회담 직전까지 실무 접촉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월간중앙은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를 통해 제2차 북·미 회담의 결과를 전망해 보고 향후 한반도의 상황 변화에 대해 그의 의견을 물었다. 박 교수는 1990년대부터 50여 차례 방북한 북한문제 전문가다. 1994년 지미 카터, 2009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흘러가던 2017년,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추진하기도 했다.

2월 12일 미국에 있는 박한식 교수와 인터넷 전화로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북·미 간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듯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앞이 꽉 막혀있다. 미국 대통령이 중심을 잡고 민감한 한반도 정책과 같은 외교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그런데 갈팡질팡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강경파에 둘러싸여 있다. 또 이들 뒤에는 군산복합체가 버티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다룰 줄 모른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미국에 대북 정책이 없다는 말인가?

“미국은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모른다. 예전부터 미국은 북한에 경제적 제재만 가하면 미국 뜻대로 따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북한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그래도 미국은 제재 이외엔 따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북한이 제재에 굴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북핵 문제는 북·미 관계에 국한된 것이다. 북한에서 핵을 만들 때 한국을 의식하고 만들었겠나. 미국 때문에 만든 것이다.”

지난 해 1월 박 교수는 월간중앙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의 압도적 다수가 북한이 비핵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년이 지난 지금, 미국 여론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박 교수는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전히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쉽게 비핵화의 길에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핵화가 쉽지 않다고 보는 이유가 무엇인가?

“불신이 가장 큰 이유다. 북한을 믿지 않고 수십 년간 악마화시킨 상황에서 북한이 핵시설 위치나 핵무기 개수 등 핵 리스트를 내놔도 미국은 북한을 의심할 것이다. 다만 미국의 불신에도 이유가 있다. 북한은 핵시설을 파괴했다고 해도 몇 달 뒤면 원상 복구할 능력을 갖고 있다. 원자력 등 핵을 제조할 수 있는 조건을 다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쉽지 않은 이유다. 미국도 북에 대한 불신의 강도가 워낙 커서 쉽게 결심이 서지 않는다. 선거도 다가오기 때문에 트럼프로서도 부담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보다 힘이 빠진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더 다급한 모습을 보인다.

“미 하원을 민주당에 뺐기고 정치적으로 몰려있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또 인기가 없다. 공화당 거물들도 트럼프를 멀리하는 분위기여서 이런 상황에서는 그의 정치적 위상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5일 신년 국정연설을 하며 “만일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벌이고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개인의 치적을 과시하려 한 말이다. 트럼프가 아니었다면 북한이 미국을, 미국이 북한을 공격했을 것이란 말인가. 전문가로서 볼 때는 의미 없는 정치적 수사, 레토릭에 불과하다.”

김정은을 만나는 미국의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나?

“전략도 아이디어도 분명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가 제시할 카드는 제한돼 있다. 국교 정상화,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문제는 미국 내 정치적 지지, 특히 상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미국의 분위기도 호의적이지 않다. 김정은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얘기하고 이행할 수 있지만 트럼프의 보따리는 텅 비어있다. 그래서 군사훈련 규모를 줄이겠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이것만 갖고서는 북한의 CVID를 이끌어낼 수 없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나는 이유가 궁금한데.

“김정은은 트럼프와 만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갔다. 상당히 고무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북·미 회담 이후 생각만큼 미국과의 관계가 풀리진 않았다. 김정은이 앞장서면 따르기는 하겠지만 나름대로 조선노동당의 분위기도 살펴야 한다. 다른 독재자와 달리 김정은은 여론에 민감하다. 본인이나 당원이 만족할 만한 정책을 내놓고 결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김정은 입장에선 트럼프를 만나 경제 제재 가운데 일부라도 해제되는 것을 기대할 것이다.”

북한과 미국의 요구는 엇갈린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해체와 경제 제재 완화 맞교환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의 요구는 평화협정을 통해 완성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다자 중심의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반면 미국은 제재는 유지하면서 종전선언을 제안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에서도 평화협정이 언급되기 시작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평화협정이 맺어질 때까지는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연 북한은 평화협정이 아닌 종전선언을 수용할까?

“평화협정의 목적은 한반도의 전쟁 방지다.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교류가 빈번해지면 진정한 평화가 한반도에 찾아올 수 있다. 나쁘지 않은 신호다. 만나봐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테지만 북한의 요구사항에 종전선언은 포함돼 있지 않다. 종전선언은 그만한 가치가 없다. 종전선언을 새로운 항목으로 북한이 요구하진 않을 것이다.”

북·미 회담 준비는 어떻게 이뤄질 것이라 보나?

“북·미 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데 트럼프가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을 수 있다. 보따리에 가져갈 선물이 없고 미국 내 정치 상황이 꼬이면 불쑥 회담을 무기한 연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2차 북·미 회담이 성사 안 될 가능성도 있다.”

회담이 무산되는 조건, 상황을 든다면?

“실무 차원에서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하지만 서로 거래할 것이 없다고 생각되면 연기할 수 있다. 회담 성과를 발표해야 하는데 가시적 성과를 낼 자신이 없다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두 사람이 만나서 끌어안고 하면서 어떻게든 합의 사항을 만들어 보려고는 할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 철저히 경제적 고려에 달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1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평화협정도 중요하지만 한국으로선 비대칭·재래식 무기 등 군사적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이유에는 비핵화는 물론 군사력을 줄이자는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되는 것은 절대 양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나는 이를 안보 패러다임이라고 부른다. 반면 평화 패러다임은 다르다.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과 진행하고 있는 것이 평화 패러다임이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이 평화 패러다임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평화협정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이 준비할 것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평화협정은 북한·미국·중국이 세 국가가 조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협상 결과를 지켜볼 뿐인가?

“보수 진영에서는 국가안보를 탄탄히 한 다음에 진행하자고 한다. 그런데 평화는 안보와 정반대의 개념이다. 안보는 무력을 더 강화시키는 것이다. 상대방보다 무력을 더 키운 다음 공포, 불신을 높여 상대방을 제압하고 지배적 위치에 올라서려는 전략이다. 평화는 다르다. 신뢰를 쌓고 더 원활한 교류를 하자는 것이 평화다. 안보를 내세우면 평화가 안되고, 평화를 내세우면 안보는 필요 없게 된다.”

유엔사를 해체하거나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연하다. 평화를 추구하면 안보체제가 약화되고 와해될 수 있다. 평화와 안보는 반대의 개념이라고 앞서 말했다. 난 학자로서 객관적으로 본 것을 말할 뿐이다. 평화와 안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평화를 내세우면 안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이권 갖고 있는 사람은 다 반대할 것이다. 평화협정으로 간다고 가정해 보자. 평화협정 하에선 유엔사를 해체해도 어쩔 수 없다.”

한반도 안보의 핵심은 주한미군이다.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철수할까?

“트럼프는 매티스 전 장관의 반대에도 시리아 철군을 강행했다. 이것은 쉽다. 시리아에 남아있는 미군을 복귀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주둔하는 2만8000명의 미군을 철수한다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여러 제도적인 문제들을 재조정해야 하는 문제다. 결코 간단치 않다. 상당한 시간과 정책·전략적 플랜이 필요하다.”

복잡한 방정식이 숨어있다는 말인가?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고 북한이 우리에게 악마화된 상황이라면 미국은 한국에 무기를 팔기 좋은 여건에 놓인다. 그동안 그래왔다. 미국의 강경파들은 이런 상황을 선호하겠지만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이 대한민국의 주적으로서 역할을 못하게 된다. 그럼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금액의 무기를 사들일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는 말할 수 없는 엄청난 이권이 걸려 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트럼프도 북한에서의 사업 전망이 좋다면 경제적 이득을 계산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북한이 미국의 이익에 필요하고, 중국에 빼앗겨선 안 된다고 판단하면 미국 자본이 북으로 흘러들어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미국의 무기를 사들일 이유가 줄어든다.”

한국 정부, 만약의 상황 대비해야


▎카터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 / 사진:워싱턴 AP=연합뉴스
지난해 1월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건 이미 물 건너간 사안”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비핵화하려고 애쓰는 건 헛된 노력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비핵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비핵화 협상이 초입에 들어선 지금도 비관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만약 상황이 틀어질 경우 우리는 어떤 대응 전략이 필요할까.

“대한민국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하는 걸로 판단된다. 북한의 핵이 우리 민족을 겨냥해 만든 것이 아니고 같은 민족에게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정부 차원의 확신이 서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국도 핵무기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일본이 핵 보유를 추진하면 중국도 일본을 따라서 핵무기 경쟁에 동참할 것이다. 나는 북한 정권을 합리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북한은 남한을 공격할 수 없다. 반면, 일본은 겁이 날 만하다. 반일 감정은 북한 사회 저변에 깊숙이 깔려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동북아의 핵무장 도미노가 일어나면 지배적 핵 우위를 가진 미국만 손해 아닌가?

“관점에 따라 다르다. 한국과 미국이 정말 가까운 우방이라면 중국이든, 북한이든 핵을 가져도 언제든지 미국의 핵으로 맞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트럼프는 전부 경제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대북한 관계도 경제 논리를 기반으로 이끌어갈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무기를 계속 구입해주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두 나라의 핵 무장도 미국이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되면 굳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핵 비확산 원칙에 입각한 미국이 우리나라의 핵 보유를 허용할지 의문이다.

“지금 상황으로는 미국은 한국이 핵뿐만 아니라 모든 재래식 무기에도 완전히 의존하길 바란다. 그리고 군사적으로 의존된 상황이 오래 유지되길 원한다.”

지난 인터뷰에서 ‘문재인 독트린’을 말하며 문 대통령이 핵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래야 할까?

“눈치 보고 말고할 계재가 아니다. 국익에 부합된다고 생각하면 핵 보유 필요성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게 아니면 북한과의 외교를 통해 북한의 핵이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정치·외교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핵을 보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나?

“그렇다. 나는 지금도 북한이 건너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북한은 비핵화를 할 수 없는 나라다. 그 전제 위에서 우리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독일식 통일은 불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5일(현지시간) 연방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신년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박한식 명예교수
우리 정부의 북한 비핵화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인데?

“문재인 정부도, 미국 정부도 말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무원칙에 입각한 햇볕정책이다. 북한을 지원하면 동독처럼 체제가 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말이다. 미국은 제재 일변도의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으로 북한을 고립시키고 변화시키려 했지만 현실은 어떤가. 수십 년을 그래왔지만 북한은 망하기는커녕 변하지도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북한이 붕괴된다는 전제에서 접근하면 결론이 나지 않는다.”

어떤 대북정책을 펼쳐야 하는가?

“독일식 통일 기대를 버려야 한다. 동·서독의 관계는 남북 상황과 판이하게 달랐다. 교류나 상호 이해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한반도에서 일방이 일방을 흡수하는 관계는 전혀 불가능하다. 우리 정부도 미국도 암암리에 독일식 통일을 마음속에 두는 것 같다. 이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독일식 통일 가능성은 전무하고 체제 전복도 불가능하다. 이걸 알아야 한다. 햇볕정책을 계승해 인프라를 깔고 북한을 시장경제로 끌고 나온다? 북한엔 시장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장사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개인이 아닌 집단과 집단이 경쟁하는 정도다. 다들 북한을 너무 모른다. 절대 북한은 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은 정통성이 흔들려야 붕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북한 같은 체제에서는 경제난 때문에 망한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북한 입장에서는 지지율이 떨어진 문재인 정부가 예전보다 덜 매력적이지 않을까?

“당연하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계속 잡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도 지속될 것이고 북한도 주시할 것이다. 반대로 보수정권이 집권할 가능성이 커질수록 문재인 정부의 매력과 이용가치는 떨어진다.”

우리 정부는 2차 북·미 회담 이후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북·미 회담에서 제재 완화나 평화협정 등에 원칙적 합의가 이뤄지고, 북미가 적극 교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두 나라는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거둬들이게 될 것이다.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시점에 맞춰 외국이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이 철도나 도로 등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북한과 발빠른 협력을 해야 한다. 왜냐면 중국이 북한에 눈독을 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엄청난 자본력을 동원할 것이다. 경제·문화·교육·체육 등 다양한 다방면의 교류협력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대북 투자론자인 짐 로저스 방북설이 돌고 있다. 미국 정부의 속내가 궁금하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경제적인 면에서의 실리를 타산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북한에 상당한 지하자원이 묻혀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석유 매장량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다. 저렴한 노동력도 이용 가능하다. 사실 트럼프는 그냥 기업인이 아니다. 호텔 사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북한에 트럼프 호텔을 지을 수도 있는 사람이 트럼프다..”

“카터 전 대통령, 여전히 방북 용의 있어”

현직 대통령이 설마 그렇까지 하겠나?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처럼 외국 자본을 많이 받아들이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면 호텔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

대북제재 진행 중인데 미국 투자자의 방북설이 양립 가능한가. 물밑에서 경제적 대전환이 논의되는 것은 아닌가?

“추측일 뿐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있다. 트럼프는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면 (대북 제재를) 풀었다 묶었다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일본·중국의 투자를 받으면 한국은 경협에서 소외될 수도 있겠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자국 인프라 구축에 가급적 투자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한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현실을 경계할 것이기에 될 수 있으면 다양한 나라로부터 투자를 받고자 할 것이다.”

한때 방북설이 제기된 카터 전 대통령의 근황은 어떤가.

“최근에 연락했다. 올해 94세인데 아직 건강하다. 지난 주일학교 성경공부도 가르쳤다고 하더라. 아직 활동이 왕성하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금도 필요하면 평양에 갈 용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북·미 관계는 궁극적으로 서로 주고받는 관계일 수밖에 없다. 미국은 북한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북한은 미국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신중하고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다만 트럼프가 비핵화를 빨리 진행하려 해도 미국 내 여론과 의회가 트럼프의 발목을 잡는다. 북미 정상회담 전망을 밝게 만 볼 수 없는 이유다.”

- 대담 박성현 월간중앙 편집장 / 정리 허인회 월간중앙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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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호 (201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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