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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50대가 알아야 할 새 트렌드 넷플릭스 

유튜브보다 더 세련되고 TV보다 더 편리해! 

신재현 월간중앙 인턴기자 wogus0902@naver.com
이용료 내지만 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 무제한 시청 가능
개개인 취향에 기반한 최적화된 콘텐트 제안해 몰입 극대화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이 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재성(50)씨는 지난해 7월 대학생 딸아이로부터 “한국 드라마 다시보기 기능을 이용해야 하니 넷플릭스에 들어가서 요금을 대신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넷플릭스가 딸의 말대로 한국 드라마 다시보기 사이트인 줄로만 알았다가 막상 사이트에 들어간 김씨는 깜짝 놀랐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콘텐트 백화점이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미국 박사과정을 밟을 때 즐겨 봤던 현지 드라마들이 전부 넥플릭스에 HD 고화질로 보관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이 챙겨 보던 tvN의 [미스터 선샤인]도 본방송 직후 넷플릭스에 바로 업로드됐다. 그날 이후 김씨는 넷플릭스 애용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몸집을 불리고 있다. 2016년도 1월 정식 국내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보다 가입자 수가 10배 증가했다. 김재성씨와 같은 일부 40, 50대 중장년층도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넷플릭스에 합류한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넷플릭스를 이용한 유료 고객은 월 90만 명. 이들은 월 117억을 지불했다. 넷플릭스 유료 이용자들 가운데 40대가 16%, 50대 이상이 14%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넷플릭스 유료이용의 30%를 차지하는 것이다. 20대(41%)와 30대(29%)엔 못 미치지만 장년층의 비중도 무시 못할 수준임을 알게 한다. 국내 넷플릭스 앱 이용자 수도 지난해 1월 34만명에서 12월 127만명으로 4배가량 늘어났다.

굴지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4050 사로잡아


▎[하우스 오브 카드]는 2013년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로서 전 세계적 넷플릭스 열풍의 첫 단추를 끼웠다. /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는 글로벌 서비스망으로도 유명하다. 1억370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영상 서비스 업체다. 넷플릭스라는 이름 자체도 ‘인터넷’(net)과 영화를 뜻하는 ‘플릭스’(flicks)의 합성어로서 이름에서부터 인터넷을 통해 콘텐트를 유통한다는 메시지를 발산한다.

1997년 넷플릭스는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DVD 우편대여 서비스를 시작한 데서 출발했다. 그러다 2007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당시 DVD가 아닌 PC로 영화와 TV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한 게 지금의 넷플릭스 서비스의 효시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자면 넷플릭스는 케이블·IPTV 시청에 필요한 셋톱박스 없이도 인터넷에 연결만 하면 시청할 수 있는 OTT(Over The Top) 업체인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스스로를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부른다. 즉, 양질의 콘텐트 제공에 기업의 방점이 찍혔다는 것. 그 결과 넷플릭스는 설립 20여 년 만에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 콘텐트를 제작, 실시간 재생 서비스로 유통하는 ‘미디어 공룡’ 기업으로 우뚝 섰다.

최근 들어 넷플릭스의 시선은 한국을 향한다. 콘텐트 제작·투자·판권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시대극 좀비물 [킹덤]을 선보였다. 국내 감독과 배우들이 만든 [킹덤]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유통망을 타고 전 세계에 수출됐다. 넷플릭스는 또 얼마 전 성황리에 종영한 JTBC의 [스카이캐슬], tvN의 [알함브라의 궁전] 등의 판권을 사들인 뒤, 해당 방송사와 함께 드라마를 공동 송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아직도 적지 않은 이들에게 낯선 존재로 남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새로운 시대적 흐름인 ‘구독(購讀)경제’를 구현한 대표적 사업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구독경제란 신문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콘텐트를 받아쓰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월정액을 내고 넷플릭스 내에 있는 모든 콘텐트를 추가 비용 없이 즐길 수 있다. 구독을 시작한 첫 한 달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한 계정에 최대 4명이 프로필을 만들어 아이디를 공유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4050 세대가 넷플릭스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장르의 콘텐트들을 넷플릭스라는 한 플랫폼에서 마음껏 볼 수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최희영(47·여)씨는 “국내 OTT 플랫폼에서 다시보기 월 서비스를 이용해 봤는데 드라마나 예능만 있어 장르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라며 “넷플릭스는 영화, 다큐멘터리까지 갖춰져 있어 보기 편리했다”고 말했다. “나는 기계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아 여러 사이트에 들어가 콘텐트를 찾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서 콘텐트 장르가 다양한 넷플릭스를 선호하게 되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여러 장르의 콘텐트들을 ‘자체’ 제작한다. 2013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자체 제작 드라마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작년에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영화 [버드박스]를 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해당 작품 관람 계정 수는 4500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4050 이용자들은 넷플릭스를 시청함으로써 자신보다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를 하나 더 갖게 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박수영(여·52·가명)씨는 넷플릭스를 보는 이유에 대해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에 무감해질 수 있다”면서 “넷플릭스가 유튜브처럼 콘텐트시장의 대세를 이룰지는 모르지만 일단 알아두고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에서 가입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차우진씨는 “40, 50대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를 시청함으로써 시대의 흐름과 같이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젊은 감각을 익히고 ‘트렌디’해진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세계가 넓어진다는 의미다.”

넷플릭스로 젊은 감각, 몰랐던 나의 취향까지 파악


▎노트북, 스마트폰 등으로 사용 가능한 넷플릭스가 4050 세대의 일상에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김재성씨는 대학생 자녀들과 넷플릭스 아이디를 공유한다. 주말 저녁 시간이 되면 같이 둘러 앉아 넷플릭스를 시청하곤 한다. 그는 “아이들도 좋아하고 나도 보고 싶었던 넷플릭스 콘텐트들을 보면서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 건 최근의 큰 변화”라고 말했다.

몇몇 이들은 넷플릭스가 자랑으로 내세우는 섬세한 서비스를 맘에 들어한다. 자막 서비스와 넷플릭스 키즈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성민(41·가명)씨는 “최근 스카이캐슬을 넷플릭스로 봤는데 한글자막(CC)이 있어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고 웃었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대사가 잘 안 들려 맥락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넷플릭스가 지원하는 자막은 완벽한 몰입을 가능케한다는 게 강씨의 평가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각 국가 시청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거의 모든 콘텐트에 다국어 자막과 더빙을 입힌다.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트인 [킹덤]은 27개 언어 자막, 12개 언어 더빙을 서비스했다. 강성민씨는 “넷플릭스에는 유아용 오리지널 콘텐트들이 많아 아이에게 IPTV로 넷플릭스를 틀어주고 우리 부부는 짬을 내어 티타임을 가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만의 검색과 작품 추천 방식은 장년층에게 더 매력적으로 와 닿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검색 결과는 소비자들이 아주 쉽고 친근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영화 제작사 레드브로스의 문동열 대표는 “넷플릭스의 콘텐트 검색·분류법은 아주 체계적”이라며 다름과 같이 설명한다. “넷플릭스에 ‘전쟁 영화’를 입력하면 일반 플랫폼이 전쟁 장르 영화를 주르륵 나열하는 식과는 다르게 결과를 보여준다. 예컨대 2차 세계대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원하는지, 실화 바탕의 전쟁 영화를 원하는지, 소설 원작이 따로 있는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지 등을 이용자에게 구체적으로 되물어온다. 자기가 원하는 영화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어떻게 이런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한 걸까? 넷플릭스는 자신만의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DVD 대여사업을 하던 초창기 때부터 모아온 고객들의 빅데이터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2009년엔 가장 좋은 추천 알고리즘을 찾고자 100만달러(약 11억원)의 상금이 걸린 추천 알고리즘 경영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에는 이런 알고리즘을 담당하는 개발자만 800명이 넘는다. 이들은 사용자가 영화를 어디까지 보다가 멈추는지, 언제 어떤 프로그램을 보는지, 영화의 평점은 어떻게 주는지 등 자료를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넷플릭스의 빅데이터 추천 방식에 대해서 “나도 모르는 나의 성향까지 섬뜩할 만큼 잘 파악한다”고 언급했다. 넷플릭스가 개개인의 취향에 최적화된 작품을 추천하면 이용자들이 그 추천을 바탕으로 작품을 선택하면서 상호 소통을 심화한다는 게 김 교수의 관전평이다. “이런 식으로 이용객들의 넷플릭스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나가는 것도 이 플랫폼의 경쟁력”이라고 그는 말한다.

TV는 저 멀리…중년층 미디어 소비행태까지 바꿔


▎4050 이용자들은 넷플릭스를 이용하며 TV 시청 시간이 줄어드는 등 자신들의 미디어 소비행태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의 콘텐트들은 스마트폰 어플과 노트북, IPTV 등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그래서 몇몇 중장년층 이용자들은 넷플릭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TV에서 멀어지는 등 자신들의 미디어 소비행태가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상현(42·가명)씨는 최근 들어 여유가 될 때마다 넷플릭스를 본다. 그는 넷플릭스에 재미를 붙인 뒤로는 “공중파를 잘 안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가끔 본다 해도 본방시간대에 잘 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 드라마의 상당수는 연애, 치정이 많아 부담스럽고 식상한 경우가 많은 반면 넷플릭스는 장르와 소재가 다양하고 쿨해서 좋다”고 이유를 댔다.

김씨는 스마트폰 활용 방식에 대한 이해도 넓히게 된 케이스다. 김씨의 딸아이는 진작에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를 봐 왔다. 김씨는 “내가 직접 넷플릭스를 사용하기 전에는 큼지막한 TV를 놔두고 왜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에 몰입하는가 싶었다”며 다음과 말했다. “막상 스마트폰을 통해 넷플릭스를 사용해보니 손 뻗으면 여러 콘텐트를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작은 화면이 가져다주는 불편함을 보상하고도 남는 듯했다.”

아동과 청소년층은 물론이고 청장년, 심지어 노령층까지 기존 OTT 강자인 유튜브에 푹 빠져있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한 단면이다. 후발주자격인 넷플릭스는 유튜브와 경쟁 방법을 달리하는 것으로 입지를 도모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광고와 콘텐트의 속성에서 발견된다. 구독료를 지불하는 넷플릭스는 영상을 이용에 앞서 광고를 시청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유튜브는 무료로 콘텐트를 제공하지만 영상에 광고가 포함돼 있다.

또 유튜브는 1인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영상이 콘텐트의 주류를 이룬다. 넷플릭스는 외부 전문 제작사 혹은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트들이 이용자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박수영씨는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차이에 대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설명한다. “콘텐트가 질적으로 다르다. 유튜브 영상이 동대문 의상에 가깝다면 넷플릭스는 명품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유튜브는 보여지는 영상을 ‘확인’하는 수준이지 정보를 습득하는 진지한 도구라고는 보기 어렵다. 다큐나 드라마 시리즈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선 넷플릭스의 콘텐트들은 내 수준을 높여주는 기분을 갖게 한다.”

방송업계와 콘텐트 제작업체들은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는 시간문제라는 입장이다. 다국적 유통망을 가진 글로벌 기업인 넷플릭스가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을 공략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확장되는 영향력만큼이나 그 세력권에 편입되는 중장년층 시청자도 증가하게 된다.

콘텐트 제작업계는 넷플릭스가 타깃연령층을 넓히는 차원에서 중장년층을 겨냥한 콘텐트도 제작하리라 예상한다. 백영욱 매스메스에이지 프로덕션 감독은 “넷플릭스가 이미 시장에 내놓은 [미스터 션샤인]이나 [SKY 캐슬]도 중년층 몰입형 드라마로 분류할 수 있다”면서 “이런 외부 제작 콘텐트 말고 자체 제작한 드라마를 공급하는 시대가 멀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기존 콘텐트 제작, 유통 업계도 넷플릭스와 관계 설정에 고심하게 된다. 방송사나 제작사들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큰손’ 고객이자 자사 콘텐트를 세계 시장과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통로다. 즉 넷플릭스가 한류 콘텐트의 새로운 글로벌 유통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방송사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구매력이 아주 큰 바이어”라며 이렇게 부연했다. “TV 보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부족해진 수입을 보전할 수단이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방송사의 콘텐트를 동남아, 유럽 등 보다 큰 시장에 직접 뿌려줌으로써 수입 보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이 고연령층으로 점차 확산되는 현실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2018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50대의 스마트폰 이용 빈도가 TV 이용 빈도를 앞질렀다. 2018 온라인동영상제공서비스(OTT) 이용률은 2017년 36.1%에서 지난해 42.7%로 늘었다. 그 OTT 이용자들은 주로 스마트폰(93.7%)을 통해 OTT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50대에서도 역전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중년층의 ‘심리적 마지노선’ 더 낮아질까


▎전문가들은 중년층 이용자들을 향한 넷플릭스의 구애가 이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더욱 낮출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 사진:연합뉴스
박종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은 “중장년층 사이에서 스마트폰 등 첨단 모바일 기기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첨단 기기에 익숙해지는 일종의 학습효과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넷플릭스의 UI(사용자환경)는 여타 OTT 플랫폼보다 잘 마련되어 있는 편”이라며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중장년층이 넷플릭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넷플릭스로 더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넷플릭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중장년 층의 넷플릭스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17년 10월 미국 방송 시장에서 넷플릭스 가입자는 73%에 달했다. 이중 OTT에 익숙하지 않았던 50대 이상 시청자수가 크게 늘어났다. 2016년 48%에 그쳤던 50대 이상 넷플릭스 시청자가 2017년엔 63%로 뛰어올랐다. 그래서 영국의 [가디언]은 4050세대를 두고 ‘넷플릭스 골든 세대’라고 칭하며 “시간도 많고 돈도 많은 40, 50대 중장년층은 넷플릭스에 지갑을 열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지목했다. “따라서 넷플릭스가 이 나잇대 사람들을 핵심 소비자층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게 [가디언]의 결론이다.

국내 상륙한 넷플릭스가 서구와 같이 장년층에 어필하는 데는 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다양한 서비스를 구비한 넷플릭스지만 한국 콘텐트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외화에 익숙하지 않은 중년층은 접근을 꺼릴 수도 있다. 김재성씨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중년에게는 넷플릭스를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중년층이 지금 당장은 넷플릭스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넷플릭스에 한국 VOD 영상이 쌓이고 중년층의 스마트폰 이용이 더 보편화된다면 넷플릭스를 향한 중년층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점점 낮아질 것이다.” 한국 중장년층을 향한 넷플릭스의 구애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두고볼 일이다.

201903호 (201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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