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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 가수 방미의 ‘부동산 서유견문’(1)] 실패하지 않는 부동산 투자 십계명 

팔릴 수 있는 부동산을 매입하라 

마음에 드는 물건은 흥정 말고 사들이는 게 남는 장사
아무리 싼 부동산도 현장에서 확인하는 건 기본

1980년대 노래 ‘날 보러 와요’ 스타덤에 올랐던 가수 방미는 2007년 ‘200억 부동산 자산가’로 알려지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선망과 질시가 교차하는 가운데, 그는 이듬해 미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간이 흘러 2019년, 그는 뉴욕·LA의 부동산 자산가로 성장해 돌아왔다. 10여 년 전 ‘투기꾼이란 말이 견디기 어렵다’던 호소는 ‘누구나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격려로 성숙해졌다. 방미의 미국 등 부동산 투자 성공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방미는 서울 신반포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재건축이 한창인 서울 반포지구 일대 모습.
가끔 사람들은 ‘200억 부동산 자산가’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내게 물어본다. 그런 궁금증 뒤엔 내가 정말 200억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지 미심쩍어 시선이 있다는 것을 나도 안다. 그에 대한 해명이라면 해명이 되는 이야기를 잠시 풀어놓으려 한다.

한국의 생활을 일시 접고 미국으로 들어가기 전,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의 빌라에서 살고 있을 때였다. 모 신문사의 기자로부터 부동산 투자 노하우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리 집을 함께 찍고 싶다는 부탁을 받았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을 공개하는 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인터뷰에 응했다. 그동안 일절 공개를 않던 나의 집이 공개된 것이다. 그때부터였다. 나는 하루아침에 200억 부동산 투자자로 거듭나 있었다.

700만원으로 시작한 부동산 투자

나는 부동산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데뷔 시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내 학비와 동생의 학비, 그리고 부모님의 생활비를 책임졌던 시절의 이야기를 빼먹지 않는다. 그만큼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가 분명했다. 또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더 기울이고 조금만 더 발품을 팔아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를 한다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목표를 이룰 수 있음을 나를 통해 확인시켜주려는 목적도 있다.

1980년 ‘날 보러 와요’라는 노래가 히트를 치기 시작하면서 지방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단체들로부터 행사 섭외가 들어왔다. 그러던 중 1980년대 무렵임을 감안하면, 꽤 거금이었던 7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당시에 부동산이라고는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지방 행사에서 만난 모 사장님의 말에 홀려 땅 6611㎡(2000평 상당)를 사고 말았다. 행사비용으로 받은 700만원과 대전 유성호텔 나이트클럽의 출연료에서 제하기로 한 1300만원을 합해 2000만원으로 2000평의 땅을 덜컥 매입한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땅은 그린벨트에 묶여 있어 아무런 쓸모가 없는 땅이었음이 밝혀졌다. 어쩌면 나의 첫 부동산 투자 실패담은 훗날의 부동산 투자를 조금 더 꼼꼼하고 탄탄하게 하기 위한 초석이었는지도 모른다.

이후 나는 아파트 재테크를 꾸준히 해왔다. 앨범 수익으로 벌어들인 1200만원이라는 목돈에 비과세 정기 적금 4개를 해약해 마련한 돈을 더해 서울 신반포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하면서 부동산 투자의 첫걸음을 뗐다. 이후 20년 가까이 방배동·여의도·동부이촌동·압구정동·청담동·한남동에 이르기까지 6개월~1년을 주기로 서른 번 넘게 이사를 다녔다.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부동산의 시세 차익으로 발생할 수익금을 더해 좋은 물건을 구입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사이 1억원에 샀던 여의도 아파트가 2년 사이에 5억5000만원으로 치솟기도 하고, 아파트의 평수도 점차 늘어갔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집이 현재 가치로 100억원의 평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 돈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집을 팔아서 현금을 손에 쥐기 전까지는 100억원이라는 돈은 내 것이 아니고 오로지 내가 잘 관리해서 지켜야 하는 가짜돈일 뿐이다.

부동산은 무엇보다 전세나 월세 등의 임대를 통해서 얼마든지 환금, 현금을 만들 수 있다는 최고의 투자 분야다. 내 경우에는 아파트건 오피스텔이건 빌라건 부동산을 살 때, 최초 분양가를 확인한다. 미국의 경우, 만약 1912년에 지어진 집이라면 언제 지어지고 언제 리노베이션을 했고 몇 번 판매가 되었는지, 부동산에 대한 모든 것이 데이터로 기록돼 있다. 부동산의 데이터들을 보고 있으면 누가 얼마를 남겼는지, 당시의 시세를 고려할 때 적정한 이득을 본 것인지 손해를 본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대체적으로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마음을 급하게 먹고 빨리 처분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점이다. 또 만약 집이 쉽게 팔리지 않아 전세를 줄 때에도 전세금으로 받은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이 세워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모두 자신이 매입한 부동산과 주변 환경에 대한 공부가 전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들인 노력 따라 투자 타이밍 찾아와


▎방미는 2007년 오랜 부동산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 [부동산 투자 200억 만들기](중앙북스)를 내놨다.
예를 들어 40억원짜리 주택을 임대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먼저 월세로 임대를 주는 것이 유리하다. 대부분의 경우 매매로 나온 집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별다른 공사 없이도 임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단 몇 %의 임대 수익금일지라도 매월 일정액을 받으면서 이후의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또 2년 또는 4년 지나서 주택이 조금 낡게 되면 내·외부 공사를 진행해 주택을 개선시킨 후 매매 금액보다 조금 낮춰 전세 임대를 주는 식으로 관리를 하면 된다.

무엇보다 부동산 투자에서는 초조함을 버려야 한다. 부동산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 방법도 있고, 그렇게 받은 융자금으로 다른 부동사에 재투자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주변에서 활동하는 중개사들과의 관계를 늘 유지하면서 주변 시세와 매물 정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자기가 원하는 땅을 사기 위해서 중개사 사무소를 3년 동안 출퇴근하 듯 드나들며 브런치를 같이했었다는 모 연예인의 사연이 그저 TV 속 이야기는 아니다.

LTV·DTI·DSR.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기거나 새 부동산에 투자하고자 대출을 한 번이라도 알아본 사람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용어들. 그만큼 대출을 받는 조건들은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나만 빼고 모든 사람들이 집을 잘만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건 당신 혼자만의 애로사항도 아니고, 목적과 금액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한민국에 사는 그 누구라도 똑같은 고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대출이 잘 되던 시절이 있었다. 10억원짜리 부동산을 거래하려고 하면, 1억원 정도 모으고 나머지 90% 정도를 대출받는 수준이었다. 개발 호재 소식에 발맞춰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물론 그만큼 오를 가치가 있다고 예측할 수 있었고, 돈을 가진 사람들이나 은행에서도 10배 이상은 점치던 시절이다. 오늘날의 현실과 비교해보면 전설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호시절의 이야기다.

현재는 부동산 자금의 60% 정도를 최소한으로 확보한 상태에서 40%를 대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대출금에 대한 이자가 부담이 되더라도, 투자하려는 곳의 조건이나 입지가 희망적이라면 자신 있게 50%까지도 고려해볼 만하겠다. 예를 들어 5억원에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생각해보자. 잔금을 치를 즈음에 10억원으로 껑충 뛸 수 있는 옥석 같은 집을 고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정도의 매물이라면 소위 1급 비밀에 버금가는 물건이기 때문에 여간해선 정보를 얻을 수 없기도 하다.

그럼 부동산에 투자하는 데 필요한 타이밍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다소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그 타이밍은 본인이 직접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부동산을 선택했다면 얼마나 시간을 들이고 노력하는지에 따라 타이밍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얼마를 가지고 있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

미국에서 집 장사를 많이 하는 인도 출신들은 집을 사들이기 전에 해당 지역을 야간에 꼭 방문한다고 한다. 현지 주민들의 일과 후 가정생활, 밤 문화 등을 지켜보면서 구매할 집의 가치를 따져본다는 것이다. 아무리 대궐 같은 집이라도 인근에 사람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면 그만큼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부동산 주변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도 직접 돌아다니면서 확인을 해두면 부동산 업자와 거래를 할 때에도 가격을 역으로 제시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그런 정보를 얻자면 끊임없이 그 지역에 대해 고민을 하고 주변 환경을 계속 살펴야 한다. 그리고 투자를 했을 때 분명히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부동산의 초기 가격을 반드시 확인하고 현재의 가격과 비교하면 좋겠다. 이러한 과정을 철저하게 밟자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나만의 부동산 투자 원칙 십계명


▎2008년 미국으로 건너간 가수 방미는 뉴욕의 트럼프플레이스에 투자해 두 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 사진:방미
부동산이라는 꿈을 꾸면 자신이 바라는 물건을 사고자 능동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단, 자신이 생각하는 투자의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내 경우에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부동산 투자 10계명을 정해두고 모든 부동산에 적용을 하고 있다.

첫째, 부동산을 살 때는 반드시 팔 때를 고려하라.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다.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 가장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바로 시세보다 싸게 나온 물건이 있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사고 보려는 것이다. 부동산은 내가 필요할 때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은행이 아니다. 또 자신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사고 팔 수 있는 물건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나가서 부동산의 유리창에 붙어 있는 매물들의 광고지를 살펴보라. 이번 주는 물론이고, 지난주, 심지어 지난달에 올라온 매물들도 그대로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언제나 애를 태우는 사람은 팔려는 사람이다. 사려는 사람은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많은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사야 하는 게 부동산이다. 제 아무리 수십억에 달하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어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부동산을 매매하든 임대를 주든 나의 손에 현금을 들어올 때 비로소 자신으로서의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 부동산을 구입하려고 할 때에는 다른 무엇보다 팔 때에 가치가 있을지를 기준으로 결정을 해야 한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아야


▎2018년 9월 13일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둘째, 위치와 관리 상태가 좋은 부동산을 선택하라.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그런 부동산을 누구보다 빠르게 발견하는 노하우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잘 팔리는 부동산은 좋은 위치에 있고 관리가 잘 된 물건들이다. 요지에 자리한 부동산은 경기에 상관없이 꾸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매매가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큰 이변이 없다면 부동산 자체의 가치도 계속 올라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쉬운 예로 우리나라에서는 주거용으로 주택이나 연립주택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가격 또한 선호도와 함께 많이 오른다. 아파트는 주택이나 연립주택에 견줘 시간이 지날수록 관리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파트에서는 수도꼭지가 하나 고장이 나도 관리사무실에서 전화를 한 통 넣기만 하면 해결된다. 그러나 주택은 주민이 직접 수리를 하거나 수리업체를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셋째, 부동산의 진정한 가치는 환금성에 있다.

만약 시골에 있는 수천㎡의 야산과 서울 역삼동에 있는 56㎡(17평 상당)짜리 오피스텔이 동시에 매물로 나와 있다면 어떤 쪽을 선택하겠는가. 전원주택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시골의 땅을 선택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투자로 생각한다면 역삼동의 56㎡짜리 오피스텔을 선택해야 한다. 환금성 때문이다. 시골에 있는 수천㎡의 땅이 아무리 풍수적으로 좋고 훌륭한 경관을 자랑하더라도 강남 한복판에 있는 오피스텔의 환금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도 유행어 아닌 유행어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하우스푸어(house poor)’라는 말을 기억하는가. 집을 보유하고 있어도 무리한 대출로 인해 이자를 갚는 데 허덕이는 빈곤한 사람들을 이르는 말인데, 주변을 살펴보면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해선 안 된다.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으로 일정 수준의 임대료나 제2의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한 수입이 창출되지 않는다면, 그 부동산의 가치가 10억원인들 20억원인들 소용이 없는 것이다.

앞으로 부동산은 얼마나 갖고 있는가보다 부동산을 통해 어느 정도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부동산을 통해 일정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잘 판단해 부동산을 관리해야 한다.

넷째, 초기 가격, 즉 ‘분양가’를 반드시 확인하라.

부동산이 매력적인 이유는 정해진 가격, 즉 ‘정가’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기준이 되는 시세가 있긴 하지만, 부동산의 가격은 일단 팔려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판매하는 사람과 구매하려는 사람의 마음이 통해 시세와는 전혀 동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게 바로 부동산 세계다. 하지만, 정가가 없다고 하더라도 최고의 부동산이 만들어졌을 때의 가격, 즉 ‘분양가’가 얼마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부동산 투자의 방법은 좋은 위치에 있는 부동산을 최초의 분양가로 구입하는 것이다.

나는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지은 트럼프 플레이스를 최초의 분양가인 32만 달러로 구입을 해서 60만 달러에 되팔아 두 배 가까운 차익을 남겼었다. 최초의 분양가를 먼저 확인하고 당시에 급등하고 있던 부동산 시세를 잘 맞춘 결과다.

다섯째,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아라.

주식거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라는 말을 종종 들어봤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조금 더 싸게 사고, 조금 더 많은 수익을 남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는다.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이나 부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대체로 자신이 예상한 수익에 미치면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바로 매매를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처음에 계획했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초의 분양가에서 한 바퀴 정도 올랐을 때 사서 분양가의 두 배가 조금 못 미칠 때 파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목표와 확실한 계획을 고수하려면 작은 수익을 더 얻으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일단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쉽게 포기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누구라도 더 많은 수익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작은 욕심들이 쌓이면서 주식이나 부동산을 팔아야 할 적기를 놓치고, 결국 예상했던 수익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팔고 나서 후회해봤자 이미 때는 늦다.

공인중개사는 훌륭한 투자 파트너


▎2018년 12월 세종시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이 청약 예정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여섯째, 공인중개사와 투자 파트너를 고려하라.

부동산 거래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내가 직접 부동산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시세를 확인하고 관리 상태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 공인중개사들은 나를 대신해 부동산을 관리해주기도 하고, 적당한 가격에 사고 팔아주기도 하며, 내가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부동산 시장의 이슈들을 챙겨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내 주변에서 나를 도와주는 공인중개사들은 단순히 부동산을 거래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믿을 수 있는 공인중개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 중 공인중개사 덕분에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몇 채를 사들여 상당한 시세 차익을 남긴 이도 있었다. 간혹 부동산 거래를 하다 공인중개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를 아깝게 여겨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당신의 일을 도와주고 대신해주는 파트너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를 아깝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일곱째, 금리와 경기 변동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라.

부동산이 다른 투자 방법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오를 때 큰 폭으로 오르고 내릴 때 비교적 소폭으로 내리기 때문이다. 또 금리와 경기 변동의 주기를 살펴보더라도 부동산이 하락하는 시기나 정체 시기, 불경기 등을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국내와 해외 경기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금리와 부동산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는 부동산 경기와 반비례한다. 예를 들어 은행 콜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경기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콜금리 인상은 결국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에서는 대출 이자를 올린다. 대출 이자가 오르면, 부동산을 정리하고 거래를 하는 데 있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와 금리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정책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큰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경제 뉴스뿐만 아니라 정치 뉴스에도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마음에 들었다면 흥정하지 말라

여덟째, 인터넷 사이트를 너무 믿지 마라.

부동산에 대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 투자는 시간이 많이 남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하루 종일 회사에 묶여 있더라도 충분히 부동산 투자에 시간을 낼 수 있다. 주말을 이용해 부동산을 보러 다닐 수도 있고,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활용해 부동산 정보를 얻기만 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거래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다만, 자신이 직접 눈으로 부동산을 확인하지 못하는 수단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 간혹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매물의 시세가 실제 시세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을 통해 얻는 정보는 어디까지나 기초적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부동산의 위치와 시세를 확인했다면, 주변 상권에 대한 정보와 부동산의 상태 등은 자신이 직접 발품을 팔아 확인해야 한다.

아홉째, 구매의사가 있다면 몇 번이든 반드시 해당 지역을 찾아가라.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실패하지 않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자신이 사려고 마음을 먹은 매물이 있다면, 몇 번이고 직접 찾아가 두 눈으로 부동산과 주변을 확인하는 것이다. 상가는 두말할 것 없이 유동인구와 주변 지역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뉴욕에 머물 때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도 바로 직접 돌아다니며 부동산 주변의 환경을 조사하는 일이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마음에 드는 물건일수록 제3자에게 보여주고 객관적인 의견을 물어본 후 냉정하게 결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부동산은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듯 모든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보지 못한 정보들을 찾아주는 조력자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열째, ‘이것’이라고 판단되면 절대 가격을 깎지 마라.

부동산에 정가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장점이 오히려 화가 돼 좋은 물건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거래의 당사자들의 입장은 분명하다. 사는 사람은 싸게 사기를 원하고, 파는 사람은 조금 더 비싸게 팔기를 원한다. 나 역시 너무 마음에 드는 부동산을 조금 더 싸게 살 수 없을까 하는 욕심을 부리다가, 부동산을 팔려는 주인과 마음이 틀어져 거래를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렇게 놓친 물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쓰릴 정도다.

만약 정말 마음에 드는 부동산을 찾았다면, 주인과 거래를 할 때 어설프게 깎으려 들지 말고 그가 제시하는 가격이나 조건을 우선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 괜히 전문가인 척 나서거나 눈에 뻔히 보이는 사탕발림을 하다 물건을 놓치고 후회한들 아무 소용없다. 일단 내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내 물건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01904호 (20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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