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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 어디까지 보이니? 

 

고형렬

▎인천 월미도의 한 테마공원에서 놀이기구를 즐기는 사람들. / 사진:박종근
어디까지 보이니? 어디까지가 안 보이니?
그 너머는 누가 있니?
거기선 어디까지 보이니? 그곳은 어디니?
바다의 심연이니? 우주의 천공이니?
혹시 이 지상과 우리를 등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
너희 둘은 무엇을 노래하고 있니? 어디를 향하고 있니?
우리에게 들려주지 않겠니?
부탁해, 거기서 더 높이는 올라가지 말아줘
그곳에서만 놀다가 그만 내려와줘
우리에게 모두 말해주지 않아도 돼, 비밀로 할게
우리가 너희 둘의 꿈을 알고 있진 못해
여기서 우리는 그 꿈 때문에 지금만 조금 힘들 뿐이야
견디고 있어

※ 고형렬 - 1954년 강원도 속초에서 출생했다.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莊子’ ‘수풀 속에는’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대청봉大靑峯 수박밭] [유리체를 통과하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거울이다] 등을 간행했다. [창비] 편집부장,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201909호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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