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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특집 | 심층 인터뷰] 한·일 청년 40명이 어른들에게 보내는 쓴소리 

“기성세대가 이토록 과거에 집중하는 이유는 뭔가” 

반일(反日), 반한(反韓) 프레임 없애야 한·일 갈등 해결
기존 가치관 답습보다는 미래세대들이 스스로 판단토록 해야


▎광복절인 8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 사진:연합뉴스
"다음 세대가 우리보다 더 지혜로울 것으로 믿는다. 양쪽이 모두 받아들이는 방식을 찾아 논란을 해결할 수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 지도자 덩샤오핑이 1978년 중·일우호조약 체결 당시 했다는 말이다. 두 나라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덩샤오핑은 ‘미해결보류’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로써 중·일은 관계 정상화의 큰 산을 넘게 됐다. 갈등 현안을 피해 가는 방법으로 종종 덩샤오핑이 인용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1965년도 국교 수립 이래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지금보다 더 나쁠 수 없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험악한 지경이다. 어떻게 보면 국가와 국가가 자존심을 건 힘겨루기에 나선 듯 비치기도 한다. 한·일 양국 모두 첨예한 갈등의 당사자는 ‘어른들’, 즉 기성세대다.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위시해 조국 전 민정수석,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대부분 50대를 넘어선 맹장들이 주포로 활약한다. 일본 또한 아베 총리를 비롯해 정부의 주요 ‘빅 마우스’가 대부분 장년층 이상 한창 물이 오른 파워맨들이다. 어른들의 ‘결투’에 아이들은 관객석으로 밀려났다.

한국과 일본이 벌이는 ‘경제전쟁’의 유산을 언젠가는 양국의 미래세대, 즉 젊은 층이 떠안게 된다. 양국의 20대는 자신들이 관여하지 않은 ‘경제전쟁’의 계산서를 손에 쥐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상대국을 향한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등 고취된 애국심을 만끽할 순 있겠지만, 그들은 분명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다. 그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 어른들의 그것과 확연히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한발 물러서서 현재의 사태를 바라볼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월간중앙은 ‘한국 대 일본’이라는 관점이 아닌 ‘미래세대’와 ‘기성세대’라는 관점에서 한·일 갈등의 해법을 찾는 기획을 준비했다. 한·일 관계가 격돌로 치닫던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서울의 한국 대학생 30명과 도쿄의 일본 대학생 10명을 대상으로 면접 및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덩샤오핑이 말한 대로 미래세대에게서 기성세대가 갖지 못한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어른들이 과연 우리 얘기를 들어줄까요?”

서울의 대학가에서 만난 20대 청년들은 ‘한·일 갈등의 당사자인 기성세대에게 제안할 게 있느냐’는 물음에 처음엔 뜨악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어른들이 자신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지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대화가 이어지자 기득권에도, 편 가르기에도 익숙하지 않은 저들의 목소리가 신선하고 정직하게 와닿았다. “저희보다 훨씬 많은 세월을 사신 그분들의 관록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20대들의 목소리가 사회에 투영되지 않는 현실에 답답할 때가 많아요. 머지않아 한국과 일본을 책임지고 가야 할 세대는 지금의 20대 청년들인데 말이죠.”

본질을 흐리는 이념 갈등과 정치적 분열을 조장하는 기성세대의 행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반일(反日)이나 反韓(반한)과 같은 혐오 감정을 부추기는 ‘과거 세대’들의 행태는 이 세대에서 끝을 내야 합니다.”

“우리는 역사를 듣지도 배우지도 못했다”


▎1965년 한·일 협정 조인식 당일 반대 데모에 나선 대학생들. / 사진:연합뉴스
월간중앙은 먼저 “최근 들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갈등의 근원은 무엇일까. 어떤 내용이든 환영하니 자유롭게 말해 달라”고 물었다. 양국의 대학생들에게 조금은 추상적일 수 있는 질문이다.

응답한 한국 대학생 30명 중 18명이 ‘역사 문제’를 언급했다. 현재 양국이 겪고 있는 갈등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아야 그 뿌리를 설명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중 14명은 한·일 협정을 다루는 일본의 행태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에 재학 중인 여은호 학생(22)은 “소위 탈아입구(脫亞入歐,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들어가다’란 뜻으로 일본 개화기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가 주창)를 지향하는 일본은 한·일 협정을 언급하며 전범국 이미지를 씌우려는 한국을 아니꼽게 볼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 국민 대부분은 협정이 일차적 합의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협정 이후에 일본이 보인 태도들, 가령 ▷65년도 협정이 국가 간 청구권뿐만 아니라 개인의 청구권까지 소멸시켰다고 치부해 버리는 행태 ▷일본이 전범국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려는 움직임 ▷일본의 식민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활동 등은 많은 한국 국민에게 좌절감과 분노를 주었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을 받은 일본 학생들은 어떤 분석을 내놓을까. 우선 인터뷰에 응했던 일본 학생 10명 중 4명은 한·일 갈등의 기저에 깔린 정확한 역사적 배경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들은 “일본인으로 살아온 우리는 역사 교과서나 그 시대를 기억하는 조부모에게조차도 일본과 한국의 과거사를 들은 기억이 없다”고 고백했다.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와세다대학교 문화구상학부에 재학 중인 한 일본인 학생은 첫 번째 질문의 답변지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적었다.

“한·일 갈등의 근원을 제가 알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면 저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교육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되레 한국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일본을 싫어합니까?’ 일본 사람들은 미국에 원자탄 폭격을 당했지만, 미국인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과거에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한·일 협정을 통해 일본이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끊임없이 강제노역 배상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언급합니다. 한국 기성세대가 이토록 과거에 집중하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이 일본 학생은 자신의 의견이 한국인들이 듣기에 불편하게 느껴졌다면 사과하고 싶다면서도, 발언의 동기는 순수한 의구심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응답한 일본 대학생 10명 중 5명은 한국 정부가 협정의 정신을 거스른다는 입장에 서 있었다. 이들의 답변을 요약하면 이렇다. “한·일 협정은 ‘국가 간 합의’이며, 국제적으로 이미 인정된 사안을 지속해서 언급하는 것은 국가 간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일본 학생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일본 정부뿐 아니라, 역대 한국 정부도 강제징용 문제를 두고 65년 협정에 의해 해결이 마무리됐다는 공통 입장을 고수했다”며 “2005년도 민·관공동위원회서도, 2012년 외교부의 입장도 이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2018년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고, 자국 언론을 통해 이 판결을 접한 일본인들은 한국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셈이다. 신 전 대사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 외에는 양국 국민에게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한국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학생 2명은 한·일 협정을 일본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한·일 간 역사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부당한 조항이 존재한다면 재협정을 통해 갈등의 근원을 극복해야 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역사를 기억하되, 이용해선 안 돼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을 상세하게 다룬 7월 30일 자 [요미우리신문](왼쪽)과 [아사히신문]
·일 갈등의 근본원인에 대해선 적지 않은 한국 대학생들이 반일 정서, 반한 정서를 부추기는 양국 정부 당국자, 정치인들의 선동을 꼽았다. 30명 중 11명이 ‘정치적 이용’, ‘정략적 행위’ 등의 단어를 언급했다. 반일 프레임이 정치에 동원된 경우는 비단 현 정부만은 아니었음을 한국 대학생들은 지적했다. 이 질문에는 대다수 학생들이 익명으로 응답하길 원했다. “‘친일 프레임’이 광복 이후 좌우를 가리지 않고 상대를 공격하는 도구로 활용됐다고 생각한다. 이는 소위 ‘빨갱이 프레임’만큼이나 한국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한국 기성세대들은 그동안 일본에 대해 조금만 우호적인 발언을 하면 ‘친일파’라는 틀을 덮어씌웠다. 그런데 한국의 교육계나 언론은 이를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젊은 세대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보단 무조건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답습하게 하였다.”(서울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역사교육을 받은 한국 국민이라면 일본에 대한 분노와 악감정을 경험한다. 애초에 한·일 관계가 개선되지 못하는 것은 ‘양국 정부에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없기 때문 아닌가’라는 질문을 양국의 국정 담당자들에게 던지고 싶다. 한·일 관계 개선은 두 나라 모두에게 이롭다. 그런데 양국 정부는 국익보다는 국민 정서를 자극해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것에 더 기운 게 아닌지 궁금하다.”(중앙대 일본어문학과 학생) “일반화시키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한국의 기성세대는 지나치게 과거에 의존적이고 감정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는 국민이 되어야겠지만 역사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 갇힌 사고로 국정을 운영하는 권력자들에 선동되는 기성세대의 여론이 결국 현재 한·일 갈등의 씨앗이자 배양분이 되었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힘들다. 한국의 미래세대는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이성적·유기적 사고를 했으면 한다. 우리는 왜 분노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분노하는 세대가 되어선 안 된다.”(고려대 자율전공학부 학생)

일본 대학생들 또한 ‘반한 정서’가 정치적으로 혹은 여론 선동 도구로 악용되고 있음을 일정 부분 실감하고 있었다.

도쿄대 물리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은 이렇게 답했다. “한·일 갈등이 지속하는 이유는 언론과 정치가들이 갈등을 부추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신문을 읽다 보면, 대놓고 한국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항상 한국을 평가 절하하는 기조가 은연중에 깔렸음을 느낀다. 사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WTO 위배’의 상황이라고 판단한 한국 국민이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는 건 한국인 입장에서만 보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대응이지 않은가. 그런데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본에 대한 ‘반일 의식’이 극에 달한 결과라고 비난한다. 일본 독자들은 한국이 100주년 행사 기념 차원에서 일본을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니 한국을 더 이해하기가 힘들어진다.”

대(對)한국 식민통치의 본질에 대한 합의 부재


▎월간중앙 대회의실에서 한·일 관계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한국 대학생들.
한·일 갈등을 지리적 요인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고려대 자율전공학부 학생은 “역사적으로 이웃하는 나라와 사이가 좋은 경우는 드물다”면서 “이해관계가 직접 맞닿아 있고 상대국의 부상은 자국에 안보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지금의 미래세대가 훗날 국정을 담당하는 시기에도 동일한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일본의 대(對)한국 식민통치의 본질에 대한 합의 부재가 한·일 갈등의 근원이라고 보기도 한다. 일본은 1910년 국권 침탈과 식민 지배가 국제법상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하고, 한국은 일제 식민통치는 불법 강점이며 사죄와 배상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양국 대학생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 인터뷰에 응한 30명의 국내 모든 학생이 한국의 주장에 100%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일제 식민통치가 불법 강점이고 사죄와 배상 책임을 일본이 져야 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군사적 압박이 동원된 한·일 병합 조약은 국제법 관점에서도 불법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김지용 학생은 일본의 논리에 어폐가 있다며 다음과 같이 반론을 펼쳤다.

“현대 국제법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가 개별 국가의 주권과 시민들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는 수단으로 만든 것으로 봐야 한다. 즉 국권 침탈과 식민 지배가 합법의 외피를 둘렀다고 해도 현대적 관점에서는 그걸 합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가 주권과 시민의 실질적 권리를 침해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일본 대학생들은 한국 대학생과 상당한 견해차를 보였다. 10명의 일본 학생 중 4명은 ‘국제법으로도 합법이었다고 주장하는 일본의 주장이 맞다’고 답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와세다대 학생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 교육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견해차가 극명할 수 있지만, 일본은 사과도 배상도 하고 있음을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다.

일본 대학생 10명 중 3명의 학생은 중도적 입장을 취했다. 예컨대 일본도 전쟁 중이었고, 정국이 불안정했던 시기였으므로 양국의 정책과 입장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식이다. 나머지 3명의 일본 대학생은 이 부분에서는 매우 곤란하다며 답하기를 거절했다.

미래세대의 독자적 판단 위해 한걸음씩 물러서야

한·일의 미래세대인 대학생들은 역사 인식의 간극을 좁히는데 어떤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까?

월간중앙의 이 같은 질문에 양국 대학생들은 다소 회의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한국 대학생들은 자신들은 과거사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며,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이념 세례 속에서 독자적 판단을 할 기회조차 갖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 재학 중인 여은호 학생(22)은 “결국 한·일 기성세대가 일본의 식민통치에 관한 문제를 명확히 해결하지 못하고 그 시절을 경험해 보지도 못한 젊은 세대에까지 떠넘긴 부분에 대해 기성세대에게 책임을 다시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때 한·일 갈등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등으로 이어져 한·미·일 삼각 동맹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 한·일이 자유민주주의 가치관 공유에서 나아가 군사적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다.

한국 대학생 30명 중 26명의 학생이 “한·일 군사협정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설문에 응한 일본 학생들은 10명 중 단 2명만 “한·일 간 군사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7명의 학생은 “일본과 미국의 동맹은 필요하지만, 한국과는 대립이 깊어진다면 군사협력도 재검토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다.

[박스기사] “극일(克日)을 이루고 싶다면 전략을 숨겨라” - 한국은 무기를 숨길 포장지가 필요하다

월간중앙 인터뷰에 응했던 한국 학생 중 일부는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도 했다. 각자의 견해를 확인하고 공유하자는 취지다. 월간중앙은 학생들의 대화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인터뷰 결과, 일본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 못지않게 한·일 관계를 다루는 한국 기성세대를 비판하는 견해도 많았다. 왜 그런 걸까?

“젊은 세대들은 사회의 권력과 부에서 중심이 되는 586세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기성세대들에게 한·일 갈등을 세련되게 다루자고 제안하고 싶다. 스포츠에서 이기려고 준비한 전략을 다른 팀에게 공개하지 않듯, 한국도 극일(克日)을 이루고 싶다면 아무리 일본이 주적이고, 그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있더라도 그것을 예쁜 포장지로 싸서 잘 숨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지금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지혜로운 외교정책을 펼쳐서 이 사태를 극복해 가야 한다.”(김태일 한국외대 국제학과 14학번)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일본 국민에게 배워야 할 부분도 있지 않을까?

“인턴 신분으로 갤러리에서 일하고 있다. 한·일 갈등 이후 갤러리에 전시된 일본 작가들의 그림 주변에 침을 뱉는 등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미술관에 오는 분들이 이런 행동을 하다니, 실망이 컸다. 이 때문일까. 갤러리에 출품했던 일본인 작가들의 작품이 60% 이상 빠지는 사태도 발생했다.”(최재훈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18학번)

일본 학생들은 한·일 간 군사협정이 파기되어도 일본은 별로 잃을 것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이것은 한국 학생들과 의견과 상당한 간극을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군사정보보호협정에 관한 문제는 강제징용 문제나 위안부 문제와 같은 선상에서 다뤄선 곤란하다. 자칫 대응을 잘못했다가는 우리가 미국과 분리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소미아 파기는 일본을 고립시키는 길이 아니라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이윤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15학번)

한·일 갈등이 장기화하면 결국 양국 모두에게 손해가 아닌가?

“국제분업구조에서 일본과의 상생을 배제한 한국이 뾰족한 성장의 해법을 찾을지 의문이다. 일본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의 국정 담당자들과 기성세대는 슬기로운 협상을 시작해 달라.”(김태연 고려대학교 건축환경공학부 18학번)

- 글 박호수 월간중앙 인턴기자 lake806@naver.com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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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호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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