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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퀄컴 공동창업자 앨런 살마시 

“기술의 지방분권화가 4차 산업혁명의 성공 열쇠” 

■ 사람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IoT 시대 화두는 ‘정보처리’
■ 중앙집중방식 비효율적이고 위험, 지역에 분산해 처리속도 높여야
■ 삼성과 LG의 약점은 내수 의존성… 해외시장 더 적극 개척해야


▎퀄컴의 공동창업자인 앨런 살마시 전 퀄컴 부회장은 2000년대 전후 한국이 IT 강국으로 도약할 때 기술적 표준을 제공하는 등 인연이 깊다.
지난 8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가 IT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갑윤·원혜영 의원이 주최하고 비영리 경제연구단체인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이 주관한 ‘사물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 방향’ 세미나였다. 주제도 흥미로웠지만 IT 업계의 시선을 끈 건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미국 IT 업계의 1세대 벤처기업가 앨런 살마시(Allen Salmasi) 비아(Veea Inc.) 최고경영자(CEO)였다.

예순을 훌쩍 넘긴 살마시는 1980년대 미국의 벤처기업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차고에서 시작한 기업을 글로벌 선두 주자로 키워냈다. 바로 미국의 반도체 기업 퀄컴(Qualcomm)이다. 1988년에 자신이 운영하던 옴니넷과 퀄컴을 합병한 뒤 무선통신 핵심 기술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개발 사업을 총괄했다. 우리나라와 인연도 깊다. 2001년에 세계 최초로 2G 이동통신 CDMA 상용화에 성공해 IT 강국으로서 주도권을 쥐었다.

살마시는 이번 세미나에서 사물인터넷(IoT)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제안했다.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센터에 집약해 분석·처리하는 현재의 중앙처리방식은 사물인터넷 시대를 제대로 구현해 낼 수 없다는 문제 제기였다. 그는 네트워크상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전송속도 지연, 높은 통신비용, 이종 사물인터넷의 실시간 통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분권형 처리방식을 제안했다.

국가와 기업마다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는 이때, 국내 IT 산업과도 작지 않은 인연을 가진 살마시가 한국에 전하는 메시지가 궁금했다. 월간중앙은 8월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그를 만나 약 두 시간에 걸쳐 인터뷰했다.

한국과 인연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1991년부터 30년가량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다. 1년에 세 번 정도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은 매우 역동적이다. 올 때마다 발전 속도와 변화하는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IT 측면에선 미국이나 유럽보다도 더욱 발전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한국 IT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된 기술 중 하나가 바로 CDMA였다. 개발자로서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CDMA는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의 한 방식이다. 음성신호를 데이터 코드로 변환하는데, 여러 사용자가 시간과 주파수를 공유하면서 신호를 송수신하기 때문에 과거 아날로그 방식보다 사용 용량이 10배가 넘고 통화 품질도 우수한 획기적 기술이었다. 퀄컴 부회장으로 일할 때 CDMA를 개발했는데 한국이 세계 최초로 이 방식을 표준으로 채택했다. 그 덕분에 삼성과 LG·소니·모토로라·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퀄컴의 CDMA 방식을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기 위한 기술적 전제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

“우선 산업혁명들의 특징부터 간략히 설명하겠다. 인류사에서 산업혁명은 세 차례 있었다. 1700년대에 증기엔진이 발명되면서 영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산업혁명이 태동했다. 이후 혁명적인 변화랄 게 없다가 1990년대에 컴퓨터, 전자기기가 출현하면서 비로소 3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시대가 도래했다. 1, 2차 산업혁명이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주는 운송과 교통의 혁명이었다면 3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통신기술의 혁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끼리 통신하는 세상이다. 그 중심 기술이 바로 IoT다.”

한국에선 스마트시티(Smart city) 구축을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한국에 4차 산업혁명 대통령위원회가 있다는 것도 안다. 한국은 특히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서 스마트 부문에서 세계 여러 도시를 선도할 거라고 본다. 스마트시티는 도시의 모든 사물과 체계가 연결된다. 예컨대 스마트병원이라고 하면 의사와 간호사, 의료장비가 연결돼 수술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빠르게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사람과 사물이 통신하는 세상


▎퀄컴이 보유한 무선통신 핵심기술인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이 주요 IT 선도국들의 표준 기술로 채택되면서 이동통신 시장의 국가간 장벽을 허무는 데 기여했다. 반도체 생산업체 연구원이 퀄컴의 CDMA칩을 검사하고 있다.
살마시는 “스마트해진다는 것은 더 효율적으로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율주행자동차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앞으로는 차를 소유하거나 관리하기 위해 많은 돈과 노력을 소모할 필요가 없는 형태로 가게 될 거다. 직접 운전할 필요가 없고, 많은 돈을 들여 차를 살 필요도 없다. 차는 필요할 때만 빌려 운행하면 된다. 이게 바로 스마트한 세상의 기본 정신이다.”

스마트시티에서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IoT 센서와 카메라다. 센서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공기 질이나 수질을 측정하고, 도시의 에너지 소모량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유독가스 등 화학물질을 탐지하는 센서는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수많은 센서를 IoT에 활용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카메라다. AI(인공지능) 머신러닝이 적용된 카메라는 사고를 감지해 곧바로 119나 상황실에 전달한다. 사람이 신고하는 것보다 빠른 조치가 가능하다. 센서와 카메라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다.”

실제 적용되는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나?

“유럽의 경우 블록체인을 활용해 자전거를 공유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블록체인에는 공공장부(public ledger)와 개인 장부(private ledger)가 있다. 공공장부는 자전거가 어디에 몇 대나 있는지와 같은 정보를 파악해 부족한 곳에 더 가져다 놓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개인 장부는 어떤 사람이 어느 구역에서 타서 어디에 자전거를 가져다 놨다, 이런 개인적인 정보를 기록한다. 이런 공공·개인 정보를 적절히 활용해 대중교통 체계를 새로 짠다든가, 도시 삶의 질을 향상하는 실험이 진행되는 수준에 와 있는 거다.”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산되는 데이터 양이 상당할 것 같다.

“데이터 처리는 IoT 산업혁명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다. 지금까지 경험상 모든 종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양은 18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잘못 관리될 경우 결국 쓸모없는 찌꺼기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데이터는 어떻게 처리되고 있나?

“지금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 즉 데이터센터를 통해 처리된다. 대형 IT 기업들은 저마다 각자의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아마존의 AWS나 알리바바의 알리클라우드, 구글 클라우드 등이 대표적이다. 머신러닝이나 AI를 이용해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현재까진 처리할 용량이 크지 않아 비효율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방식의 데이터 처리가 비효율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장비 가격은 둘째치고 이들이 데이터를 센터로 수집하기 위해 지불하는 통신대역폭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앞으로는 데이터 발생과 처리가 같은 장소에서 이뤄지게 하는 거다. 예컨대 중국 상하이에 유서 깊은 벽에 진동 센서를 달아 붕괴 조짐을 감시하는 데 센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시간당 테라바이트에 이른다. 주변에 다니는 차의 진동이나 바람에 의한 미세한 움직임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한 데이터는 무너질 조짐이 있는 데이터뿐이다. 모든 데이터를 데이터센터로 보낸다면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 이 경우 현장에서 일차적인 데이터 분석과 선별을 한 뒤 필요한 데이터만 데이터센터로 보내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제안한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 방식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어떤 데이터의 경우 10㎳(밀리세컨드, 1000분의 1초) 안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치가 이뤄져야만 한다. 특히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critical application)’이라고 해서 교통신호 체계 같은 건 시간이 지연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인터넷이 끊기거나 통신망 장애로 시간이 지연되면 큰 혼란이 일어난다. 이럴 땐 에지라고 부르는 해당 지역에서 일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백업을 해야 하거나 이중 처리가 필요한 데이터를 센터로 보내 관리하는 게 효율적이다. 한마디로 정보통신의 지방분권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에지 컴퓨팅으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차단


▎1996년 4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세계 최초 2세대 CDMA 이동전화 개시식에서 이수성 당시 국무총리가 전화 통화를 시연해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큰 화두는 개인정보 데이터를 어떻게 보호하느냐다. 사물인터넷이 구현되면 개인의 행동과 취향 등이 낱낱이 빅데이터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살마시 회장은 에지 컴퓨팅이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데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개인정보는 IoT 시대의 가장 큰 이슈다. 사람이 움직이고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정보가 유통될 수 있다. 따라서 그 정보들을 무기명화하는 게 중요하다. 데이터가 클라우드센터로 넘어가고 나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정보들을 무기명 처리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에지에서 처리하게 되면 우선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들을 무기명 처리한 뒤 일반화한 정보를 클라우드센터로 보내는 거다. 정보는 건전한 목적대로 활용하되,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예를 들어 스마트시티에서 많이 활용되는 카메라에는 수많은 이미지와 영상이 담긴다. 어느 도시에서 특정 시간과 장소의 인구 이동 정보를 얻고 싶다면, 성별과 연령대, 관광객인지 거주자인지 정도만 알면 된다. 에지에서 꼭 필요한 정보만 남기고 나머지를 무기명 처리한 뒤 클라우드센터에서 모인 정보를 분석하면 본래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화제를 바꿔보자. 퀄컴의 고객사이기도 한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정부에서도 비메모리 분야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삼성은 메모리칩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선도기업이다.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장비들이 출현할 거다.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 관련 장비나 기기가 150억 개에 달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새로운 분야에서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가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시대 준비 수준은 어느 정도로 보나?

“삼성이나 LG가 앞으로 큰 두각을 나타낼 것 같다. 특히 삼성의 강점은 특정 IT 기기를 대량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지만 삼성도 에지 컴퓨팅 관련 장비로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알고 있다. 삼성 허브를 에지가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계획을 세운다고 들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삼성이 에지 컴퓨팅 분야에서 장기 계획을 가진 건 분명해 보인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IT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한계가 있다면 조언해 달라.

“삼성의 약점은 -LG도 마찬가지지만- 내수시장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화웨이의 시장은 글로벌이다. 굉장히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요즘 미국과 정치적 문제 때문에 부침을 겪고는 있지만, 아시아나 아프리카 시장에서 화웨이의 시장 공략은 매우 적극적이다. 삼성의 경우 스마트폰 외에 나머지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 있어서 내수시장 말고는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것 같다. 화웨이처럼 세계시장을 좀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재벌 위주 기업 문화는 혁신의 걸림돌”


▎1996년 5월 한국종합전시장(코엑스)에서 삼성전자 관계자가 CDMA 방식을 채택한 PCS(개인휴대통신) 통화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어느덧 약속했던 인터뷰 시간을 훌쩍 넘었다. 살마시 회장은 퀄컴에서 부와 명예를 거둔 뒤에도 다양한 벤처기업을 창업하거나 투자해 왔다. 비록 나이는 노년에 이르렀는지 몰라도 그의 정신과 열정만큼은 창고에서 창업했던 젊은 시절의 모험가 기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는 “‘플랫폼’이 창조를 뒷받침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 니콜라스(MIT 미디어랩 소장)라는 유명한 교수가 있다. 이분이 100달러 미만의 매우 싼 컴퓨터를 만들어 아프리카에 보내주는 운동을 벌였다. 펀딩을 받아서 1000대 정도 만들고 10살 정도 아이들한테 보냈다. 컴퓨터만 주고 교육 자료는 따로 주지 않았는데 자기들이 직접 코딩하고 서로 가르치고 도우면서 능숙하게 컴퓨터를 다루기 시작했다. 테드(TED)에서 보면 이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를 볼 수 있다. 8살짜리 어린애가 마을 전체에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친다. 이게 시사하는 점은 적당한 도구가 있다면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거다. 미국 중부와 동·서부의 격차는 예산 문제 때문에 해소하기 어렵다. 국가 간 격차도 그렇다. 하지만 적절한 툴이나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면 사람과 지역 간 격차가 낮아지고 균형을 이루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주목해야 할 이슈는 무엇일까?


▎앨런 살마시 전 퀄컴 부회장이 8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물인터넷 활성화’ 관련 세미나에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파이터치연구원
“앞으로 40년간 겪게 될 큰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기후변화이고, 두 번째는 인구 증가다. 기후변화는 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고 국제적으로도 상당한 대응책이 논의되고 있다. 인구 문제는 아직 국제적인 협조체제가 정착되지 않았다. 인구 증가는 특히 개발도상국에 큰 문제다. 인구가 넘치면 다른 나라로 이주하게 된다. 한국도 이런 통제되지 않는 이민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스마트시티를 계획할 때 기후나 이민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이민자 문제가 사회적인 중요 이슈였지만 여전히 정부 대응이 서툴러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그동안 이민자 문제를 겪어 보지 못한 한국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한국이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기억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 새로운 한국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내 세대처럼 회사를 만들고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기회가 지금 세대에선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이 이런 세계적인 상황에서 강점이 있다면 교육열이 굉장히 높다는 거다. 한국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 같다. 교육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가 계속됐으면 좋겠다. 다만 한국은 모든 사업이 재벌 위주로 되어 있고, 모두가 좀 더 큰 회사로 이직하길 희망한다. 이런 문화는 혁신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큰 회사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현하기 힘들다. 미국은 누구나 고등학교만 나왔거나 대학교를 중퇴했어도 아이디어가 있으면 새로운 회사를 차리는 환경이 잘돼 있다. 한국은 교육을 통한 문화가 잘돼 있고, 미국은 기회 측면에서 잘돼 있기 때문에 양쪽의 장점을 취해서 잘 조화를 이루면 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거다. 중요한 건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들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기에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재벌이나 대기업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런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 앨런 살마시는 -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 퀄컴의 공동 창업자다. 지금은 2014년에 창업한 통신장비 및 플랫폼 개발 업체인 비아(Veea Inc.)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살마시는 퍼듀대학교에서 전기공학, 경제학을 전공하고, 남부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응용수학 석사와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퍼듀대는 1999년 살마시를 전기 및 컴퓨터 우수 엔지니어 상 수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2018년에는 CDMA 기술의 최초 상용화 및 무선통신기술 개발을 한 공로로 우수 동문(Distinguished Engineering Alumni)에 선정했다. 2013년에는 벤처캐피털 기업인 NLabs Inc.를 설립해 현재까지 직접 경영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통신 장비 및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아를 설립했다. 비아는 지능형 에지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해 IoT 응용프로그램과 이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미믹테크놀로지(Mimik Technology Inc.)의 이사이며, 바이오 기업인 넥스제닉스(NexGenix Pharmaceuticals Inc.)와 제약회사인 온코시너지(OncoSynergy Inc.)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 글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 사진 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201910호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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