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생활건강] 코로나19 극복에 도움되는 10大 식품 

음식만 ‘잘’ 먹어도 면역력 걱정 절반은 던다! 

면역세포 구성 성분 아미노산 등은 양배추에 함유
케르세틴 함유한 양파, 원활한 혈액순환에 특효약


▎강원도 인제군에서 농민들이 산마늘(명이나물)을 수확하고 있다. 나물은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 사진:인제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한국이라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치명률이 높기 때문이다.

조성훈 차움 면역증강센터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다 하더라도 바이러스의 체내 증식을 억제하고 몸을 회복하자면 평소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면역의 면(免)은 ‘피해간다’는 의미이고, 역(疫)은 전염병을 뜻한다. 세균·바이러스 등 병원체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힘이 면역이다. 면역력이 강하면 세균·바이러스 등 유해물질로부터 감염을 예방하고, 체내로 들어온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기본이지만, 면역력의 절반 이상은 식품이 담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면역력 관리에 먹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조 교수의 도움말로 코로나19에 대항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10대 식품을 소개한다.

1. 김치… 면역세포 집결지 장을 튼튼히

면역세포의 60% 이상은 장에 산다. 장이 면역력을 통솔하는 기관인 셈이다. 장이 건강해지려면 장내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가 풍부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점막에서 유해균과 자리 다툼을 벌인다. 이때 장 점막에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아야 콜레라균·식중독균 같은 유해균을 물리칠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엔 유산균·비피더스균·낙산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산균의 대표 식품으로 요구르트를 떠올리기 쉽지만,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에도 유산균이 많다. 잘 익은 김치엔 유산균이 요구르트보다 최고 4배(같은 무게 기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잘 숙성된 김치 1g엔 유산균이 1억 마리 정도 함유돼 있다.

유산균은 장까지 살아 도달하는 게 관건이다. 김치는 어떨까. 김치를 하루 300g 먹는 사람은 김치를 먹지 않는 사람보다 장내 유산균이 100배가량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김치의 유산균이 장까지 무사히 살아 도착한다는 것이다.

2. 양배추… 면역세포 구성 성분 풍부

면역세포가 만들어지려면 그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셀레늄·아연 등이 필요하다. 이들 영양소가 양배추에 모두 들어 있다. 서양에서 양배추는 ‘가난한 사람의 의사’라고 불리지만 케이트 윈즐릿, 샤론 스톤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양배추를 즐겨 먹는다. 양배추는 서양에서 올리브·요구르트와 함께 3대 장수식품으로 꼽힌다. 양배추에 풍부한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은 궤양 억제 물질로 알려져 있다. 1949년 미국 스탠퍼드대는 양배추즙을 1주일 정도 섭취하면 위궤양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발표했다. 글루타민은 위장관 내에서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양배추 속 셀레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미량 원소다. 노화와 암을 막는 효과가 강해 ‘기적의 원소’ ‘푸른빛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면역력을 높이고 산화를 막는 셀레늄 효과가 밝혀지면서 1978년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필수 영양소로 인정하고 셀레늄의 하루 권장섭취량을 50~200㎍(마이크로그램)으로 정했다. 1996년 미국 의학협회지(JAMA)에 따르면 매일 200㎍의 셀레늄 보충제를 4년 6개월간 복용한 사람의 암 발생 위험은 평균 37% 감소했다.

닭고기와 인삼은 찰떡궁합


▎서양에서 ‘가난한 사람의 의사’로 불리는 양배추. / 사진:연합뉴스
3. 홍삼… 사포닌이 면역세포 활성화

면역세포가 아무리 많아도 활성화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홍삼의 유익물질이자 주성분인 사포닌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선다. 홍삼은 인삼을 쪄서 말린 것으로, 약효 성분은 인삼과 같은 사포닌·다당체다. 홍삼은 체력과 면역력을 높여주고,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홍삼도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면 역시 무용지물이다. 홍삼의 사포닌을 흡수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 국민의 37.5%는 홍삼의 사포닌을 잘 흡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04년 [한국식품영양 과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 홍삼을 먹은 성인 256명 가운데 96명(37.5%)의 대변에서 사포닌이 조금씩 발견됐다. 사포닌이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은 것이다.

사포닌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발효홍삼이다. 김동현 경희대 약학대 교수는 “사포닌 분자 크기는 인삼 〉홍삼 〉발효홍삼 순”이라며 “발효홍삼 사포닌이 홍삼 사포닌보다 몸에 100배 이상 더 잘 흡수된다”고 설명했다.

4. 닭고기… 아미노산이 면역세포 키워

면역세포가 잘 커야 면역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고단백질 식품인 닭고기는 면역세포를 키우는 데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성분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닭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한 대신 지방·콜레스테롤 함량은 다른 육류보다 낮다. 닭고기가 소고기보다 담백하고 소화가 더 잘되는 건 이 때문이다. 더욱이 닭고기의 지방은 껍질 바로 밑에 몰려 있다. 닭고기의 지방은 껍질만 벗기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닭고기 지방의 70%가량은 상온에서 굳지 않는 불포화지방산이다. 불포화지방산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면역세포의 이동을 돕는다.

한방에서는 닭고기를 성질이 따뜻하고 오장을 편하게 하는 식품으로 친다. 특히 인삼과는 찰떡궁합으로 여긴다. 두 재료가 함께 들어간 음식이 삼계탕이다. 닭고기에 인삼을 넣으면 누린내를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닭 요리를 할 때 기름기를 제거한 뒤 끓는 물에 한 번 데치면 지방이 쏙 빠져 열량이 더욱 낮아진다.

5. 양파… 혈행 개선해 면역세포 이동 도와

면역세포는 혈액을 타고 이동한다. 면역 기능이 활발하려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야 한다. 양파는 혈액순환을 좋게 만드는 식품이다. 이는 양파에 든 기능 성분인 케르세틴(quercetin) 덕분이다.

케르세틴은 양파의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계 일종이다. 혈액 속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낮춘다. 혈중 지질 상태를 최적화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다. 케르세틴은 양파의 황갈색을 내는 색소. 겉껍질 쪽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케르세틴은 혈관의 건강을 도와준다.

영국 식품연구소(IFR)의 폴 크룬 박사팀은 양파의 케르세틴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을 예방한다고 2007년 발표했다. 크룬 박사팀은 양파를 먹은 사람의 혈액을 분석했다.

크룬 박사는 “케르세틴을 비롯한 플라보노이드는 동맥을 튼튼히 한다”며 “동맥벽이 두꺼워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하루에 양파 1개 정도인 100~200g만 섭취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6. 호박… 점막을 강하게 하는 식품

면역세포는 장 점막뿐 아니라 위·눈·피부·질·항문 등의 점막에 많이 서식한다. 점막이 튼튼해야 면역세포가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다. 이를 ‘점막 면역’이라 부른다. 호박은 점막 세포 형성과 기능 유지를 돕는 식품이다.

이는 호박의 노란 속살 성분인 베타카로틴 덕분이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 들어오면 비타민A로 바뀐다. 베타카로틴은 활성(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으로, 체내 점막을 튼튼히 만든다. 노화를 억제하고 암·심장병·뇌졸중 등 성인병을 예방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장기 흡연자가 많은 뉴저지 주 남성에게 최고의 폐암 예방제는 호박·당근·고구마 등 베카카로틴이 풍부한 세 가지 노란색 식품”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 채소의 섭취량과 폐암 발생률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 가장 많이 먹은 집단의 폐암 발생률이 가장 적게 섭취한 집단의 절반에 그쳤다.

과다한 생마늘 섭취는 자제해야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에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들이 진열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7. 마늘… 체온 높여 면역세포 이동 활발

체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을 방해해 면역세포의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 체온을 1도 올리면 면역세포가 30% 활성화한다. 마늘은 체온을 올리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마늘을 섭취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면서 체온이 약간 상승하기 때문이다.

마늘의 면역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중국 상하이(上海) 암연구소는 상하이 거주 전립선암 환자 238명, 정상인 471명을 조사한 결과 마늘·골파·양파를 즐겨 먹은 사람의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50∼7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마늘을 가장 효과적인 항암식품으로 꼽고 있으며 생마늘이나 익힌 마늘을 하루 반쪽 정도만 꾸준히 먹으면 위암·결장암 발생위험을 각각 50%, 30%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마늘은 하루 두세 쪽씩 먹으면 ‘보약’이 된다. 그러나 생마늘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위점막이나 간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구워 먹거나 갈아서 물에 타 마신다. 집에서는 손쉽게 마늘물·마늘커피·마늘꿀을 만들어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8. 현미… 균 물리치는 침 분비 촉진

침 성분 가운데 아밀라아제는 소화를 돕고, 라이소자임은 항균 효과를 내 면역력을 발휘한다. 침 분비를 촉진하는 대표적인 식품이 현미다.

쌀이 주식이 아닌 미국에서도 현미는 암·심장병·당뇨병을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줄을 잇는다. 한방에선 현미를 신장·간장 기능을 좋게 하는 검은 색 식품으로 본다. 현미는 쌀겨(5%)·배아(3%)·배젖(92%)으로 구성되지만 영양 성분은 배아(66%)·쌀겨(29%)·배젖(5%) 순으로 많다. 현미에 든 대표적인 항암·항산화 성분은 비타민E·페놀·셀레늄·식이섬유. 이 가운데 셀레늄은 비타민E와 함께 섭취할 때 효과가 배로 커진다.

발아현미는 식감 좋고 소화도 잘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이 독소 배출과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브로콜리·마늘· 영지버섯 등 우리 농산물을 선보였다. / 사진:농협유통
웰빙 식품으로 인기를 끄는 발아현미는 현미를 물에 불린 뒤 어둡고 시원한 곳에서 싹을 틔워 말린 것이다. 현미를 발아시키면 식감이 부드러워져 먹기가 쉽고, 발아하는 동안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생성돼 소화가 더 잘 된다.

현미의 식이섬유 함량은 백미의 3배에 달한다. 이는 변비·대장암을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은 낮추는 장점이자 소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미밥은 적어도 10번 이상(30번이 이상적) 꼭꼭 씹어 먹는 게 권장된다. 오래 씹으면 침 분비가 촉진되고 침에서 소화효소가 나와 소화력을 높일 수 있다. 죽이나 미음을 끓여 먹는 것도 소화를 돕는 방법이다.

9. 버섯… 면역세포와 손잡고 암세포 공격

면역세포의 가장 큰 적으로 꼽히는 게 단연 암세포다. 베타글루칸 성분은 면역세포와 협력해 암세포를 물리친다. 버섯에는 베타글루칸이 풍부하다. 서양에선 버섯을 ‘산속의 쇠고기’ ‘채소 스테이크’라고 부른다. ‘버섯 장수는 장수한다’는 속담도 있다. 동양에선 요리의 ‘감초’ 격이다.

버섯은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비만·변비를 막아주며 암을 예방하는 웰빙·장수 식품으로 주목받는다. 이 같은 효능의 중심엔 베타글루칸이 있다. 다당류(단당류인 포도당이 수십 개 이상 연결된 것)이자 수용성(물에 녹는)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을 빼놓고는 버섯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영지·운지·상황·아가리쿠스·차가버섯 등 수많은 버섯이 암 예방을 표방한다. 이 버섯들의 항암 성분으로 기대되는 것도 베타글루칸이다. 베타글루칸이 대식세포(大食細胞, 암세포 등을 잡아먹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연구 결과는 여럿 나와 있다. 대부분의 버섯은 수분이 90% 이상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먹으면 금세 포만감이 느껴진다. 버섯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변비 예방·치료에 유효한 것도 식이섬유 때문이다.

10. 우엉… 뿌리·몸통에 항암성분이 듬뿍

침 분비를 촉진하면서 항암성분이 듬뿍 들어 있어 강력한 면역력을 발휘하는 뿌리채소가 있다. 바로 우엉이다. 주로 뿌리를 먹지만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어린 순은 삶아서 무쳐 먹고 심장 모양인 잎은 기름에 튀겨 먹으며 뿌리는 조려서 반찬으로 쓴다. 뿌리채소 가운데 식이섬유 함량이 가장 높다. 식이섬유는 열량이 거의 없고 금세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비만 해소에 유용하다. 또 혈액에 엉겨 붙은 콜레스테롤을 흡착한 뒤 체외 배출시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우엉은 탄수화물 식품이다. 돼지감자(뚱딴지)·치커리·야콘 등에 풍부한 이눌린(inulin)이 많이 들어 있다. 전체 탄수화물의 절반가량이 이눌린이다. 혈당 조절을 도와 천연 인슐린(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으로 통하는 것이 이눌린이다. 이눌린은 위장 장애, 피부 트러블 등에도 유효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우엉의 떫은맛 성분은 녹차의 떫은맛 성분과 같은 타닌이다. 타닌은 소염효과를 내 피부 면역을 강화할 수 있다. 여드름·땀띠·피부소양증(가려움증)으로 고민이라면 우엉 뿌리나 잎을 물에 삶은 뒤 염증 부위에 발라주면 효과적이다. 한방에선 우엉의 씨를 악실(惡實)이라고 해 소염제로 쓴다.

- 정심교 중앙일보 기자 simkyo@joongang.co.kr

202006호 (2020.05.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