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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현장] AI·빅데이터·IoT와 만난 포스코 

스마트공장으로 다시 태어나다 

연속 공정에 자체 개발한 철강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 적용
세계경제포럼, 제조업 미래 선도할 ‘등대공장’ 선정… 국가 핵심기술로도 지정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초대형 스마트 고로로 탈바꿈한 광양 3고로 풍구에서 화입식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에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생산 공정 과정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동시에 철강 연속 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PosFrame)을 자력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 철강 업체로는 세계 최초의 업적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공장으로의 진화를 꾀한 결과다.

포스코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경제적으로 생산·공급하기 위해 지난 50년간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생산현장을 구현했다. 이로써 무(無)장애 조업체계를 실현하고, 품질 결함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불량을 최소화하는 한편, 작업장의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안전한 생산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포스코의 변화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딥러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다. 포스코는 같은 해 하반기부터 딥러닝을 활용해 포항제철소의 2고로 스마트화를 본격 추진했다. 현재 포항 2고로 스마트화를 시작으로, 포항 3고로까지 인공지능 기술 적용을 마쳤다. 올해 개수를 마치고 가동 예정인 광양 3고로도 인공지능 용광로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결합한 제철소의 모습은 어떨까. 과거에는 용광로에 사용하는 석탄과 철광석 등을 수동으로 샘플링했었다. 현재는 고화질 카메라를 설치해 석탄과 철광석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서 사용하고 있다. 용광로의 연소상태도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판단 및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용광로 내부의 쇳물 온도도 과거에는 사람이 찍었는데 지금은 IoT 센서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서 사용하고 있다.

포스코 스마트팩토리의 중심에는 철강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이 자리한다. 포스프레임은 세계 최초의 연속 제조 공정용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으로, 연속되는 전 공장의 철강 공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형화한다. 포스프레임은 수집한 데이터와 사물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이용해 최적의 공정 조건을 만들고 공장을 제어한다. 포스프레임을 활용하면 공정에 들어간 작업자들은 경험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을 최소화하고 휴먼 에러를 방지할 수 있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법도 도출해낼 수 있다.

포스프레임은 제철소의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인 수주 공정부터 제선·제강·연주·압연·도금에 이르는 연속 공정뿐 아니라 효율적이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위한 스마트 CCTV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돼 있다. 특히 제선 공정에서는 딥러닝을 이용해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여 예측하고 관리하는 스마트고로를 만들었다.

다보스포럼서 국내 최초 ‘등대공장’ 선정


▎새 단장을 마친 포스코 광양제철소 3고로. / 사진:포스코
또 제철소, 기술연구원,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이종석 교수) 산학연 공동으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 기법의 도금량 예측모델과 최적화 기법의 제어모델이 결합하여 실시간으로 도금량을 예측하고 목표 도금량을 정확히 맞추는 자동제어 기술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스코의 CGL 도금량 자동제어기술과 스마트고로기술을 대한민국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며,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대한민국 제조업의 핵심역량으로 인증했다.

이러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성과에 힘입어 중국 다롄에서 열린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선도할 ‘등대공장’으로 선정되었다. 국내 기업이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등대공장은 어두운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을 말한다. WEF는 지난해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심사해 매년 2차례씩 발표하고 있다.

WEF는 “포스코는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또 대학, 중소기업, 스타트업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상호협력을 통해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포스코의 등대공장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기술을 현장에 더욱 폭넓게 적용해나감은 물론 벤처, 중소기업, 협력사 등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 강화함으로써 상생하는 기업 시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또 지난해 7월 포항과 광양 제철소 현장에 특화된 영상분석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CCTV 인프라를 오픈했다. 포스코가 개발한 스마트CCTV는 녹화만 하는 일반 CCTV와 달리 제철소 현장의 특정 문자·형상·모션(움직임) 등을 자동 감지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정보를 안전·품질·조업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지능형 CCTV다. 포스코형 스마트CCTV를 적용하면 지금까지 작업자가 육안으로 판단하던 조업 모니터링 방식을 시스템을 통한 자동감지 방식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포스코형 스마트CCTV의 핵심은 문자, 형상, 모션, 열/화상, 구역을 인식하는 상용 영상 해석기술에 설비, 재료, 조업 등 제철소 맞춤 정보를 학습시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설비 번호를 영상에서 자동으로 인식하고 추적해 설비 효율을 높이거나 전수 품질 검사도 가능하다. 또 열화상 등 다중 영상 장치로 화재 위험을 사전에 감지해 예방할 수도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스마트CCTV를 제철소 전 공장으로 확대 적용, 설비 효율화 및 품질을 높이고 안전한 제철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딥러닝 알고리즘을 추가로 탑재하고 영상 인식률을 98%까지 높이는 등 스마트CCTV 인프라를 더욱 고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허인회 월간중앙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008호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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