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Home>월간중앙>히스토리

[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 (제1부 광복) 

제20장 아우슈비츠 (2) 

1944년 이승만이 이끄는 구미외교위원부와 서북파가 주도한 재미한족연합위원회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대표성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는 단순한 권력 경쟁이 아니라 독립 이후의 대한민국 국체(國體)를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같은 시각 유럽 전선에서 독일은 러시아의 양적 공세에 속절없이 밀리며 전쟁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었다.
잠시 서성거리면서 어깨를 편 뒤, 이승만은 자신이 쓴 편지를 다시 읽었다. ‘태평양문제연구소(IPR)’ 9차 회의의 경과를 조소앙 외교부장에게 보고하는 문서였다. 회의에 조선을 대표해서 정한경이 참석했고 전경무와 김용중이 동행했음을 알리면서,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설명했다. 조선의 독립에 관해서 미국과 중국의 태도가 엇갈린 정황을 특히 상세히 기술했다.



“됐다.” 혼잣소리를 하고서 그는 보고서를 접어 큰 봉투에 넣었다. 봉투엔 그가 김구 주석에게 보내는 안부 편지와 ‘1944년도 주미외교위원부 활동 상황 보고서’가 들어있었다. IPR에 참석한 중국대표단이 돌아가는 편에 중경 임시정부에 보낼 문서들을 한꺼번에 보내려는 것이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2011호 (2020.10.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