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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 (제1부 광복) 

제20장 아우슈비츠 (4) 

로마 제국에 의해 예루살렘이 파괴당한 뒤 뿔뿔이 흩어진 유대인의 핍박은 19세기까지 1900년 동안 이어졌다. 종교와 정치, 사회적으로 유대인은 그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고, 동화될 수 없었다. 히틀러의 나치에 의한 유대인 멸절 계획은 유대인에게 최후의 환난이나 다름없었다.
AD66년에 일어난 유대인들의 봉기는 73년에야 끝났다. ‘유대인 대봉기(Great Jewish Revolt)’라 불리게 된 이 참혹한 전쟁으로 예루살렘은 파괴되고 신전은 불탔다. 당시 유대 국왕 아그리파(Agrippa) 2세의 추종자들과 신전의 승려들을 중심으로 한 유대인 사회의 지배 계층은 작은 민족이 로마 제국에 맞서는 것의 무모함을 잘 알았고 로마와 타협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로마의 동화 정책으로 자신들의 신앙이 영향을 받는 것에 분개한 주민들은 로마와의 전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분열은 끝내 주화파에 대한 주전파의 박해로 이어졌다.



열심당원들(Zealots)을 중심으로 한 주전파의 그런 태도가 궁극적으로 예루살렘의 함락과 신전의 파괴를 부르리라고 예견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는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Johanan ben Zakkai)였다. 로마와의 싸움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자, 그는 68년 6월에 관 속에 누워 몰래 예루살렘을 빠져나와 로마군 진영으로 향했다. 그동안 베스파시아누스가 한 행동을 보고, 요하난은 그 로마 장수가 신중하고 너그러운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에게 자비를 호소하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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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호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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