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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文 대통령의 위태로운 下山] 내세울 업적 없이 추락하는 지지율 

부동산 폭등, 코로나19 확산, 검찰개혁 잡음 3大 악재에 콘크리트 지지층도 균열 

이미지 정치 지양하고 정책 전면 수정 않는 한 반등 요소 안 보여
지지율 방치하면 4월 보궐선거 어려워지고, 패하면 곧바로 레임덕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정부의 치적과 희망을 부각했지만 서민의 체감경제가 나아지지 않는 한 회복은 요원하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지만 잘한다.’ 논리적으로 성립 불가능한 모순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는 몇 년째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시중 여론조사 전문가의 증언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70%가 나올 때도 있다. 45%가 나올 때도 있다. 요즘처럼 30% 중반대로 나올 때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긍정 평가 이유다. 어느 때에나 ‘잘 모르겠다’ 혹은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가 1등으로 나온다. 다시 말해 지지자들도 문 대통령이 뭘 잘하는지 확실히 내세울 게 없다는 뜻이다.”

결국 문 대통령 지지율은 “감성의 영역”이라고 그는 해독했다. 반면 문 대통령에 관해 부정 평가를 하는 이들은 꽤 많은 실질적 근거를 적시하고 있다. 경제, 부동산, 불공정, 독선, 코로나19 방역 미숙 등이 그것이다. 대부분 국민의 생활 혹은 가치관과 직결된 사안이다. 삶이 피폐해질수록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철옹성인 줄 알았던 30~40대 남성, 20대 여성 지지율마저 흔들리는 이유다.

2021년 1월 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35.1%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1.2%에 달했다. 처음으로 60%대를 돌파했다. 반등 요소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9일 열린 대선에서 득표율 41.1%를 기록했다. 2020년 12월 이후 이 지지선이 아래로 뚫렸다.

문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체감 온도는 말(言)의 쓰임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지지)’, ‘이문덕(이 모든 게 다 문재인 덕분)’, ‘이고상(이니 형 고마워 부동산 상투 안 잡게 해줘서)’ 같은 조어(造語)는 원래 집권 초, 문 대통령 지지층에서 만들어낸 어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이런 말에 하나같이 놀림과 냉소를 담아 문 대통령 반대 진영에서 활용하고 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기획하는 ‘이미지 정치’도 효험이 반감되는 추세다. 일례로 2020년 12월 10일 KBS에서 방송된 문 대통령의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 흑백중계는 지지율 반등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당시는 부동산은 끝없이 치솟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는 기약 없이 불어나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사활을 걸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하려는, 첨예한 시국이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렉카 대통령’이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했다. 렉카로 불리는 견인차는 교통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나타난다. 그러나 그 신속함의 목적은 피해자 구조나 사건 해결이 아니라 자기들의 이익에 있다. 문 대통령을 비토하는 이들은 “숟가락 얹을 일에는 귀신같이 나서고, 정말 필요한 사안에는 숨어버린다”고 불신한다. 가령 일자리, 소득주도 성장, 부동산, 윤석열, 원전 같은 갈등 이슈에는 대통령의 명확한 메시지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 자신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안정화하고 있다. 특히 서민의 전월세가 과거에 비해 안정된 상태”라고 밝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후로도 14개월 가까이 서울과 지방, 매매와 전월세를 가리지 않고 신고가 행렬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도 소통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2020년까지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는 총 6번이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5회) 다음으로 적은 숫자다.

“자신 있다”던 부동산에서 지옥문 열려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문 대통령의 코어(핵심) 지지층을 45%로 분류해왔다. 2020년 4월 총선까지 문 대통령 지지와 반대 비율은 상당 기간 45% vs 45%로 팽팽히 대치했다. 나라를 반쪽 냈다고 할 만한 ‘조국 사태’ 때에도 이 45%는 문 대통령을 뒷받침했다. 이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자 지지율은 70%대까지 치솟았다. 건국 이래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치는 최초의 대통령이 무난해 보였다. 이랬던 지지율이 불과 8개월 사이에 반 토막 난 셈이다. 콘크리트처럼 여겨왔던 40~45% 지지율이 붕괴된 것이다.

그 원인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권 관계자 다수는 3가지 요소, ▷부동산 ▷윤석열 ▷코로나19 방역을 트리거로 꼽는다. 이 중에서도 부동산 폭등을 가장 치명적 뇌관으로 봤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보면 30대와 40대 남성 지지율이 유의미하게 빠졌다. 이것이 무얼 의미하겠는가? 그들은 집을 구하기가 너무 힘든 현실과 마주한 것이다.”

2021년 부동산은 역대급 매도자 우위 시장이다. 2020년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13.5를 찍었다. 한국부동산원(전 한국감정원)에서 내놓는 매매가격 지수는 2017년 11월 아파트 가격을 기준(100)으로 삼아 가격 수준과 변동률 등을 고려해 산출한다. 이 숫자가 100을 넘기면 ‘과열’로 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0년 12월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지수는 113.5로 찍혔다. 역대 최고 수치다. 전국 아파트 기준으로도 이 지수는 같은 기간 106.2로 나타났다. 2020년은 전국이 ‘집값 불장’이었다고 볼 수 있다.

30~40대 여성층 빼고 다 흔들리는 이유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2020년 12월 29일 변창흠 국토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지만, 부동산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은행이 집계한 2020년 집값전망지수도 역대 최고인 132에 달했다. 이 지수는 2013년 1월부터 매달 발표되고 있다. 특히 2020년 11월 130을 돌파했고, 이어 12월 132까지 올라갔다. 절대다수의 부동산 시장 참여자가 ‘1년 뒤 주택 가격이 지금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예측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판단하는 가장 큰 요인은 ▷초(超)저금리 ▷공급 감소 ▷전월세 상승으로 압축된다. 2020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였다. 코로나19로 경제 침체가 우려되는 환경에서 당분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막겠다는 의지로 돈을 풀고 있다. 화폐가치 하락을 우려한 사람들은 저축하지 않고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실물시장으로 이동했다.

이런 흐름에서 강남 등 서울 요지의 부동산은 안전자산 지위를 확보했다. 원래 부동산은 중(中)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은 ‘은행 예금만큼 안전하며 주식만큼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리미티드(limited) 재테크 수단으로 격상됐다. 그 이유는 땅이라는 한정된 재화에서 공급되는 부동산의 특수성 때문이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고백했듯 아파트는 부족하다고 빵처럼 밤새워 만들 수 없다. 최소 3~4년 이상 걸리고, 그나마 지을 수 있는 땅은 제한돼 있다. 사실 공급 감소 우려는 문 정부 초기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청와대, 국토부, 서울시 등은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 투기가 문제”라는 전제에서 정책을 짰다. 공급 대책보다 세금 강화 등 수요 억제에 치중했다.

그 결과 아파트 입주물량은 서울이나 수도권 새 아파트를 원하는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0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19만3000호다. 2021년은 18만8000호로 줄어들 예정이다. 서울 아파트로 국한하면 더욱 엄혹하다. 2021년 입주물량은 4만1000호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물량에서 일정 비율은 공공임대아파트로 채워진다.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원하는 민간 건설사 공급은 2020년 8월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실시된 이래 한층 소극적이 됐다. 그러나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020년 12월 22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2021년 공공임대 공급 대책 물량을 포함한 주택 총 46만 호, 아파트 기준 총 31만9000호를 공급할 것”이라며 “충분한 공급”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비(非)서울 혹은 지방에 짓는다. 시장이 원하는 공급과 괴리가 있다.

그래도 40% 넘게 문 대통령 지지율이 유지됐던 이면에는 대다수 서민층, 젊은층에게 ‘서울과 수도권 요지 집 구매는 어차피 나와 먼 이야기’라는 이질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20년 하반기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며 부동산 정책 실패 여파는 고스란히 이들에게도 전이됐다. “2018년 ‘모두가 강남에 살 필요 없다’에서, 2019년 ‘모두가 서울에 살 필요 없다’가 되더니, 2020년 ‘모두가 집을 살 필요 없다’까지 흘러갔고, 2021년에는 ‘모두가 살(生) 필요 없다’가 될 판”이라는 체념과 원성이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들끓고 있다.

이에 관해 여론조사 관계자는 “이제 30~40대 여성층을 제외하면 전 연령대가 돌아서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는 “맘(mom) 카페 회원층인 30~40대 여성은 문 정부로부터 가장 많은 복지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예외”라고 봤다. 반면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고, 가정을 이루는 연령층인 상당수 20~30대 남성은 시작도 해보기 전에 부(富)의 사다리가 끊어진 현실과 직면한다.

방역도 경제도 못 잡자 실망


▎피트니스협회 관계자들이 5일 민주당 당사 앞에서 스쾃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생존권 시위를 벌였다.
한국갤럽이 2021년 1월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긍정 38%, 부정 55%였다. 긍정은 가장 낮았고, 부정은 가장 높았다. 여론조사 관계자는 “최근 부정 평가 이유에서 독특한 현상 하나가 발견되고 있다”며 “문 정부 지지 이유 중 1위였던 코로나19 대처가 부정 평가 이유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긍정 평가 이유 중 코로나19 대처가 1위(38%)였다. 반면 부정 평가 이유에서도 코로나19 대처는 2위(16%)였다. 부동산 정책(22%) 다음으로 높았다.

문 정부가 자랑으로 내세웠던 ‘K방역’ 자부심에 균열이 생겼고, 그 자리를 의구심이 대체하고 있는 형세다. 그 이유에 대해 야권 관계자는 이렇게 해석했다. “전 국민이 1년 가까이 자유를 헌납했다. ‘(국가가) 시키는 대로 마스크를 썼고, 거리두기를 했고, 가게 문을 닫았지만, 더는 못 참겠다는 아우성이 표출된 것이다. 국민이 참아준 시간 동안 ‘백신 확보 같은 할 일은 안 하고 방역을 권력 유지와 홍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불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 편가르기만 봐도 그렇다. 이제 국민은 ‘코로나 걸려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마찬가지다. 생존을 위해 자유를 다시 돌려 달라’고 이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2021년 1월 5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1000명을 돌파했다. 겨울철 코로나19 3차 웨이브가 현실화하자 사회적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를 1월 17일까지로 연장했다. 2.5단계가 되자 헬스장, 실내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 체육시설 영업은 빈사 상태에 빠졌다. 서울과 경기, 부산 지역의 헬스장 300곳은 1월 4일 정부의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영업을 강행했다. 이들이 상경해 민주당사 앞에서 스쾃 자세로 시위 퍼포먼스를 벌이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려 20만 명의 동의를 얻자 정부는 “향후 영업 허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이에 관해 서대문구의 한 시민은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주 평균 확진자 800~1000명 이상)을 충족해도 원칙대로 하지 않는다. 집단으로 반발하면 슬며시 기준이 바뀐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정부의 우선순위는 방역도 경제도 아니라 지지율이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1년이 다 되도록 방역도 경제도 잡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자 여권에서는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이전인 2~3월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의견이 연초부터 등장했다. 이에 관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경기 진작을 위해 전 국민 지원도 할 수 있다”며 반대하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원을) 해야 하고, 규모는 1차 재난지원금을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적극 찬성을 주장했다. 문 정부와 민주당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에 달하는 전 국민 지급을 관철시켰다. 이는 민주당 선거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그러나 그때에 비해 지금은 ‘문재인 정부 심판’ 프레임이 훨씬 견고해졌다. 그 바로미터가 ‘윤석열 현상’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지지율은 30%(2021년 1월 3일 리얼미터 발표)를 돌파했다. 30.4%로 나타나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20.3%)와 이낙연 대표(15%)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윤 총장 지지율은 역(逆)으로 움직이고 있다. 철저하리만치 제로섬 게임이다. 문 대통령 긍정 평가가 떨어지고 부정 평가가 올라갈수록 윤 총장 지지율은 상승하는 구조다.

온라인에선 “문 대통령의 유일한 업적은 윤석열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임명”이라는 냉소적인 풍자가 나오고 있다. 윤 총장과 최 감사원장이 여론의 지지를 얻는 이유는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에 대한 저항심이라고 축약할 수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20년 7월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소위 검찰개혁에 관한 그의 신념을 이렇게 밝혔다.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을 정점으로 해서 임명받은 법무부장관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입장에서 통제를 하는 것은 국민을 대신해서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민주적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의식의 틀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 징계를 감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응수했다. 추 전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은 다수에 의해 선출된 권력의 권한을 어디까지로 보느냐는 세계관·가치관의 충돌인 것이다.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에 대한 저항


▎윤석열 검찰총장은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언쟁을 불사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주류는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의 범위를 최대한 확장하려는 쪽에 해당한다. 사법부 판결로 윤 총장 직무정지가 불발되자 “대한민국이 사법의 과잉지배를 받고 있다는 국민의 우려가 커졌다”(이낙연 대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력을 정지시킨 사법 쿠데타와 다름없다”(김두관 의원), “입법을 통해 검찰, 법원이 국민에게 충성하도록 만들겠다”(김용민 의원), “검찰총장 등 검사들에 대한 탄핵은 입법부에 주어진 고유한 견제 수단”(박주민 의원) 등의 쏟아진 민주당 내 발언은 ‘사법부도 선출된 권력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정서를 가감 없이 나타내고 있다.

반면 윤 총장을 지지하는 여론은 “다수에 의해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는 그들과 뜻을 같이하지 않는 소수를 억압하겠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경계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아무리 다수를 등에 업은 권력이 원해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전문가의 책임감을 현 정부가 부당하게 탄압한다고 여기는 시각이다. 윤 총장과 최 감사원장을 둘러싼 여론의 지지는 결국 자신들만 옳다고 믿는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에 관한 견제심리의 작동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문 대통령이 ‘문빠’로 상징되는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는 한, 윤 총장 지지율은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중도층을 다시 흡인하기 위해 문 정부가 내밀 수 있는 카드가 더는 마땅치 않은 환경이다. 이제 와서 ‘통합’을 외친다고 그 진정성이 바로 통할 리 없다. 적폐청산과 공정, 반일(反日)과 남북관계 같은 외부요소를 끌어들이기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의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에 관한 국민적 반감의 골이 꽤 깊다.

어쨌든 떨어지는 지지율을 마냥 방치하면 4월 보궐선거가 어려워지고, 거기서 패하면 곧바로 레임덕으로 직행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12월 30일 추미애 장관을 내보내고, 박범계 의원을 새 법무부 장관으로 투입했다.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으로 낙점했다. 그다음 날인 31일에는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신현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민정수석으로 영입했다. 문 대통령은 측근이자 정치색이 강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배제하고 LG CNS 부사장 출신인 유 전 장관을 선택한 것이다.

취약점인 부동산 정책에선 역대 최장수였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하차시키고,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수장을 바꿨다. 변 장관은 설 연휴 전까지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했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하고 있다. 변 장관이 시장이 원하는 공급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코스피 3000시대와 따로 가는 지지율

청와대와 민주당은 나름 수(手)를 써보고 있지만, 전면적 정책 전환이 아닌 한 여론을 되돌리기에 요원한 국면이다. 리얼미터가 1월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35.5%로 더 내려갔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60%대(60.9%)를 넘겼다. 민주당 지지율(29.3%)도 국민의힘(33.5%)에 밀리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신년사를 발표했다. 2021년의 목표에 대해 “회복과 도약 그리고 포용을 더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해선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에게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역풍을 맞고 있는 ‘검찰개혁’에 관해서는 “권력기관 개혁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일”이라며 “우리는 지난해 오랜 숙제였던 법 제도적인 개혁(공수처법 통과 등)을 마침내 해냈다”고 주장했다.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코스피 3000시대, GDP 규모와 성장률 등을 근거로 “이제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과 경제 선방에 정부여당의 지분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국민은 여론조사를 통해 표시하고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GDP와 주가지수는 대다수 서민에게 공허한 이야기다. 고용과 부동산처럼 체감하는 삶이 나아지지 않는 한 대통령 지지율 회복은 유지만 해도 선방일 것”이라고 평했다. 강 교수는 “지난해 총선 승리 이후 그 좋은 조건에서 부동산 등 정책 전환 기회를 놓치고 검찰개혁 같은 정치적 편 가르기에 치중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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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호 (202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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