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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인터뷰] ‘행복도시 프로젝트’ 펼쳐 든 박형준 부산시장 

“혁신과 통합으로 싱가포르와 겨루는 국제경제도시 만들 것 

■ 경제 성장과 삶의 질이 선순환 일으키는 ‘부산이 먼저 미래로’ 추진
■ 가덕도신공항과 부·울·경 메가시티 위해 민주당과도 공조할 생각
■ 코로나19 방역과 경제·복지 다 놓치지 않을 것… 긴급재난지원 필요
■ 부동산 공급 일차적 주체는 민(民)… 관사는 시민 품으로 돌려줘야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의 미래 10년’을 바꾸는 첫발을 내디뎠다.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박 시장은 행복과 매력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박형준(61) 부산시장은 4월 8일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취임사를 발표했다. 4·7보궐선거에서 62.76%(96만1576표·부산 16개 구·군에서 전승)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부산시민의 선택을 받은 바로 다음 날이었다. 보궐선거의 특성상,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취임해야 했다. 밤을 새워가며 직접 쓴 취임사에서 박 시장은 “부산의 행복”을 강조했다. 무형적 가치를 유권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는 것이 정치의 기술이다. 박 시장은 “행복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 경제가 중요하다. 성장과 혁신 없이는 일자리도 없다”고 말했다. 결국 경제적 윤택함이라는 하부구조가 다져졌을 때, 삶의 질이라는 상부구조도 올라갈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관(官)이 지식과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는 끝났다. 민(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현장의 전문성을 개방적으로 수용하며 행정은 문제 해결의 촉진제가 돼야 한다”는 말에서 박 시장의 시장친화적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

4월 12일 오후 부산시청 시장 집무실을 찾았다. 각종 현안에 관한 보고가 분 단위로 이어지고 있었다. 시청 직원들은 “시장님이 주말에도 업무를 봤다”고 전했다. 시간을 쪼개서 만난 박 시장의 얼굴과 목소리에는 피곤함을 뛰어넘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인터뷰하는 동안, 휴대폰에서 쉴 새 없이 문자음이 울렸다.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감당해야 하는 리더의 숙명이 고스란히 체감됐다.

부산의 ‘10년 후’를 바꾸겠다는 결의

압승의 여운을 느낄 틈도 없어 보인다.

“생각보다 격차가 훨씬 더 벌어져서(28.25% 차이) 기쁨보다 민심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저나 국민의힘이 잘해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권의 여러 문제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부산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신 게 아닌가 싶다.”

2030세대의 표심이 민주당에서 이탈해 국민의힘으로 이동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런 흐름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중대한 과제가 됐다.

“저의 모든 공약의 초점이 부산의 청년에 맞춰져 있다. 청년의 미래가 없는 도시는 생명력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 특히 부산의 23개 대학 가운데 10개 가까이가 정원이 미달된 심각한 상황이다. 대학생들이 (졸업 후)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보니까 (부산을) 떠나는 비중이 너무 높다. 이 흐름을 되돌려놓지 않으면, 부산의 10년 뒤를 생각하면 굉장히 비관적이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 청년이 머무르고, 청년에게 매력 있고, 청년이 삶을 투자할 만한 산학(産學)협력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와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부산미래혁신기획위원회(위원장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를 출범시킨 것도 그런 맥락인가?

“단순히 경제적 성장만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 복합적 접근을 위해서는 철학이 필요하다. ‘행복도시’, ‘부산 공동체의 정체성’, ‘기후변화 시대에 그린스마트시티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 등의 화두에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 중심 고리는 경제의 혁신이다. 이 모든 것이 분리돼 있는 게 아니라 연결돼 있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비전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업가, 외국인, 문화계 인사 등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부산이 먼저 미래로’와 같은 방향을 잡아줄 것이다.”

박 시장의 보장된 임기(1년 3개월)를 고려하면 촉박하지 않을까?

“부산미래혁신기획위원회가 시정의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이다. 제 임기는 비록 1년여 남짓이지만, 위원회에서는 부산의 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구상하고 제언할 것이다.”

부산미래혁신기획위원회가 설정한 비전은 무엇인가?

“‘동북아 제2의 싱가포르 국제경제도시 부산’이 그것이다. 여당인 민주당의 좋은 공약과 전략, 비전도 포용하면서 협치를 이뤄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여야 가리지 않고, 지역경제 발전과 주민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흑묘백묘’ 정신으로 나가겠다.”

부산미래혁신기획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1달 이내로 짧다.

“1기는 짧고 굵게 갈 예정이다. 3주 정도 활동하고 나면,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이후 전문 싱크탱크 정책자문위원회로 분화할 생각이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내는 게 아니라 정무적 비전을 제시하는 곳이다. 지금 부산에 가장 필요한 투자 유치, 프로젝트 등을 구현해내는 작업을 맡는다. 민간 쪽의 좋은 아이디어나 기획을 전달하는 창구가 됐으면 한다.”

문화적 매력이 넘치는 도시로


▎2021년 4월 8일 첫 출근길에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청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 사진:부산시
당선 직후 민주당과의 협치도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마냥 협조적일 순 없지 않겠나?

“부산 국회의원들, 김영춘 민주당 후보와 통화를 했다. ‘선거는 선거고,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불가피하게 정당이 달라 논쟁을 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의 정책을 비교해보면 적어도 지역 발전에 관해 동의의 기반이 대단히 넓다. 일례로 가덕도신공항을 비롯해서 민주당이 내놓았던 여러 정책을 가져다 써도 별 상관이 없을 정도다. 폭넓은 동의의 기반 위에서 힘을 합치자는 의견을 같이하고 싶다.”

임기 동안 꼭 각인하고 싶은 부산 시정의 브랜딩이 있다면?

“임기가 짧아서 (1년 3개월) 임기 동안에는 못할 것 같지만, 지금 출발을 해서 5~10년 정도면 결실을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어반루프(urban roof, 도심형 초고속철도)가 그중 하나다. 또 부산 북항을 새로운 부산의 메카(중심지)로 만드는 일, 에코 델타시티를 신산업의 중추 기반으로 만드는 일, 부산을 아름다우면서도 문화적 매력이 넘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꿈이다.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 콘텐트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부산에 해양 공공디자인 개념을 이식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해양친수(親水)공간(waterfront area, 해양을 조망할 수 있는 수변공간)을 포함한 해양 개발은 앞으로 부산이 나아갈 길이다.”

청년이 떠나고, 기업이 오지 않고, 돈이 몰리지 않는 악순환을 끊겠다고 했다.

“부산을 실리콘밸리와 같은 산학협력도시로 만들겠다. 부산 내 23개 대학과 기업을 연결해 산학협력 도시를 조성한 후, 금융 특구·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 선도 도시로 가꿔갈 계획이다. 아울러 전통 제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 신사업을 3개 이상 유치하겠다. 그리고 총 500개 기업을 창업하도록 돕겠다.”

‘15분형 도시’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시민들이 도보나 간편한 이동 수단을 이용해서 15분 안에 직장과 생활편의시설, 문화시설,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 환경을 바꿔나갈 것이다. 또 가덕도신공항에서 북항을 지나 동(東)부산까지 15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도록 어반루프를 도입하겠다. 어반루프 기술은 선진국에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추진 중인 미래 산업이다.”

오거돈 전임 시장 체제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전임 시정의 비전이 불명료하고 백화점식이었다면, 저는 시정의 가치와 비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체화해서 시민들에게 알려 드리려고 한다. 전임 시정을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정은 축적의 성과이며, 긍정적 축적물은 계승해야 한다.”

“가덕도신공항에 정치 개입하면 안 돼”


▎부산시장 관사.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곳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박 시장이 당선된 뒤 여야 정치지형이 다소 변했다.

“가덕도신공항은 이미 법적으로 불가역적인 상황이다. 부산의 미래 운명을 좌우할 과제이기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야당 시장이 당선돼서 정부와 여당이 비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듯한데, 내년에 대통령 선거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 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정치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전타당성 조사를 곧 시작할 터인데 되도록 시간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에 맞추려면 시간이 늘어져서는 안 된다.”

내년에는 대선이 있다. 자칫 가덕도신공항이 정치논리에 휘말릴 수 있다.

“가덕도신공항을 어떻게 지어서 미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 정치가 개입할 소지는 없을 것이다. 여야 누구도 가덕도신공항을 지체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던 날,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울산·경남 정치권에 초당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단기적 플랜에 대해서도 묻겠다. 가장 시급한 지점은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다.

“방역과 경제와 복지가 같이 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극복 비상대책회의를 이번 주부터 매주 시작할 것이다. 관련 이슈에 관해서 민·관·학이 다 같이 참여해서 광범위한 합의, 최적의 결정, 신속한 집행이라는 원칙하에서 협치와 소통을 이뤄낼 것이다.”

가장 타격이 큰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방책은 무엇인가?

“긴급재난지원이 필요하다. 중앙 정부와 별도로 부산시에서 할 수 있는 정책을 모으고 있다. 1년 정도 버틸 수 있게 되면 코로나19가 끝났을 때도 잘해나갈 수 있을 것이니 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대료 1억5000만원 무이자 지원 ▷소상공인 특별자금 상환 일시연장 ▷전통시장 근거리·전국 배송체계 구축 ▷동백전 충전 한도와 캐시백 증액 추진 등이 그것이다.”

부·울·경 메가시티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인 김경수 경남지사, 송철호 울산시장의 협조를 끌어낼 방편은 있나?

“취임 후 그분들과 통화를 했다. 협력하기로 했다. 제가 초청을 해서 이번 주 금요일(4월 16일) 김경수 지사가 부산에 와서 메가시티에 대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너무나 중요하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과거에도 이슈였지만, 실행되지 못한 바 있다.

“사실 부·울·경 메가시티 의제는 제가 먼저 던졌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5+2 광역경제권’을 국가 시책으로 확정했다. 그 뒤로 이어지지 못하다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우리 부산의 목소리를 조금 더 키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든다. 물과 에너지 문제, 산업 클러스터, 대학 연구개발 기능 등 부산시의 현안이 많다.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계속 얘기해나갈 생각이다.”

부산도 부동산 문제로 근심을 앓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공공이 해야 할 영역, 민간이 해야 할 영역이 있다. 민간의 영역 가운데 중요한 일은 필요한(수요가 높은) 지역에 필요한 주택을 적절히,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급의 일차적인 주체는 민간일 수밖에 없다. 물론 아무 곳이나 풀어줄 순 없지만, 필요한 곳이라면 재건축을 빨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재개발·재건축에 통상 15년에서 20년 정도 걸리는 기간을 대폭 줄이려고 한다. 법령을 고치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단계만 축소하고, 통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서 젊은 층에게는 언감생심이 됐다.

“다양한 공공주택이 필요하다. ‘공급하니까 따지지 말고 가서 살라’가 아니라 수요에 맞는 공급이어야 한다. 또 청년층, 신혼부부들한테 주거자금을 상당 기간 무이자로 빌려주는 것도 곧 협의를 할 것이다. 적어도 하반기부터는 진행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 신혼부부들이 살고 싶은 곳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을 5년간 무이자로 해주는 방식이다.”

박 시장 당선으로 부산의 재건축·리모델링 단지들의 인허가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공급 시그널은 원론적으로 필요한 방향이겠지만,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런 부분도 살펴볼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공급이 늘어난다는 신호만 줘도 시장은 가격이 더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부산의 주거 현실을 보면 과도한 집값 상승으로 아무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을 해도 아파트 한 채 장만하기 어렵다. 도시 외곽의 신도시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30년 이상 노후 건물이 60%가 넘을 정도로 매우 열악한 상태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는 박 시장의 어반루프나 ‘15분형 도시’ 프로젝트에 대해 의문과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무리다 싶을 정도의 도전정신이 없으면 미래 기술은 선점할 수 없다. 어반루프는 10년 프로젝트다. 한 번도 단기간에 가능하다고 제시한 적은 없다. 지금부터 내년까지 충분한 사전 타당성 검토, 기획과 용역을 거칠 것이다. 용역이 완료되고 계획을 수립하는 데만 4~5년은 걸린다. 다만 (사전 작업이 완료되면) 실제 공사는 오히려 시간이 덜 걸리게 될 것이다. 초기부터 쟁점화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부산시장 관사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장 업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관사에 입주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누차 밝혔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출퇴근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관사를 돌려받기를 원한다. 거기에 맞춰서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다. 관사를 공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논의 중이다.”

수영구 남천동 소재 부산시장 관사는 5500평 면적에 관리비만 1년에 2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리비 2억원은 집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다. 총 5500평인데 시민에게 개방되는 공간과 정원, 어린이 이용 공간 등을 관리하는 비용이 포함된 것이다. 정원 등의 공간은 이미 시민에게 모두 돌려 드렸다.”

관사를 어떤 형태로 시민에게 돌려줄 것인가?

“관사 건물은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이다. 이 작품을 훼손하지 않는 보존 방법이 필요하다. (프랑스의 세계적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제자인) 김중업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건축가다. 그동안 관사 관리가 잘못되어 있어서 훼손된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존의 틀 안에서 어떤 용도로 쓸지는 계속 고민 중이다. 면밀히 검토하고 이른 시일 내에 알려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공무원 조직을 존중하는 시정 펼 것”


▎박형준 부산시장은 협치를 지향하고, 민간의 자율성을 장려하는 토양 위에서 부산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거돈 전임 시장 시절에 관해 ‘시정 농단’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선거 때 이야기였다. 더는 그런 말을 안 하고 있다. 예전에 정무직 라인들의 시정 전횡 요소들이 좀 있었다고 보인다. 저는 정무 라인을 그렇게 활용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공무원 조직을 존중하는 시정을 하겠다.”

취임 직후 첫 인사에서 김봉철 비서실장, 김광회 행정자치국장 등 예상보다 소폭의 인사만 단행했다.

“지금은 인사 시즌이 아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으니 시급한 업무를 먼저 처리한 뒤, 7월 초 정기인사가 있을 때 조직을 조금 더 강화할 생각이다. 큰 틀에서 흔들지는 않을 것이다. 조직개편과 함께 인사를 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인사를 크게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적정 규모로, 필요한 만큼만 할 것이다.”

청년을 위한 정책, 인재 육성에 대한 대응에서 박 시장의 성패가 갈릴 듯하다.

“부산 인구는 340만 명이다. 지역내총생산(GRDP)만 봐도 대한민국 2위 도시가 맞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심각하다. 1인당 GRDP는 꼴찌에서 둘째다. 청년 인구는 부산 전체 인구의 20%밖에 안 된다. 해마다 인구는 5만 명 정도 줄고, 그중 1만2000명 정도가 청년이다. 가장 큰 원인은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2030세대 탈이념·탈진영 성향에 주목해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기업이 투자하지 않는 한, 인재가 몰리고 양성될 리 없다. 대학이 죽으면 인재는 떠날 수밖에 없다. 작년만 하더라도 상위 20% 성적을 가진 청년의 80%가 부산을 떠났다. 인재가 떠나니 기업이 올 수 없다. 이런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는 게 시급하다. 각 대학 특성에 맞는 산학협력 지원을 통해 5년 안에 부산을 우리나라의 대표적 산학협력 도시로 만들겠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샌디에이고, 노스캐롤라이나, 피츠버그, 보스턴까지 성공한 혁신도시들의 공통점은 산학협력이다.”

산학협력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분야는?

“영상, 문화 콘텐트, 관광 마이스 등 특화된 산학협력단지를 만들어 대학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파리의 스테이션 F처럼 일하는 공간과 주거 공간, 여가 공간을 통합한 콤팩트시티를 2개 이상 조성할 계획이다. 선거 과정에서 이스라엘 요즈마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3년간 2000억원의 창업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5년간 1조2000억원대로 확대해 스타트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

4·7보궐선거를 통해 서울과 부산의 20~30대 유권자(특히 남성) 층이 스윙 보터로 떠올랐다.

“2030세대의 상당수는 탈이념·탈진영 성향을 보인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소수 의견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에 몰표를 줬다. 그러나 이후 문 정부의 실정, 무능과 위선에 시민들이 투표로 답했다. 공정과 정의를 강조했던 여권의 민낯은 ‘내로남불’이었다. LH 사태로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폭발했다. 또 ‘인국공 사태’ 등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낄 일련의 사건이 연속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반사이익을 봤지만, 정권 교체를 노리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언제든 위협으로 전환될 수 있는 환경이다.

“합리적인 정책 소통과 포용, 협치가 없다면 민심은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 코로나19 극복, 가덕도신공항을 기회로 삼는 부산의 미래 정책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범 사례를 보여준다면, 계속 민심을 붙잡을 수 있을 것 같다.”

- 글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최재승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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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호 (202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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