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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선도기업 (4)IBK기업은행] 중소기업 ESG의 동반자, IBK기업은행 

‘탄소금융’에 전력하는 윤종원 행장 

핵심고객 중소기업 위한 ESG 전담조직 신설… 청와대·금융위·금감원과 연대
탄소배출권 시장조성·ESG채권·일자리 채움펀드 등 수익보다 사회공헌 집중


▎2021년 3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신입 행원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ESG경영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IBK기업은행
IBK 기업은행은 2021년 1월 ESG(친환경·사회적책임경영·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경영)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취임 한 돌을 맞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지시였다. 기존에도 은행 내에서 사회공헌이나 컨설팅 부서 등, ESG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렇게 분산된 상황에서는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윤 행장은 아예 ESG에 전념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한 것이다. 유인식 ESG경영팀장은 공학박사 출신이자 국무총리실 산하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유 팀장은 “IBK기업은행의 ESG 활동은 중소기업이 타깃이다. 고객사들과의 상생이 콘텐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이나 대기업과 달리 IBK기업은행의 핵심 고객은 중소·중견기업들이다. 현실적으로 이들은 ESG에 신경 쓸 여력이 많지 않다. ‘이런 환경을 이해하는 토대 위에서 ESG를 탑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 IBK기업은행 ESG경영팀의 목표다. 윤 팀장은 “강요하고 평가하는 방식은 대상이 대기업일 때 가능하다. ESG를 못한다고 패널티를 주는 방식은 기업은행의 역할이 아니다. 중소기업한테는 잘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채찍이 아니라 당근을 제공하는)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를 CEO의 어젠다로 만들다

관건은 중소·중견기업에게 ESG를 해야 할 필연성을 일깨워주는 데 있다. 상당수가 하청업체 신문인 이들 회사들 입장에서 (갑의 관계에 있는) 은행이나 대기업 눈치를 보고 마지못해 하는 ESG라면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ESG가 지속가능하려면 중소·중견기업 경영자들에게 ‘ESG에 집중하면 실질적 이익이 생긴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IBK기업은행은 타깃 포인트를 찾았다.

유 팀장은 “IBK기업은행의 목표는 ESG를 중소기업 CEO들의 어젠다(agenda)로 만드는 것이다”라며 “근본적으로 CEO가 움직여야 선순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핵심 정책이 ‘동반성장 협력대출’에 ESG를 탑재 시킨 모델이다. 동반성장 협력대출은 IBK기업은행과 대기업이 자금을 조성해서 만들어진다. 대기업이 관계하는 중소기업들 중 추천하는 회사에 대출을 저리로 지원해주는 제도다.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취지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목적일 수 없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동반성장 협력대출에 관한 시장점유율을 90%나 차지하는 근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동반성장 협력대출에 ESG를 적용하는 공간을 IBK기업은행은 찾아냈다. “(거래하는 대기업 중에) ESG를 잘하는 의식 있는 중소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ESG를 못했다고 벌을 주는) 네거티브 평가를 원하지 않는다. ‘재무제표만 보지 말고, ESG를 잘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있으면, 추천기업 명단에 올려서 은행으로 보내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저리자금으로 협력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면 ESG로도 대기업의 인정을 받게 되는 셈이다. 실제 그 자금을 받으려고 (중소·중견기업들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러면 CEO의 어젠다가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고리로서 IBK기업은행의 ESG가 활성화될 수 있다.”

윤 행장 취임 후의 지향성과 별개로 IBK기업은행은 이전부터 ESG 관련 상품을 출시한 사례가 있었다. 늘푸른하늘 통장과 그린카드가 그것이다. 늘푸른하늘통장은 친환경차량 보유, 대기매연 저감장치 설치 등 저공해사업 참여기업에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개인 가입자에도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차량 이용, 노후경유차 폐차 등을 실천한 경우에 우대금리를 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이 상품으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IBK기업은행은 환경과 교육에 투자하는 NGO 에코맘코리아에 기부한다.

이명박 정부 때 시작한 그린카드를 우리나라에서 1호로 발행한 곳이 IBK기업은행이다. 개인이 친환경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 전기·수소차 충전, 친환경제품 구입 등을 실천하면, 가맹점에서 적립금 등의 혜택을 주는 구조다. 이외에도 주로 E(환경)와 S(사회)에 관한 대출 및 투자 상품을 내놓았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 에너지·환경 테마 기업을 대상으로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늘푸른하늘대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태양광발전시설자금대출 ▷대기오염 방지, 온실가스 감축, 유해화학물질 저금 등 환경설비 및 안전설비에 신규 투자하는 기업에 지원하는 대출 상품인 환경·안전·설비 투자펀드 ▷에너지절약 시설에 대한 신·증설이 필요한 기업으로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융자 추천을 받은 기업을 지원하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 자금 ▷대기업, 발전사, 은행 공동으로 ‘신재생 에너지 상생보증 펀드’를 조성해 보증기관에 출연하고,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대출하는 상품인 신재생에너지 상생보증부대출 ▷태양광 발전 사업 칠 에너지저장 장치 사업에 PF투자하는 신재생에너지 투자 ▷신용보증재단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취약계층에 사회적 서비스·일자리 제공·지역사회 공헌 등 사회적 목적 추구와 동시에 재화·서비스 생산 판매 등을 영위하는 기업) 등에 신용보증부 대출 금리 우대를 지원하는 사회공헌기업 보증협약 대출 등이 있다.

IBK기업은행은 ESG 관련 특수목적채권도 2018년 이후 총 4조70억원을 발행했다. 특수목적채권은 그린본드(E에 해당), 소셜본드(S에 해당), 지속가능채권 등 목적성을 띤다. 오직 채권에 명시된 목적을 위해서만 자금을 가용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을 상징하는 채권은 중소기업금융채권(이하 중금채)다. 안전상품에 가까운 중금채와 비교하면 ESG채권은 리스크가 있는 편이다. 따라서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은행이 ESG채권을 많이 판다고 수익이 아주 커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감수를 하는 데에는 ESG를 전파하겠다는 선언적 목적이 짙다. 실제 ESG가 시대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오히려 일반 회사채보다 ESG채권의 흥행이 더 잘 되는 분위기다. 실제 IBK기업은행만 해도 2021년 2월과 3월 연달아 원화 ESG채권을 발행했다. 이 가운데 2월 발행 규모 1조500억원은 국내 은행권에서 발행한 ESG채권 규모 중 역대 최대에 해당한다.

‘그린카드’ 국내 1호 발행으로 ESG 선도


▎환경과 금융을 연계한 IBK늘푸른하늘통장과 대출 상품. / 사진:IBK기업은행
중소기업의 ESG활동을 지원하는 비(非)금융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IBK기업은행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인 일자리채움펀드가 대표적이다. IBK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전용 구인·구직 사이트인 i-ONE JOB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면, 구직 축하금으로 취업자 개인에게 50만원을 지급한다. 또 사람을 뽑은 회사에는 1명당 100만원을 일자리채움펀드를 통해 지원한다. 장애인, 특성화고 출신,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 채용기업에는 별도의 우대 지원이 추가된다.

중소·중견기업의 에너지관리, 환경관리 및 인증, 온실가스 감축 지원 컨설팅 서비스를 병행하는 그린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컨설팅센터에 직원 60명을 채용하고 있다. 타 은행에 비해 많은 숫자다. 경영 컨설팅을 비롯해 세무·회계·법률·특허·인사·노모·환경(그린) 등 기업 운영 전반을 망라한다. 1년에 1000개 이상의 컨설팅을 수행한다.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시스템이 구비되지 않은 중소·중견기업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IBK기업은행은 컨설팅 인력을 강화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한국형 뉴딜을 발표했다. 그 핵심 축은 그린뉴딜이다. 그리고 그린뉴딜의 에센스는 탄소중립이다. 금융위원회(금융위)나 금융감독위원회(금감원) 같은 금융기관에서도 대응 부서가 가동되고 있다. 금융위의 녹색금융TF에 들어간 금융회사는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뿐이다. 산업은행은 녹색금융의 확산, IBK기업은행은 리스크에 관한 진단을 맡았다.

또 청와대 중기비서관실 주축으로 구성된 유관기관 합동 ESG 전담반이 2021년 4월 8일부터 조직되었다. 국내외 ESG 관련 트렌드를 공유하고, 공동정책 발굴 및 중소기업과의 연계 방안을 검토한다. 정책발굴에 참여하는 기관 중금융사로는 IBK기업은행이 유일하게 뽑혔다.

탄소중립의 영역에서 금융기관이 할 수 있는 것이 ‘탄소금융’이다. 그 대표적 케이스가 탄소배출권거래제에 관한 영향력이다. 한국에서는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국가가 공인한 시장조성자로 선정됐다. 탄소배출권은 2015년부터 정부에서 시작한 규제 정책이다. 이 배출권은 주식이나 채권처럼 사고 팔 수 있다. 이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하지 않도록 시장을 안정화하는 역할이 바로 시장조성자다. 수익사업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다.

단순히 가격을 조절하는 역할을 넘어서 IBK기업은행은 탄소배출권에 관한 무료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제도가 생소하고, 거래를 어려워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돕는 것이다. 탄소배출권을 사겠다는 기업과 팔겠다는 기업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나섰다. 이러면 거래소에서 배출권을 사고파는 것보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연회비나 거래비용 등을 아낄 수 있다.

금융이 할 수 있는 ESG 실천 방안 적극 모색


▎2021년 3월 9일 열린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 IBK기업은행도 동참했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회사의 ESG는 현실적으로 E(환경)에 집중된다. 환경을 중시하는 경영 문화는 이미 글로벌적 현상이다. 이를 테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그린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회사에는 투자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가령 석탄에 투자하는 회사에는 블랙록이 투자를 끊겠다는 식이다. IBK기업은행이 후발주자로서 ESG경영에 주력하게 된 계기는 윤 행장 취임과 맥을 같이 한다. 윤 행장은 2015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를 역임했다. 이 당시 유엔 SDG(지속가능개발목표)에 참여하며 환경에 대한 글로벌 현상을 체험했다. 그때의 문제의식은 문재인 정부 경제수석을 거쳐 IBK기업은행장을 역임하면서 ESG의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윤 행장은 단순히 지원금을 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도 가치를 창출하는 CSV(공유가치창출)에 주력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미얀마에서 진행한 쿡스토브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사업이다. 아직 환경에 대한 개념이 미약한 미얀마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벌이기 위해 유엔에서 고안한 개념이다. 미얀마 진출 기업이 탄소중립에 기여한 양을 측정해 유엔에서 배출권을 주는 시스템이다. 이 탄소배출권은 달러처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쿡스토브(시멘트와 세라믹 등으로 만든 난로 형태의 고효율 조리 도구) 보급을 통해 이 사업에 참여했다. 쿡스토브를 사용하면 첫째 에너지 효율이 올라간다. 그만큼 나무를 아낄 수 있고, 온실가스가 감축된다. 둘째 가사노동에 시간을 덜 들이게 되면서 여성의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셋째 공기의 질이 좋아진다.

현재는 미얀마 정세 불안으로 일시적으로 철수했지만,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IBK기업은행이 유엔에서 확보한 탄소배출권은 200여개 국내 중소기업에 우선적으로 판매됐다. IBK기업은행은 그 판매 수익을 다시 쿡스토브 보급에 재투자했다. 유 팀장은 “다른 대기업도 아프리카 등지에서 쿡스토브 보급을 통해 배출권을 얻지만, 그들은 자사의 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사업 성격이 짙다. 반면 IBK는 공헌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윤 행장 체제에서 IBK기업은행의 2021년 중점 추진 사항 중 하나가 ‘경영 전반에 ESG내재화 추진’이다. ESG에 관한 대내외 평가 체제의 구축 및 관리, 기후환경리스크 관리, PCAF/SBTi 방법론의 단계적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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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호 (202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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