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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포커스] 본경선 돌입 더불어민주당, 2위 쟁탈전 시작 

과반 득표 안 나오면 결선투표에서 역전극 연출? 

이낙연·추미애·정세균·김두관·박용진 중 ‘강자’ 중심 합종연횡 가능성
“1위 후보 이재명 지사 위기관리 능력이 이번 경선 최대 관건” 전망도


▎7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컷오프를 통과한 추미애·이재명·정세균·이낙연·박용진·김두관 후보(오른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어차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대거 참여하는 선거 아닌가. 요즘 친문이 눈여겨보는 이낙연과 김두관을 주목해야 한다. 이번 예비경선 결과는 이낙연 반등, 김두관 회생으로 요약될 수 있다.”

7월 10일 만난 민주당 중진 의원실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1위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2위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의 약진, 그리고 6위(컷오프 기준) 경쟁을 벌였던 김두관 의원의 생환 여부가 예비경선의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오랫동안 민주당 전략기획 파트에서 일해온 전략통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7월 6~7일 전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지사는 32.4%로 1위를 기록했다. 이낙연 전 대표(19.4%)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7.6%), 정세균 전 국무총리(6%), 박용진 의원(5%)이 뒤를 이었다. 김두관 의원(0.8%)은 최문순 강원지사(1.8%)와 양승조 충남지사(1.4%)에도 뒤진 꼴찌였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대로라면 김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탈락을 피하기 어려울 듯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달라졌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7월 11일 발표한 3일간(7월 9~11일)의 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 추미애·이재명·정세균·이낙연·박용진·김두관(기호순)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했다.

예비경선 최대 수혜자는 이낙연 전 대표

본선에 진출한 여섯 명은 9월 5일 본경선 투표(개표는 8월 15일, 8월 29일, 9월 5일 세 차례)까지 8주간 전투를 치른다. 만일 1위 득표자가 과반에 미달하면 1·2위 간 결선투표(9월 10일)를 거쳐 최종 1인을 선출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 지사 측은 “결선투표는 없다”고 장담하는 반면, 2위를 노리는 나머지 다섯 명은 “반드시 역전될 것”이라고 맞불을 놓는다.

이번 예비경선 과정에서 가장 고무된 후보는 ‘국민면접’에서 1위를 차지한 이 전 대표다. 후보들의 예비경선 지지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재명 전 지사와 간격이 크게 좁혀졌을 거라며 크게 반색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TV 토론에서 특유의 경륜·안정감·품격 등을 당원과 유권자에 충분히 어필했다고 자평했다.

추 전 장관은 뒤늦게 레이스에 뛰어들었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 3·4위에 오르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친문 선명성이 뚜렷한 만큼 막판 몰표를 기대하는 눈치다. 추 전 장관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이 지사와 각을 세우지 않고, 오히려 두둔하는 입장을 취해 주목받기도 했다. ‘반(反)이재명’ 전선이 강화되는 구도에서 추 전 장관이 지형 변화에 따라 ‘캐스팅 보터’가 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 전 총리는 일찌감치 이광재 의원과의 단일화에 성공하며 지지기반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원노 친노인 이 의원과 연대함에 따라 그를 지지해온 부산·경남 지역 의원들도 자연스레 캠프로 흡수할 수 있게 됐다. 7월 10일에는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의 지지도 끌어냈다.

박 의원은 토론회에서 ‘이재명 공격’을 주도하며 눈길을 끌었다. 기본소득·기본주택 등 이 지사의 정책·공약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박 의원은 이 지사가 수세적 자세를 취하자 “전에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부자 몸조심을 하는 건지 김빠진 사이다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반면 이 지사는 예비경선에서 기본소득 등과 관련해 다른 후보들의 공세에 가급적 ‘아웃복싱’으로 일관했다. 선두 주자로서 굳이 네거티브 공세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2차 TV 토론회에서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한 정 전 총리의 질의에는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격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이번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친문이 이낙연을 다시 살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이재명이 혹독한 검증을 거치는 과정에서 입지가 다소 흔들릴 수는 있겠으나, 그렇다고 이낙연의 역전 가능성이 아주 높아보이지도 않는다. 추미애의 경우 2위 등극까지는 바라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압도적 후보 없어, 결선 대비 물밑 연대 이뤄질까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오른쪽)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7월 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 사진:이낙연 전 대표 캠프
7월 11일 예비경선 전후 민주당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이 지사의 기세가 종전보다는 한풀 꺾인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큰 원인은 이른바 ‘바지 발언’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진단. 이 한마디로 이 지사가 품격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 전 대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7월 6~7일 [오마이뉴스]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이 지사(32.4%)와 13%p 격차가 있긴 했지만,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원을 받는 3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7.6%)과도 11.8%p 차이를 보였다. 이 전 대표 지지율이 전직 대통령 사면 주장과 4·7 재·보선 참패 등으로 최근 반년 새 10%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반등이라는 게 이 전 대표 캠프의 판단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결선투표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캠프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이 전 대표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뭔가 바닥이 꿈틀거리고 있고 큰 변화가 시작됐다”며 “후원금이 폭주하고 있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도 활발해지고 지지층이 다시 모이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고 말했다.

이런 지지층 결집 흐름의 중심에는 친문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을 지지하던 강성 친문이 ‘명추(이재명-추미애) 연대’에 반감을 표하며 이 전 대표 지지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의 앙금을 털어내지 못한 친문 지지자들의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여성 친문 지지층이 이 전 대표에게 힘을 싣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규 65조에 따르면 1위 후보가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2012년 민주당 경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56.52%, 손학규 후보 22.17%, 김두관 후보 14.3%, 정세균 후보 7%를 기록했다. 2017년 경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57%, 안희정 후보 21.5%, 이재명 후보 21.2%, 최성 후보 0.3%였다. 앞선 두 차례 경선 모두 결선투표가 성사되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12년과 2017년 경선 때는 친문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문재인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후보로 선출됐다”면서 “이번에는 지난 두 차례 경선 때만큼 친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다는 점이 변수다. 이낙연·추미애·정세균 후보 등 가운데 2위로 올라선 사람은 합종연횡을 통해 결선투표에서 역전극을 꿈꿀 만하다”고 진단했다.

‘명추 연대’ vs ‘낙균 연대’의 정반대 셈법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7월 6일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에서 합동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런 가운데 이재명 지사와 추미애 전 장관이 경선 과정에서 상부상조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반명(反이재명) 연대’에 맞설 ‘명추 연대’가 구축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지사와 추 전 장관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양측의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못한다.

‘명추 연대’ 연대설의 발단은 이렇다. 이 지사는 7월 7일 ‘정책 언팩 쇼’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 전 장관의 이날 발표를 칭찬했다. 그런가 하면 추 전 장관은 앞선 두 차례 TV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 사이에서 ‘공공의 적’이었던 이 지사를 감싸는 듯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추 전 장관과 가까운 한 원로는 “후발 주자인 추 전 장관으로서는 1위 주자인 이 지사와의 연대를 통해 몸집을 불린 뒤 2위로 올라서겠다는 계산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일 추 전 장관이 2위로 본경선을 마친다면 이후에는 친문·친조국(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세력을 최대한 끌어모아 대망에 도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나가는 이 지사가 강성 친문인 추 전 장관과 연대할 경우 득실이 교차할 수 있다. 추 전 장관은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 조국 사태 등으로 일반 국민 사이에서는 비호감도가 높지만, 강성 친문 당원들에게는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비문인 이 지사가 대선 본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친문 지지층의 선택은 필수다. 그렇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지 않으면 승산이 적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추 전 장관과의 연대가 되레 실이 될 수도 있다.

김민준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소장은 “이 후보의 목표는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나가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재명 대세론을 키워야 하는데 그 열쇠는 중도층 확장에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가 강성 친문을 대표하는 추 후보와 손을 잡는다면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명추 연대에 맞서 ‘낙균(이낙연-정세균) 연대’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의 연대설은 7월 3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두 사람이 점심을 함께하면서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식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4기 민주정부 탄생과 정권 재창출에 협력한다”는 취지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단일화의 최대 변수는 시점. 당장 연대(단일화)를 추진한다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에 이어 2위를 달리는 이 전 대표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 수 있다. 더구나 이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치러진 ‘국민 면접’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상승 국면에 있다.

두 사람은 ‘반명 전선’ 구축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정전 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두 사람은 걸어온 길이 비슷하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두 번째 총리로 일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권 재창출, 그리고 민주정부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고, 이를 위해서 협력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친문의 고민 “최선을 기대하되 최악에 대비하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대선 예비후보가 7월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발표(PT) 면접 ‘정책 언팩 쇼’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주자 가운데 3·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정 전 총리 측은 단일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보인다. 당장은 단일화 확률이 희박하지만 8월로 넘어가면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자세다. 정세균 캠프는 “명추 연대라고들 하는데 사실 그런 식으로 편이 나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럴 경우 (이낙연-정세균 단일화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끝내 양자 간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힘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데다 각자 걸어온 길이 비슷한 만큼 한쪽이 선뜻 물러서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진다. 실제로 양쪽 모두 자신이 더 본선 경쟁력이 크다고 자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개 단일화는 어느 한쪽이 확실히 우위에 있을 때 이뤄지는데, 이낙연-정세균은 백중세로 보인다”며 “두 후보 모두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예비경선에서 이재명 지사가 ‘공공의 적’으로 몰렸음에도 공세적 자세가 아닌 수세적 자세를 취한 것은 다른 후보들의 연대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읽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대선 예비후보가 7월 8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4차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후보 간 합종연횡과 연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친문의 고민도 깊어진다. 주류 입장에서는 친문 후보를 본선에 진출시켜서 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최선을 기대하되 최악에 대비하라”고 19세기 영국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한 말처럼 플랜 B, 나아가 플랜 C도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서 친문 재선 의원의 고백을 들어보자. “주류로서는 설령 대선에서 패할지라도 주류 세력 가운데 대선후보가 배출된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에 절반의 성공은 거두는 셈이다. 2012년 대선에서 패했던 문재인 후보가 2017년 대선에서 재수 끝에 승리한 게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친문 의원은 “만일 비주류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택된다면 주류로서는 생사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며 “주류 입장에서는 누가 대선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추후 정치 생명의 연장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김민준 소장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상처를 입지 않았다면 친문으로서는 고민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광재 의원과 김두관 의원이 친노·친문 적자를 자임하며 예비경선에 뛰어들었던 것도 친문의 고민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가 여유 있게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과반 확보를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마이뉴스]의 7월 6∼7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딱 절반(50.3%)이 이 지사를 지지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예비경선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은 포지션을 정하는 것이지 국가대항전이 아니다”라며 “원팀 정신으로 상처 입지 않고, 서로 역량을 보전하고 키워가는 과정”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경선 연기 가능성과 친문 김경수의 선택에도 관심


▎7월 9일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인 다쏘시스템의 ‘3D 익스피리언스 이노베이션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김경수 경남지사가 전자방명록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 사진:경남도청
그러나 이 지사 캠프 내부에서는 과반 확보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사가 본경선에서는 자신의 마타도어에 대해 공세적 자세를 취하다 중대한 실책을 저지를 경우 깊은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이 지사 캠프에 몸담은 한 현역 의원은 “1위 후보가 선제 공세를 취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예비경선 때처럼 마냥 소나기 펀치를 맞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1위의 과반 달성 여부, 결선투표 성사 여부를 가름할 최대 분수령은 1차 투표 결과 발표일(8월 15일) 즈음이 될 전망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세 차례에 걸쳐 본경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데, 첫 발표 결과에 따라 합종연횡 등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1위 후보인 이재명 지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이번 민주당 경선의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본선에 오른 후보 6명의 역량과 별개로 ‘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지사의 행보가 친노·친문 세력의 지지 흐름을 바꿀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문 재선 의원은 “김 지사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경선판이 요동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친문 대안을 자임하는 김두관 의원이 7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경수 경남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정부 탄생의 주역”이라며 “심신의 고단함 가운데에도 경남 도정을 힘써 이끌어왔고, 남해안 고속철도와 부·울·경 광역전철 등 중대한 성과도 일궈냈다”고 한껏 김 지사를 치켜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경선이 10월 초로 연기된 것도 중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격하는 주자들로서는 최대한 시간을 버는 게 나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연기 쪽으로 기울자 이 지사도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108호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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