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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특집 | 파워 인터뷰] ‘윤석열·최재형 국민의힘 입당’ 일등공신 권영세의 ‘苦言’ 

“국정 전반 철학 쌓고 정치인 어법 빨리 익혀라” 

■ 尹, 사회과학책 즐겨 읽던 후배… 설화 계속 쌓이면 위험
■ 崔, 꼿꼿한 자세의 과묵한 선배… 자기 PR도 할 줄 알아야
■ ‘DJ 정치적 적자’ 장성민 이어 김동연 전 부총리 영입 구상
■ “이준석 대표, 정말 국민의당과 합당할 마음 있는지 의문”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본인들이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 대해 빨리 공부해서 자신만의 철학을 쌓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시간을 두 달여 전인 6월 중순으로 되돌려보자. 두 자릿 수 지지율을 기록하는 국민의힘 대선주자의 이름을 여론조사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았으나, 그것이 외부 영입 없이 국민의힘 중심으로 달성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안개 속 선박처럼 정처 없이 표류하고 있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대선에 뛰어들지 주어진 임기를 채울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는 사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며 이재명 경기지사와 여권 내 지지율 ‘2강(强)’ 구도를 완성했다.

누군가 활로를 뚫어야 할 그때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나섰다. 4선 경력 관록의 정치인으로 자당 지도부로부터 받은 사무총장 제의를 고사한 권 의원은 그 대신 대외협력위원장직 제안은 받아들였다. 당 외부 대선주자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자리다.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권 의원은 7월 초부터 본격적인 영입 행보를 시작했다.

권 의원은 빅2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물론 ‘DJ(김대중 전 대통령) 적자’라 불리는 호남 출신의 장성민 전 의원(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과도 회동했고, 세 사람 모두 입당을 성공시켰다. 서울대 법대 77학번인 권 의원은 최 전 원장(75학번)의 2년 후배, 윤 전 총장(79학번)의 2년 선배다. 당내에서는 권 의원이 한 달 동안 두 유력 대선주자를 영입할 수 있었던 비결로 이 같은 인연을 꼽는다.

권 의원은 과연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냈을까. 월간중앙이 8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 의원을 만났다.

“제3지대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득해 영입”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당 사무총장직을 제안받았는데, 왜 거절했나?

“이 대표가 아무래도 정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험 많은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사무총장을 해본 내게 요청을 했는데, 반대로 내 입장에서는 이미 두 차례(2008·2011년 한나라당)나 사무총장을 했기 때문에 또 사무총장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당을 돕겠다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 대표가 나와 굳이 같이 일하길 바랐던 이유는 내가 당내 다른 정치인보다 대선을 치러본 경험을 더 갖고 있으면서 현재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들과 인연이 있어서다. 그래서 내가 이 대표에게 ‘타이틀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으니, 대선주자를 영입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그렇다면 대외협력위원장이 적절하지 않겠나’라고 해서 내부적으로 그렇게 결정이 됐다.”

4선 의원인 권 의원은 세 차례 대선을 치러본 노하우가 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당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2007년과 2017년 대선에도 그는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입당을 고민하던 복수의 대선주자에게 공통으로 전한 메시지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대선을 여러 차례 치르면서,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례를 보면서 아무리 기존 정당이 국민의 질타를 받더라도 제3지대에서 성공하기는 힘들다고 느꼈다. 사실 정치권 주변에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게 제3지대 출마를 부추기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 당에 계셨던, 이름을 대면 다 알 만한 분 조차 국민의힘 중심이 아닌 제3지대를 중심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두 후보에게 제3지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내 경험을 예로 들어가며 집중적으로 얘기했다.”

외부 영입 대선주자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당을 지켜온 내부 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 부끄러운 일이다. 이건 기존의 주자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전임 지도부가 우리 대선주자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앞으로 경선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칠 건데 외부 영입이든 기존 내부 주자든 정책 대결을 펼쳐 훌륭한 주자가 우리 당 후보로 뽑혔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 시즌2는 반드시 막아야”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7월 3일 회동을 위해 서울 중구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권 의원은 7월 3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윤 전 총장과 회동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그로부터 한 달여 후인 7월 30일에 이뤄졌다. 그 기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 전 총장 사이에 팽팽한 기 싸움이 펼쳐졌다. 당시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입당하지 않는다면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인사들을 제명하겠다”고 압박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은 왜 늦어졌나?

“사실 나와 만났던 시점에, 우리 당에 입당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다만 국민의 부름을 받고 정치를 시작한 만큼 국민에게 어디서, 어떻게 정치하겠다고 설명하고, 또 제3지대 세력과 함께 우리 당에 들어오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후배 윤석열은 어떤 학생이었나?

“토론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법률서적보다는 사회과학서적을 읽는 걸 즐기는 학생이었다. 여러 사람과 함께 법률적인 문제 외에도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자주 토론하곤 했다.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었다. 동생들을 모아서 여러 가지 것들을 함께하는 걸 좋아했다.”

정치 입문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윤 전 총장이 달라진 점이 있나?

“글쎄,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체격은 그때도 컸고, 걸음걸이도 비슷하다(웃음). 말하는 태도와 할 말은 하는 성격까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당시 입당 과정에서 ‘이준석 패싱’ 논란으로 국민의힘은 내홍에 휩싸였다. 이 대표가 지방 일정 관계로 부재중일 때 윤 전 총장이 입당해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양측 모두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냈지만, 이후 윤 전 총장이 당 행사에 불참하면서 다시 불붙었다.

이준석 패싱 논란이 있던데.

“나는 ‘패싱’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나, 그런 문제로 논쟁하는 것 모두 한가한 얘기라고 본다. 우리 당은 윤 전 총장을 영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앞서 말했듯 제3지대는 성공률이 낮은데, 혹여나 유력 대선주자가 제3지대에 남으면 우파 전체가 힘들어질 수 있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당은 평시와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반드시 대표가 있을 때만 입당해야 하는 게 아니라 대선주자가 입당에 대한 결심이 섰을 때 바로 입당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입당원서를 권 의원에게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이 또한 이준석 패싱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 시즌2를 반드시 막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기에 대선 국면에서 작은 부분은 덮어두고 일을 진행해야 한다. 내가 입당원서를 받으면서도 윤 전 총장에게 ‘오늘은 조촐한 입당식을 하고 나중에 대표가 있을 때 위상에 맞는 환영식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패싱이라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잦은 설화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까, 컨벤션 효과 등이 빠지고 조정에 들어간 걸까?

“지나친 걱정은 필요 없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허둥대면 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설화 같은 게 계속 쌓이면 위험할 수 있기에 윤 전 총장이 조심해야 한다.”

“최재형, 관료 출신이라 자기 자랑 잘 못해”


▎최재형(오른쪽) 전 감사원장이 7월 14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과 회동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더불어 빅2로 불리는 최 전 원장은 7월 14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권 의원과 회동했다. 이후 하루 만인 15일 최 전 원장은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최 전 원장은 “내가 의사결정을 하는 데 권 의원의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에게 어떤 말을 했나?

“윤 전 총장에게 했던 ‘제3지대에서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말을 최 전 원장에게도 해줬다. 추가로 최 전 원장에게는 ‘윤 전 총장보다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더 빠른 입당이 필요하다’며 당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임을 전달했다. 단지 나는 정치를 먼저 한 입장에서 현실적인 얘기를 해줬을 뿐 입당 시점을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대선주자들의 몫이다.”

권 의원과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은 대학생 시절 서울대 법대 학술 연구 모임인 형사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윤 전 총장이 형사법학회가 개최한 모의형사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사실이 알려져 학회 역시 주목받고 있다. 권 의원은 학회 내에서 세 사람이 서로 친분이 있었는지에 대해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학번이 4년이나 차이 나기 때문에 서로 모르지만, 나는 그 중간 학번이라 두 사람을 잘 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어떤 선배였나?

“과묵한 선배였다. 항상 바르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해 ‘군인 같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군인 집안이라는 말을 나중에 듣고 서로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최 전 원장이 본인 얘기를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친구인 강명훈 변호사를 업어서 등 교시켰다는 것도 전혀 몰랐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최 전 원장을 ‘미담 제조기’라 말한다.

“최 전 원장은 훌륭한 행동을 하면서도 누구에게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다. 알고 보니 그것 말고도 미담이 많더라.”

하지만 정치인이라면, 특히 대선주자라면 자기 얘기를 많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도 관료 출신 정치인인데, 대체로 관료 출신이 자기 자랑을 잘하지 못한다. 최 전 원장이 그런 스타일이다. 그러니 대선주자가 자기 PR(홍보)를 못하면 옆에서라도 해줘야 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 꼭 정치에서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선주자로서 지적할 부분이 있으면 강하게 지적할 줄도 알아야 한다.”

두 유력 대선주자는 이제 갓 정치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해주고 싶나?

“두 사람 모두 자기 영역에서 일가를 이뤘다. 윤 전 총장은 검찰의 수장, 최 전 원장은 감사원의 수장을 했다. 그런데 대통령은 국정 전반을 다뤄야 한다. 경제, 외교·안보, 복지 등 본인이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 대해 빨리 공부해 자신만의 철학을 쌓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정치인의 어법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정치인이라는 건 관료와 달라 같은 의미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여당에는 꼬투리 잡기에 능한 대선주자가 많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7월 25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대선 출마를 시사한 장성민(오른쪽) 전 의원과 만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도 권 의원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7월 25일과 30일, 두 차례 권 의원과 만난 장 전 의원은 8월 2일 국민의힘에 전격 합류했다. 범야권의 유일한 호남 출신(전남 고흥) 대선주자인 장 전 의원은 198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평민당 후보의 비서로 정치를 시작해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내 ‘DJ의 정치적 적자’로 불린다.

장 전 의원의 입당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장 전 의원은 우리 당과는 대척점에 있던 당에 몸담았던 사람이다. 정치적, 그리고 지역적으로 장 전 의원의 합류는 통합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무래도 우리 쪽에서 정치하던 분이 아니라서 여론조사 결과가 낮게 나와 개인적으로 아쉽다. 국민께서 장 전 의원의 존재가 상징하는 가치에 대해 좀 더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 전 의원은 어떤 정치인인가?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상황실장이라는 핵심 보직을 맡았었기 때문에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특히 외교·안보 쪽에 강점을 지녔다. 그리고 달변가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 대선 국면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추가로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다. 계속해서 연락을 나누고 있는데, 당분간은 당 외부에 남아 있겠다고 하더라. 입당을 고민 중인 것 같다. 김 전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 기본소득 등 포퓰리즘에 비판적이라는 점에서 우리 당 경제철학과 일치한다. 정치는 결국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가급적 늦지 않게 경선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우리 당에서 합당을 담당하는 팀의 소관이긴 하지만, 외부의 훌륭한 분을 데려오는 것이 내 역할이기 때문에 안 대표도 만나볼 생각이다.”

김동연 이어 안철수 대표도 만나볼 생각


▎7월 8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빈소에 조문하러 온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당 대외협력위원장으로서 적극적인 영입 행보를 이어온 권 의원은 한 달 새 외부 대선주자 3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 사진:연합뉴스
안 대표와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에서 모일 수 있다는 예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제3지대가 야권 단일화 없이 완주하는 건 정권교체 자체를 가로막는 길이다. 김 전 부총리는 ‘정권이 아닌 세력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제3지대로 간다면 세력교체를 이룰 수 없다. 안 대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합당을 약속하지 않았나. 만일 안 대표가 우리 당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출마한다면, 그의 정치적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합당과 관련해 안 대표나 국민의당만을 비난할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과연 국민의당과 합당할 마음이 있는지에 관해 의문을 품고 있다. 그 정도로 이 대표는 합당에 비판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결코 좋은 행동이 아니다.”

이 대표와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점화됐다. ‘기습 입당’, ‘당내 행사 불참’, ‘경선 토론회 참여’ 등이 맞물린 결과다. 윤 전 총장 등이 국민의힘 행사에 불참하자 이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정책 토론회를 여는 것을 두고도 양측이 충돌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중진들은 이 대표가 경선 토론회를 추진하는 데 대해 “대표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3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이 대표가 특정 대선주자를 밀어주고 있다는 얘기까지 정치권에서 나온다.

“제1야당의 대표로서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개인적인 감정이나 친소 관계를 넘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해야 한다. 좋은 대선주자라면 사적인 감정과 상관없이 영입해 오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 경선 레이스 역시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 지지율 1·2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다. 여기에 각 대선주자 캠프에 합류한 중진 의원들까지 합세해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한창이다. 어떻게 보고 있나?

“정책적으로는 포퓰리즘, 발언으로는 네거티브로 요약할 수 있겠다. 우리도 경선을 진행할 건데, 민주당의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제안한 것이 검증위원회 설치다. 일각에서는 특정 대선주자를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며 반대하는데 이는 옳지 못한 주장이다. 검증위원회는 단지 우리 당 대선주자들이 네거티브로 빠지지 않고 정책경쟁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경선에 들어가면 정책, 특히 민생정책에 대해 대선주자들 간 많은 토론이 이뤄지길 바란다.”

민주당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 리스크가 크다고 본다. 거리두기 4단계로 자영업자들은 줄 폐업하고 있고, 학생들은 등교를 못하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전문가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격차가 큰 사회 문제로 대두할 것이라 지적하겠나. 모두 문재인 정부가 ‘K방역’에만 의존하다가 백신 확보가 늦어져 벌어진 일이다. 외교·안보는 어떤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하자 범여권 의원 70여 명은 한·미 연합훈련 조건부 연기를 골자로 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과연 국민이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겠나.”

“정권교체 이루려면 공정하게 대선 관리해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하나 꼽아달라’는 질문에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보듬을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공정과 미래다. 다 같이 어려운 상황은 어느 정도 이해하겠지만, 차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 아니겠나. 경제가 단기간에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정이 시대정신으로 유지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미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사람들이 만나는 양식이나 아이들 공부, 산업 등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것이다. 나는 이러한 변화에서 오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대선주자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대선주자들은 지금부터 이 부분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현시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당과 대선주자가 뭉쳐서 함께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의 주역인 대표와 대선주자 간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대선 준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결국 우리 후보가 대선에서 패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것, 갈등 없이 시작해서 그 분위기를 지속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국민의힘 ‘경선 버스’가 출발을 앞둔 가운데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게임의 룰을 공개했다. 출마를 선언한 대선주자(8월 13일 기준) 13명 중 8명을 선출하는 1차 컷오프 결과를 9월 15일 발표한다. 여론조사 100% 방식이다. 선거인단조사 30%와 국민여론조사 70%를 반영하는 2차 컷오프 결과는 10월 8일에 공개되며 이때 4명까지 압축한다. 최종 후보는 11월 9일 선출한다. 방식은 선거인단 50%와 여론조사 50%다.

끝으로 국민의힘 최종 후보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하나 꼽는다면?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현재 우리 당에는 외부에 있던, 그리고 정당이 달랐던 분들도 있으니 조금 더 통합적이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만 국민이라고 생각하지, 나머지는 배격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양극단으로 분열된 것 아니겠나.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더라도 보듬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 글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사진 전민규 기자 jeon.minkyu@joongang.co.kr / 녹취 정리 손준영 월간중앙 인턴기자

202109호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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