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 한국 경제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국 경제 5년 1% 하락의 법칙’이 그것이다. 경제의 진짜 성장 능력을 나타내는 장기성장률은 1990년대 초 이후 5년마다 1% 포인트씩 미끄럼틀 타듯 추락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사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메르스 등 특수한 상황에서도 추락의 동력은 멈추지 않았다. 이 암울한 법칙은 보수·진보 정권에 상관없이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도 역대 정부는 표를 얻기 위한 ‘신기루 경제정책’에만 매몰돼 그 실체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저자는 강변한다.

결국 고통스러운 제로성장은 해결되지 않은 채 다음 정권으로 떠 넘겨져 왔다. 폭탄 돌리기다. 저자인 서울대학교 김세직 경제학부 교수는 “내가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은 이유는 심각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나의 분석으로 한국 경제는 안타깝게도 머지않아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때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 경제는 왜 브레이크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을까. 저자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모방형 자본주의’와 ‘창조형 자본주의’로 나눈다. 개발도상국이었던 지난 30년 동안의 대한민국에는 모방형 자본주의가 적합한 체제였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것. 저자는 고속성장을 회복하려면 새로운 엔진인 창조형 자본주의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수많은 경제학 이론과 사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경제학에 대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이를 어떤 경제학자보다 쉽게 풀어냈다. 이 책은 어려운 용어를 배제하고 그 자리를 시·명화·노래가사와 같은 대중 친화적인 화법으로 채웠다. 주요 경제학 이론을 쉽고 빠르게 배우고 싶은 사람, 중대한 전략적 갈림길에 서 있는 기업과 정책 담당자 등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손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