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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 인터뷰] 2022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준비하는 장욱현 영주시장 

500년 전통 풍기인삼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하다 

SPC그룹과 협약해 젊은 층 입맛 사로잡을 새 가공제품 출시
산업자원부·중소기업청 공직 경험 살려 인삼 산업 비전 내놔


▎장욱현 영주시장이 8일 인터뷰에서 풍기인삼의 우수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영주시
경상북도 영주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풍기인삼의 우수성을 세계인에게 선보이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영주풍기인삼축제를 서막으로 내년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예고했다. 엑스포는 ‘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슬로건으로 2022년 9월 30일부터 10월 23일까지 24일간 영주시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영주시는 엑스포를 통해 인삼 산업의 비전까지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월간중앙은 8일 오후 경북 영주에서 장욱현 시장과 만나 ‘인삼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인터뷰를 했다.

풍기인삼이 왜 좋은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유서 깊은 전통이다. 산삼을 가져다 밭에서 최초로 인삼으로 재배한 지역이 풍기읍이다. 1541년 신재 주세붕 선생이 풍기군수로 부임하면서부터 재배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500년 역사를 자랑한다. 풍기인삼은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품이기도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에 중요한 상품 중 하나였을 정도로 그 품질을 오래전부터 인정받아왔다. 둘째는 우리 지역이 산삼 생육조건의 적지(適地)로 품질이 우수해서다. 영주시와 풍기읍은 소백 산록의 풍부한 유기질을 함유한 토질과 고산 분지형, 적당한 일교차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풍기인삼이 다른 지역 인삼과 비교해 최대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됐다는 조선시대 한의서 기록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삼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인삼이 면역력에 좋다는 건 학술적으로 이미 증명됐다.”

코로나19 이후에 인삼 매출이 늘었나?

“그렇다. 코로나19 때문에 매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던 인삼축제를 지난해 온라인으로 전환했는데도 전년도 인삼시장에서의 판매량보다 20% 이상 매출이 늘었다. 수요가 확실히 늘었다.”

면역력 증진에 좋아… 코로나19에도 매출 늘어


▎영주시와 SPC그룹이 협약을 체결해 풍기인삼이 들어간 빵을 올 추석 파리바게뜨 전국 매장에서 판매한다. / 사진:영주시
올해 예정했던 인삼엑스포를 내년으로 연기했는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인삼축제 역시 온라인으로 연다. 내년에 있을 엑스포를 중점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이번 축제의 가장 중요한 콘텐트다.”

풍기인삼은 최신 소비 트렌드에 맞춰 변신하고 있다. 수삼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8월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과 풍기인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한 일이 대표적이다. 올 추석 전국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6년근 풍기인삼으로 만든 홍삼절편과 꿀·무화과·피칸·잣·대추 등을 더한 꿀삼케이크, 호두파이 위에 홍삼절편과 호박씨를 더한 꿀삼호두파이 등을 만나볼 수 있다. SPC삼립을 통해서도 샐러드·죽 등 간편식에 풍기인삼을 넣은 제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인삼 가공식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삼은 약용이나 보약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 인식과 인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더해져 젊은 층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SPC그룹과 협약을 맺어 식품으로 널리 공급하는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시제품을 먹어보니 달콤해 인삼 특유의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더라. 널리 알려져 많이 소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주시 자체 인삼 가공식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영주시와 경북기술원 풍기인삼연구소는 8월 24일 ‘인삼 요거트’ 제품 개발 중간 현장보고회를 열었다.

인삼과 요구르트의 만남이 이색적이다.

“풍기인삼농협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요구르트는 중노년층보다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 시음해보니 인삼과 요구르트의 맛이 잘 어울리더라.”

장욱현 시장은 제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산업자원부·중소기업청 등에서 공직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광역·기초단체장 중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단체장으로 꼽힌다. 또 고려인삼 시군협의회와 세계인삼도시연맹 국내 지역 회장도 같이 맡고 있다.

엑스포를 통해 제시하고자 하는 우리 인삼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달라.

“인삼 한 채 생산하지 않는 스위스가 인삼 제품 수출액 전 세계 1위라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걸 시사한다. 식품뿐만 아니라 의약품·화장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연구·개발한 결과다. 스위스가 세계 인삼 의약품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인삼의 효능은 우리나라가 가장 뛰어나다. 그러나 우리는 인삼을 전통적 관점, 즉 보약으로만 바라보다 세계화에 많이 뒤처졌다. 이제는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인삼 엑스포가 우리 인삼 산업에 비전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추석 명절이다. 시에서 인삼 관련 종사자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온라인 판매가 많이 활성화한 만큼 배송비용을 시청에서 일부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인삼 공급가격이 내려가 농민의 걱정이 많은데, 전체적인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도록 시청이 지원해 농민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기획했다.”

영주시민과 인삼 관련 종사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민·농민·상인·제조업자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주변에 많이 알렸으면 한다. 24일간 방문객 총 100만 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목표를 달성한다면 풍기인삼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모든 제품이 그렇듯 인삼 제품 역시 고객과의 신뢰가 중요하다. 몇 년 전부터 시에서는 풍기인삼 제품에 대한 ‘산지봉인 품질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엑스포를 앞두고 보다 많은 제품이 인증제에 참여해 신뢰받는 풍기인삼이 전 세계로 뻗어나갔으면 좋겠다.”

[박스기사] 풍기인삼축제와 엑스포 ‘설계자’ 이창구 조직위원장 - “인삼을 즐기고, 체험하며, 힐링하는 경험 할 수 있을 것”


▎이창구 영주풍기인삼축제조직위원장이 8일 인터뷰에서 인삼축제와 엑스포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사진:영주시
이창구 영주풍기인삼축제조직위원장은 장욱현 영주시장과 더불어 엑스포의 핵심축이다. 장 시장이 지휘자라면 이 위원장은 설계자다. 2015년부터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인삼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달려왔다. 그의 또 다른 직함은 엑스포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는 영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두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장 시장과의 인터뷰를 마친 후 조직위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인삼축제와 엑스포에 대한 이 위원장의 구상을 들어봤다.

지난해 인삼축제와 비교해 올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우선 몇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보다 규모가 커지고 내용물도 달라진다.”

내용물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풍기인삼축제가 열린 지난해 10월에는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뽕숭아 학당〉을 통해 풍기인삼의 우수성을 홍보해 큰 성공을 거뒀다. 올해 10월에는 우리나라 대표 장수 프로그램인 KBS1 〈6시 내고향〉을 통해 풍기인삼은 물론 영주 지역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인 인견·사과·한우를 전국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또 축제가 시작하는 10월 1일부터 유명 가수를 초청해 5개 인삼 시장에서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를 실시해 제품 홍보와 판매를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 인삼업계가 인삼축제에 거는 기대가 크겠다.

“그렇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서 더욱 기대감이 큰 것 같다. 업계 종사자들은 농특산물 온라인 판매가 지금보다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

엑스포 역시 온라인으로 개최하나?

“코로나19 상황을 봐야겠지만, 목표는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다. 엑스포에 드는 예산이 300억원 규모다. 결코 허투루 쓸 수 없다는 각오로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바이오산업·화장품·의약품을 인삼과 연계

인삼축제와 엑스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다. 여타 지역과는 달리 영주에는 인삼·인견·사과·한우 등 10가지 이상의 특산품이 존재한다. 이러한 특산품을 많이 팔아 우리 지역민들이 잘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목표다.”

계획하고 있는 엑스포 콘텐트를 말해달라.

“인삼재배와 관련한 장비는 물론 바이오산업·화장품·의약품을 인삼과 연계한 융·복합 산업을 홍보하는 전시관을 열 것이다. 또 인삼체험관·축제마당·키즈존·체험존을 만들 생각이다. 방문객이 인삼을 즐기고, 체험하며, 힐링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엑스포로 기대하는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성공적 개최를 전제로 생산 유발효과 2474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00억원, 취업 유발효과 2789명이다.”

인삼축제와 엑스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지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역민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단 하나다. 농사만 잘 지어달라. 그러면 우리가 열심히 홍보해 판매량을 늘리겠다. 엑스포까지 1년 남았는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110호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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