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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빌게이츠가 말한 “내 생에 가장 훌륭한 책” 

 

최현목 기자

세계는 정말 망해가고 있을까? 진보의 이상은 폐물이 되었을까?

세 번째 밀레니엄에 인간 조건을 기품 있게 다룬 이 책에서 인지과학자이자 대중적 지식인인 저자는 이제 그만 소름 끼치는 헤드라인과 암울한 예언에서 멀어지라고 촉구한다. 우리의 심리적 편향을 악마의 모습으로 그리는 그 모든 저주로부터.

대신 저자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귀 기울여 보라고 말한다. 75개 이상의 그래프를 통해 서양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삶·건강·번영·안전·평화·지식·행복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진보는 수정 구슬의 마법이 아닌 계몽주의, 즉 지식이 인간의 번영을 증진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원천이다.

그 어느 때보다 계몽주의에 대한 강력한 옹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계몽은 선동자들이 즐겨 이용하는 권위주의·악마화·마술적 사고에 반대한다. 계몽주의는 모든 지식인이 합의한 내용이 아니며, 서양 문명이 구제 불능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는 종교·정치·문화 분야의 비관주의자들에게 맹렬히 공격당하고 있다. 그 결과 숙명론이 암처럼 번지고 자유 민주주의와 지구적 협력에 기초한 소중한 제도들이 난파당할 위기에 처했다.

저자는 독자에게 냉소와 공포에 맞서야 하다고 독려한다. 인간은 본래 불합리한 존재일까? 도덕성을 세우기 위해 종교가 꼭 필요할까? 근대성이 우리에게 외로움과 극단적 선택만 남겨 주었을까? 우리는 결코 완벽한 세계를 갖지 못할 테고, 그런 세계를 추구하는 일은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의 번영을 증진하는 일에 지식을 계속 적용할 때 세계를 개선할 방안에는 한계가 없을 것이다.

- 최현목 기자

202111호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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