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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표심’ 공략 안철수, 대구 그리고 홍준표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李∙朴 형 집행정지 이어 대구에서 文 대통령 탈당 촉구
■ 영남 중진 홍준표에게 “洪도 정상” 등 잇단 러브콜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2월 20일 대구 경대병원역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국민의당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후보 합동 검증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보수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 후보는 20일 대구 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적을 버리고 대통합의 길을 가라”면서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한 진영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대통령이 돼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요구했다.

안 후보는 이어 “대통령이 탈당하면, 민주당 출신 정치인 총리와 장관들은 그만두거나 자연스럽게 탈당할 것이며 그렇다면 공정한 선거 관리의 의지를 의심받는 일도 없어질 것”이라며 “대통령이 당적을 버리면 검찰과 공수처, 경찰도 더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눈치를 안 보고 정치권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요청한다”면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자에 의해 전두환·노태우 두 대통령이 사면된 날은 1997년 12월 22일이었다”면서“국민통합과 정치적 화해를 위한 결단을 내리기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보다 더 좋은 때도 없을 것”이라며 포용과 화해의 정치를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홍 의원이 자신이 개설한 소통채널 ‘청년의 꿈’ 문답 코너에서 ‘두 후보 중 한 명만이라도 정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물음에 “안철수는 정상”이라고 답한 것에 대해 “타 후보와 가족들까지 의혹투성이인데 제가 흠결이 없으니까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며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저를 정상이라고 보신 홍 의원님도 정상인 셈”이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또 ‘홍 후보님이 정상이어서 정상을 알아봐 주셨다. 이건 감사의 표시인가’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안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선제적으로 보수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은 최근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가족 리스크’에 갇히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부인 리스크’와 마주하고 있는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이 후보에 비해 컸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부인 리스크’ 尹 전주 대비 4.6%p 하락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12월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이 후보 40.3%, 윤 후보 37.4%로 조사됐다. 이어 안 후보 4.6%, 심상정 정의당 후보 4.2%,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1.3%였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오차범위는 ±3.1%p(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윤 후보 모두 전주보다 지지율이 하락했다. 그런데 이 후보(0.3%p 감소)보다 윤 후보의 하락 폭이 4.6%p로 훨씬 더 컸다. 이번 조사는 이 후보 아들의 도박 논란이 불거진 12월 16일 이후 진행됐다.

연령별로 보면 윤 후보의 경우 40대에서 전주보다 8.9%p, 50대·60대 이상에서 각각 6.4%p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 5.1%p, 인천·경기 4.6%p 전주 대비 하락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양강의 지지율은 모두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2월 12~17일 6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30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후보 44.4%, 이 후보 38%, 안 후보 3.9%, 심 후보 3.2%였다.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전 대선보다 이번에는 지역·세대·이념 구도가 많이 흐릿해지고 있다”며 “정책 부문도 세금·탈원전 등 일부를 제외하면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의 큰 차이가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선에서 이념·세대·지역 구도를 빼면 남는 건 후보의 리더십과 도덕성에 대한 평가”라며 “지금처럼 ‘가족 리스크’가 계속될 경우 두 후보의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2016년 총선 때처럼 안철수 후보가 크게 주목받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1호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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