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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껴안기' 나선 윤석열 “참 나쁜… 행복 경제…”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2021.12.29 기사작성)
■ 朴이 노무현 정부 비판 때 사용했던 단어, 대선 때 캐치프레이즈 등 ‘소환’
■ “정치적으로 또 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8월 31일 충북 옥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 육 여사의 영정 앞에서 고개 숙여 참배하고 있다. /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현 국민의힘 대선후보)은 악연이다. 윤 후보가 서울지검장 시절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고 무거운 형량도 구형했다. 사감(私感)은 없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 구속에 윤 후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건 사실이다.

지난 9월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구미에 있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을 때 일부 보수 단체 회원들이 “반역자 물러가라”며 윤 후보의 진입을 막았던 것도 두 사람 간의 악연을 잘 대변해준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그로부터 약 100일 후인 12월 24일, 정부는 구속 수감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전격 단행했다. 야권에서는 “보수층을 갈라치려는 야비한 술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래서인지 박 전 대통령 사면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거나 심지어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12월 25∼26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이 후보 41.1%, 윤 후보 40.1%로 나타났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5.7%), 심상정 정의당 후보(3.7%)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위기감을 느낀 윤 후보가 ‘박근혜 껴안기’에 나섰다. 과거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를 향해 쏟아냈던 비판 그리고 2012년 대선 때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던 문구 등을 윤 후보가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윤 후보는 28일 대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 계획과 관련해 “노골적인 관권선거”라며 “문재인 정부, 참 나쁜 정부다. 민주당, 참 나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야당 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일갈하던 장면을 연상케 한다. 박 전 대통령은 2007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 구상을 밝히자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 미 상공회의소(암참, AMCHAM) 간담회에 참석, “‘공정 경제’와 ‘행복 경제’가 경제 공약의 기본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간담회 이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주요 공약으로 ‘공정 경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체 기조가 제가 원래 생각했던 것이 공정 경제이고, (그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朴 대선 전 어떤 형태로든 메시지 낼 가능성


▎2012년 9월 5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대책기구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어 “공정 경제와 행복 경제가 경제 공약의 기본 방향이 될 것”이라며 “공정 경제를 통해 행복 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행복 경제’는 박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때 내걸었던 ‘국민 행복시대’와 오버랩된다. 박 전 대통령이 국민 행복시대 캐치프레이즈를 가다듬을 당시, 김종인 현 국민의힘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인지 윤 후보는 지난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을 향해 사실상 ‘간접 사과’를 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 “(검사 시절) 공직자로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또 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면 결정 직후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대국민 인사말을 전한 박 전 대통령은 오는 31일 0시 자유의 몸이 된다. 박 전 대통령은 당분간은 신병 치료와 건강 회복에 전념하겠지만, 대선이 가까워지면 어떤 형태로든 대국민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개인적으로야 윤 후보가 한없이 원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박 전 대통령이 보수층을 가르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등을 돌리는 바람에 보수에 균열이 생겼고, 오늘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박 전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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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호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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