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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윤석열 지지율 하락은 좋은 약, 이준석은 정리하고 가라”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당대표와 갈등·가족 리스크… 尹 일부 여론조사에서 李에게 오차범위 밖 역전 허용
■ 김건희씨 허위 이력 의혹 직접 사과 이어 윤 후보 민심 행보에도 별 효과 안 나타나


▎12월 2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석열이형네 밥집’ 영상 화면. / 사진:유튜브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지지율이 좁혀졌거나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이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 안팎에서는 이준석 당대표와의 갈등,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 등 복합 악재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으로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와의 갈등은 ‘울산 합의’ 18일 만에 재현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하다. 이 대표는 11월 말 선대위 인재 영입과 운영 방향을 둘러싸고 윤 후보와의 갈등을 빚다 잠행 시위를 했다. 이 대표는 울산으로 직접 찾아온 윤 후보와 극적 합의를 이룬 뒤 서울로 복귀했다.

당시 울산 합의 내용은 ▷2030을 위한 정책 행보 ▷후보-당대표-원내대표의 직접 소통 강화 ▷당무 우선권 관련 후보와 대표의 의사 존중 등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고 있던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었을 때, 윤 후보가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 그게 민주주의 아닙니까”라고 반응하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후 이 대표는 연일 언론에 선대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익명을 요청한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비록 서운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표가 걸핏하면 보이콧하는 모습은 전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주위에서 ‘국민의힘은 아직 멀었다’는 따끔한 충고를 많이 받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대선은 필패”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통령 선거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12월 26~27일 이틀간 실시한 차기 대선 지지도 조사 결과 이 후보 37.4%, 윤 후보 29.3%로 집계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 참고).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12월 25~27일 실시한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42.4%, 34.9%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이 50% 이상임에도 윤 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 머물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는 ‘가족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는 윤 후보의 경쟁력이 정권 교체 여론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에 대한 지지층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후보 교체를 묻는 말에 국민의힘 지지층은 70.4%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같은 질문에 35.7%만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해 지난 26일 직접 사과했다. 또 윤 후보는 다양한 민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지지율 반등에 별다른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김종인 “방관자적인 사람들 지지자로 끌어들일 노력해야”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월간중앙과의 전화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가 차제에 이준석 대표와는 관계를 정리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김경빈 기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윤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에 대해 “지금 보면 거의 (이재명 후보와) 비슷한 상황으로 온 것”이라며 “이제부터 우리는 그동안 방관자적인 사람들을 지지자로 끌어들일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페이스북 등을 통해 정치 평론을 하는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월간중앙과의 전화 통화에서 “윤 후보는 주변에 너무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특히 이준석 대표와는 차제에 관계를 정리하는 게 낫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 끝날 때까지 비슷한 일이 자주 벌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건희씨의 경우 지금처럼 남편으로서 아내를 보호하는 자세로 나가되,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왜 안 되는 사람인지’ 그 이유를 선명하게 부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진심으로 나라 걱정을 많이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만나 가슴을 열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좋겠다. 지금 겪는 지지율 하락 국면은 앞으로 윤 후보에게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1호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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