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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선도기업 (13)LG그룹] LG에너지솔루션에 ESG 탑재한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관계자에게 사랑받는 지속가능경영” 추구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상장사 전체에 ESG위원회 설치, 친환경 솔루션과 지배구조 개선에 방점
LG화학·LG생활건강·LG유플러스 등 국내외 ESG 측정에서 최상위권 평가


▎구광모(가운데) LG그룹 회장의 2022년 키워드는 ‘고객, 경험, 혁신’이다. 이 모든 가치는 ESG와 접목한 지속가능경영과 연결된다. / 사진:LG그룹
LG그룹은 ㈜LG,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헬로비전, LG생활건강, LG화학, LG전자 등을 상장사로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1월 27일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한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한국 증시에 입성했다. 1월 14일 LG엔솔의 공모가격은 30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상장과 동시에 LG엔솔의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에 달한다. 상장 직후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 SK하이닉스(1월 14일 기준 시총 약 93조원)와 시총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 확실시된다.

LG엔솔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코스피 공모주다.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 공모주 2337만5000주 대상으로 주문 금액이 1경518조7500억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1경원은 1조원의 1만 배다. 카카오뱅크(2021년 8월 상장)의 기록(2585조원)을 훌쩍 넘겼다. 권영수 LG엔솔 대표이사 부회장은 “글로벌 배터리 선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속적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해준 국내외 기관투자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LG그룹은 이미 2021년 6월 LG엔솔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상장사가 아니었던 시점부터 LG엔솔에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 마인드를 탑재한 것이다. LG엔솔은 “ESG위원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관련 최고 심의기구로, 환경·안전·사회적 가치·고객가치·주주가치·지배구조 등에 관한 기본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목표를 검토한다”고 규정했다.

LG엔솔, RE100과 EV100 동시 가입


▎LG화학과 이너보틀이 내놓은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 재활용 모델. / 사진:LG화학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LG는 친환경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OLED(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 주력군에 해당하는 LG엔솔은 2021년 4월 전 세계 배터리 업체 가운데 최초로 RE100과 EV100에 동시 가입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이다. LG엔솔은 이보다 20년 앞당긴 2030년까지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LG엔솔은 이미 폴란드와 미국 공장을 100%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가동 중이다. 한국의 충북 오창과 중국의 난징 공장은 물론 신규 투자하는 공장을 포함해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LG엔솔은 EV100 가입도 진행했다. EV100은 2030년까지 기업이 보유 혹은 임차한 3.5t 이하 차량 100%, 3.5t 초과 차량 50%를 전기차 또는 수소차로 전환하는 캠페인이다. LG엔솔 측은 “친환경 전문 기업으로서 세계적인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단순 배터리 제조기업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LG엔솔의 모기업인 LG화학 역시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이자 최우선 경영 과제로 삼고 전 사업 영역에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20년 국내 화학 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성장’을 핵심으로 삼는 ‘Sustainability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환경과 사회를 위한 혁신적이며 차별화된 지속가능한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설정한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205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 수준인 1000만t으로 억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의 사업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2050년 LG화학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0만t 규모로 전망된다. 탄소중립 성장을 위해서는 3000만t 이상을 감축해야만 하는 셈이다. 3000만t은 내연기관 자동차 1250만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이며, 소나무 2억2000만 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 RE100을 추진했다. 또 국내외에서 녹색프리미엄제, 전력직접구매(PPA) 등을 통해 260GWh 규모 재생에너지를 확보했다. 이는 약 6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LG화학은 한국형 RE100 제도인 녹색프리미엄제를 통해 연간 120GWh 규모 재생에너지를 낙찰받기도 했다. 의료용 장갑의 주원료인 NBR 라텍스 등을 생산하는 여수 특수수지 공장과 석유화학 제품 고객사와의 협력을 지원하는 오산 테크센터가 RE100 전환을 달성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청주 공장도 전력 사용량의 30%를 녹색프리미엄제로 조달한다. 2020년에는 국내기업 최초로 중국 내 전력 직접 구매로 연간 140GWh 재생에너지를 확보했다. 중국 장쑤성 우시 양극재 공장은 재생에너지로만 공장을 가동해 일반 산업용 전력 대비 탄소 10만t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중국 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90% 이상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다.

핀란드 세계 최대 바이오 디젤 기업인 네스테와 LG화학은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하고, 바이어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합성수지 생산에 나선다. 화석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대체하면 동일한 투입량일 때 기존 제품 대비 온실가스를 50%가량 절감할 수 있다.

LG전자의 유엔 탄소배출권 확보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 사진:LG화학
LG화학은 플라스틱 생산, 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까지 망라하는 ESG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었다. 2021년 3월 국내 혁신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완벽하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를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다시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한편 LG화학은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친환경 사업 목적의 채권)를 포함해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분야 친환경 투자를 위해 2021년 상반기에만 약 2조원 규모로 ESG 채권을 발행했다. 2021년 5월에는 배터리 및 친환경 육성 펀드인 KBE(Korea Battery & ESG)의 핵심 투자자로 1500억원을 출자했다.

LG전자도 보유 기술과 역량, 제품과 솔루션을 활용해 지구온난화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로 줄이는 동시에 외부에서 탄소 감축 활동을 통해 획득한 탄소배출권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LG전자는 2017년 국내외 생산사업장 및 사무실에서 탄소 193만t을 배출했다. 생산 공정에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고효율 설비와 온실가스 감축 장비를 도입해 2030년까지 이 수치를 50% 수준인 96만t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 LG전자는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체제) 사업을 확대해 유엔 기후변화협약 청정개발체제 집행위원회(UNFCCC)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CDM 사업이란 기업이 개발도상국에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에 활용하는 제도다. 탄소배출권은 유엔에서 심사, 평가해 발급한다. LG전자는 CDM 사업을 통해 2019년까지 탄소배출권 총 34만t을 확보했다. 이 밖에 LG전자는 북미 법인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해외 모든 법인의 에너지 사용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국내 사업의 경우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2030년 60%, 2040년 90%까지 단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LG전자의 북미시장 판매 제품 가운데 80% 이상이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부여하는 ‘에너지스타’ 인증을 받았다. 2019년 에너지스타 인증 제품 판매액은 20억 달러를 넘는다. 또 LG전자는 2020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공동으로 소유한 FTSE 인터내셔널이 만든 사회책임투자지수인 FTSE4Good 지수에도 6년 연속 편입됐다. 유럽에서 지속가능경영 평가지표로 많이 활용되는 EcoVadis 평가에서도 상위 1% 기업에 주어지는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다.

국내 최대 생활문화 기업인 LG생활건강은 ‘최고의 지속가능한 FMCG(일용소비재) 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제품·사회·환경 측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며 유엔 지속가능 개발목표(UN SDGs)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탄소는 줄이고, 물은 더 아끼고

LG생활건강은 2016년 9월부터 친환경 포장을 구현하기 위해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안심센터장(CRO)을 위원장으로 해 디자인, 포장 연구, 구매, 사업부, 제품기획 부서로 구성돼 있고 환경 안전 부문에서 전체 운영을 담당한다. 그린제품 심의협의회에서는 ‘그린패키징가이드’를 시행하고 있다. 포장재의 중량, 재질, 재활용성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LG생활건강의 평가 척도다. 그린패키징 결과는 용기 감량화, 재질 개선, 재활용성 개선으로 구분해 해당 포장재의 친환경성을 향상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통해 세탁세제나 섬유유연제 제품의 이중 캡 높이 축소, 주방 세제 750mL 용기 감량화 등을 실행해 11억원 상당의 포장 폐기품 감소 및 원가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플라스틱 약 2185t을 재활용 재질로 대체했다. 2018년 8월부터는 모든 섬유유연제 제품에 미세 플라스틱 성분의 향기 캡슐을 배제해 수(水) 생태계 보전에 동참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지속가능 노력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의 2020년 평가에서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월드 등급’에 3년 연속 편입됐다. LG생활건강은 DJSI의 ‘아시아·퍼시픽 등급’에 11년 연속, ‘코리아 등급’에 8년 연속 편입도 달성했다.

LG유플러스도 그린사업 강화와 온실가스 저배출사업 기조를 강화하는 ‘그린2020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우편 청구서 대신 모바일 및 이메일을 활용한 전자 청구서를 통해 연간 나무 3만660여 그루를 살리고 탄소 배출량도 1054t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2021년 2월 기준 LG유플러스 고객 약 1만525명이 전자 청구서를 이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가산동에 위치한 IDC 냉각탑 운전 방식 변경을 통해 월평균 전력 5만2036kWh를 절감했다. 논현동 IDC에도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전력 107만732kWh를 아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친환경 5G 정류기를 도입·확산해 효율을 높여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구 회장은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ESG 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G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LG의 모든 계열사는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감사위원회 권한 및 독립성 강화 등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개선을 실천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가능 성장을 실현하고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탄소 배출량 감축과 수자원 관리 노력 등 기후변화 대응 경영을 실천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가 발표한 ‘2020 기후변화 대응, 물 경영’ 우수기업에 ㈜LG,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가 선정됐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탄소 경영과 물 경영 부문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고, LG유플러스는 통신 업계에서 유일하게 탄소 경영 우수기업으로 뽑혔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202202호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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