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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논의 일단 불발, 이재명은?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27일 예정된 후보 단일화 주제 토론회에 국민의당 불참하기로
■ 민주당 일각 “우리도 결단만 하면… 安 뿌리는 민주당” 러브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마친 뒤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경록 기자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3·9 대선의 최대 화두는 후보 단일화. 지금까지 흐름을 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에 무게가 크게 실렸다.

하지만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시민단체 ‘통합과 전환’이 1월 27일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주제로 개최하는 토론회에 국민의당에서 불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당초 국민의당에서는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신범 전 의원의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1월 26일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애초 이 위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토론회 주제인 걸 몰랐다”면서 “안 후보가 완주를 천명한 만큼 우리 당에서는 이 위원장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합과 전환은 진보 진영과 중도·보수 진영 지식인이 주축이 된 정치 플랫폼이다. 토론에서는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명분 없는 단일화가 아니라 공동 정부 구성, 선거 제도 개혁 등 새로운 정치를 위한 연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제한다.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직속 정권교체동행위원회 지역화합본부장을 맡은 김동철 전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인 이신범 전 의원이 패널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토론회를 범야권 후보 단일화의 서막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는 “단일화는 없다”고 외치지만, 범야권 절체절명의 과제인 정권 교체 명분 앞에서는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윤석열 선대위 관계자는 얼마 전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대선뿐만 아니라 대선 후를 생각해서라도 야권 후보 단일화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에서는 연일 강도 높은 쇄신책을 내놓고 있다. 1월 24일에는 이재명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큰절을 한 데 이어 25일에는 송영길 대표가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 및 3·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무공천 등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1월 26일에는 이 후보가 여의도 당사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세대는 이재명 정부의 가장 든든한 국정 파트너다. 3040세대 장관을 적극 등용하겠다”며 “이재명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내각, 통합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대선 과정에서 격화되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이 많으신 줄 안다”면서 “실망감을 넘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면목이 없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일체의 네거티브 중단도 선언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하락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연일 고강도 쇄신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 같은 승부수가 이 후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월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노웅래 “이·안 단일화 대선 막바지 최대 변수”

이에 당 일각에서는 현재의 판세를 뒤집을 유일한 카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연대)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 후보는 이·윤 후보와 비교했을 때 ‘클린 이미지’가 뚜렷한 데다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도 크기 때문에 만일 그와 손을 잡는다면, 이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킬 뿐 아니라 중도 확장성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1월 25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와 관련해 “대선 막바지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며 “우리도 결단만 하면 할 수 있다. 안 후보의 정치적 뿌리는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이 후보로서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제안을 안 후보에게 해야 한다”면서도 “문제는 안 후보의 완주 의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한다 하더라도 수용 여부는 미지수”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얼마 전 이 후보가 ‘내 임기를 1년 단축하더라도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제안한 것도 안 후보에 대한 러브콜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윤석열 후보든 이재명 후보든 안 후보와 손을 잡는 쪽이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안 후보에게 대통령 후보 자리를 양보하겠다면 모를까 이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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