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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공모주’ LG엔솔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10조원 ‘글로벌 투자금’ 총알 비축 vs 배터리 1위 기업보다 시총 높아 주의 必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1월 19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로 불린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다만 증권가에서 예상한 ‘따상(공모가 두 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는 실패했다.

LG엔솔은 상장 이전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며 코스피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앞서 진행된 LG엔솔 공모 청약에는 114조1066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81조원을 30조원 이상 뛰어넘는 1위 기록이다.

또 LG엔솔 청약에 참여한 건수는 442만4470건으로 중복 청약 금지 이후 최대다. 수치상으로는 국민 10명 중 1명이 LG엔솔 청약을 한 셈이다. 공모금액 역시 이전 1위인 삼성생명의 4조8881억원을 넘어 사상 최고인 12조 75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엔솔의 주가는 상장 직후 59만7000원으로 시작해 1월 27일 오후 3시 30분 현재 50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엔솔의 공모가는 30만원이다. 공모주 청약을 한 사람은 LG엔솔 1주당 20만원 이상의 수익을 보고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LG엔솔의 시총은 118조1700억원을 기록, SK하이닉스(82조6283억원)를 누르고 삼성전자(425조6455억원)에 이은 2위를 기록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하루 전인 1월 26일 미국 1위 자동차 업체 GM과 전기차 배터리 제3합작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연합뉴스
국내외 투자 심리 위축시킬 암초 도사려

LG엔솔의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배터리 업계와 코스피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LG엔솔의 주가 상승 여력을 높게 보는 쪽은 LG엔솔의 대대적인 글로벌 시장 투자 움직임에 주목한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상장을 통해 10조 2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토대로 LG엔솔은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와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R&D), 신규 사업 투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일례로 LG엔솔은 상장 하루 전인 1월 26일 미국 1위 자동차 업체 GM과 전기차 배터리 제3 합작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엔솔이 글로벌 배터리 생산 세계 1위 업체인 중국의 ‘CATL’을 뛰어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반면 LG엔솔의 주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국내외 증시에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만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최근 불거진 미국 통화 긴축 우려가 꼽힌다.

1월 26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며 3월 첫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기자회견 직후 상승 중이던 미국 증시는 하강 곡선으로 바뀌었고, 이 영향은 한국 시장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날 2700선 아래로 내려간 코스피 지수는 현재 2600선도 위협받고 있다.

LG엔솔의 주가가 경쟁사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언론 전화 통화에서 “LG엔솔 주가가 51만원을 넘어서면 세계 1위 CATL보다 비싸지게 된다”며 적정주가를 39만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1월 27일 증권가에서 추정한 LG엔솔의 향후 적정 주가는 39만원에서 61만원 사이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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