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배우자 리스크는 같은데 윤석열 ‘웃고’, 이재명 ‘울고’ 왜?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 국민, 허위학력·장모 구속보다 과잉의전·법카 의혹에 더 민감
■ 신상 문제 불거질수록 ‘인물론’ 부각하려는 李에 불리해질 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 사진:각 당
박스권에 갇혀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에 변화 조짐이 포착된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직후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두 후보 모두 ‘배우자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월 14~16일 전국 1012명 대상으로 공동 실시해 17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보면, 윤 후보 지지율은 40%, 이 후보 31%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8%,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였다(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3.1p%).

이·윤 후보의 격차는 9%p로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같은 기관의 1월 3주차 조사에서는 1%p 차이였으며 이후 3주 가량 연속 초박빙 승부를 보여왔다. 일주일 전 조사에선 35%로 동률이었다.

이를 두고 선거 전략에 따른 여론의 반영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2월 17일 월간중앙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 후보는 ‘인물론’을 부각하며 자신의 행정 경험·능력을 강조한다”며 “인물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후보와 배우자의 신상 관련 문제가 불거지면 지지율에 바로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서는 ‘정권교체’를 강조한다”며 “대의명분, 시대적 필요성을 내세우다보니 윤 후보의 장모가 구속되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지지율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배우자의 선거운동 관여도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원한 정치 전문가는 월간중앙과의 통화에서 “사실 따지고 보면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는 여러 의혹으로 선거 운동을 포기한 사람이고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선거 초반부터 김건희씨와 대조를 이루며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도왔다”며 “상대적으로 플러스 알파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김혜경씨가 ‘과잉 의전’ 논란으로 오히려 이 후보의 발목을 잡게 된 꼴”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은 보수보다 진보 진영에 더욱 높은 도덕적 잣대를 적용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월간중앙과의 통화에서 “법적 측면에서 보면 김건희씨의 허위학력 기재, 업무방해 등의 혐의에 따른 범법 행위가 더욱 문제시될 수 있는데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의혹에 국민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정치적으로 야당이 여당보다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운 면도 있지만 보수와 진보 정당에서 발생한 문제에 있어 국민은 진보 쪽에 더욱 높은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cho.kyuhe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