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안철수, 인식은 같고 주특기 서로 다르기에 얼마든지 양립 가능
■ “尹 잘못된 국정 바로잡는 역할, 安 나라 위해 미래 여는 역할 맡아야”
▎임태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은 월간중앙 전화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이 시대의 요구는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라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투표용지 인쇄 전인) 2월 27일까지 단일화 협상을 끝내고 연대를 선언한다면 국민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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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은 “단일화는 끝난 게 아니다. 원래 협상이라는 건 중단과 결렬, 이런 과정을 딛고 합의에 이르는 행위”라고 강조했다.임 고문은 2월 21일 월간중앙 전화 인터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자들은 엄밀히 말하면 후보들 개인에 대한 지지자라기보다 정권 교체를 간절히 지지하는 분들”이라며 “두 후보 역시 이 시대의 요구는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라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러면서 임 고문은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지금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세부적인 여론조사 방식을 떠나 선거가 임박한 만큼 여론조사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투표용지 인쇄 전인) 2월 27일까지 단일화 협상을 끝내고 두 후보가 연대를 선언한다면 국민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2월 13일 유튜브 기자회견을 통해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던 안 후보는 2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께 본선거 3주의 기간 중 1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면서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히 말한다”며 단일화 철회 동시에 완주 의사를 천명했다.이런 상황에서 임 고문은 윤-안 후보 연대의 명분으로 ‘역할 분담’을 제시했다. 그는 “윤 후보는 현 정부의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는 역할, 안 후보는 나라를 위해 미래를 여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이 두 가지 역할은 얼마든지 양립이 가능하다. 두 후보가 연대하고 힘을 합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후보의 주특기가 다른 만큼 역할은 분담하되, 그래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단일화하는 게 순리 아니겠냐”고도 했다.윤-안 후보 상호 신뢰와 관련해 임 고문은 “모든 정보가 실시간 공개·공유되는 상황에서, 더구나 국민이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데 선거 후 약속을 안 지킨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만일 어느 한쪽이 그런 행동을 한다면 그건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임 고문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 후보 간의 연대(통합정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일 없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 정권 연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며 “만일 현 상황이 유지되기 바라는 사람들과 손잡는다면, 그건 안 후보가 그동안 내세웠던 대의와 맞지 않는 행위”라고도 주장했다.임 고문은 유세 차량 사고로 숨진 국민의당 관계자에 대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유지(遺志)’ 발언과 관련해 “오만은 잘 모르면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이고, 교만은 알면서도 함부로 행동하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오만해서도 교만해서도 안 된다”며 “요즘 당 일각에서 나오는 발언은 오만을 넘어 교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당장 중지하고 부디 자중자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앞서 안 후보는 ‘유세 버스 사고’ 사망자의 영결식에서 “어떤 풍파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손(평오) 동지의 뜻을 받들겠다. 절대 굽히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KBS1 [일요진단]에서 “갑자기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라며 “국민의당 유세차·버스 운전하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써놓고 가나”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월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국민의당 고(故)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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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여론조사, 단일화 결렬 바라는 쪽이 원하는 결과가 아닌지”결론적으로 임 고문은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노사협상, 정치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협상이라는 건 중단과 결렬, 이런 과정을 딛고 합의에 이르는 행위”라며 “협상에서 정성들여야 하는 쪽은 주도하는 사람들이다. 최후의 국민 한 사람까지 정성들여야 하는 마당에 국민 10%가량의 지지를 받는 후보에게 정성을 들이지 않는다는 건 국민 여망을 저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임 고문은 또 “지금 발표되는 여론조사 중 일부는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결렬되기를 바라는 쪽에서 원하는 결과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떠나 완전한 승리, 대선 후 국민 통합을 위해 반드시 두 후보가 합쳐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임 고문은 안 후보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안 후보가 부디 대인의 길을 가기 바란다. 국민만 보고 판단하고, 사즉생(死卽生)이라는 말처럼 명분 있는 후퇴를 통해 안 후보의 미래 구상을 실현하면 좋겠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