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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UP] 기술력으로 세계와 어깨 견주는 카이스트 자율주행 연구팀 

“우리가 만든 자율주행 차로 아우토반 질주할 날 오길” 

신인섭 기자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자율주행경기에서 2년 연속 4강 랭크
차량제어 소프트웨어 기술력 세계적 수준, 기업의 관심 부족 아쉬워


▎지난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터스피드웨이에서 무인 자율주행 레이싱카 경주인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Indy Autonomous Challenge)’가 열렸다. 경기에 출전한 한국의 카이스트(KAIST) 팀 차량(위)이 미국 오즈번 대의 ‘오토노머스 타이거’ 차량을 추월하고 있다. 카이스트팀은 대회에 참가한 30개 팀 중 4위를 차지했다. / 사진:AFP=연합뉴스
자율주행 기능은 신차 구매 시 반드시 챙겨야 할 항목이 됐다. 테슬라 전기차는 이미 고속도로에서 상당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했고,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일정 부분 자율 주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결국 자율주행 차는 로봇처럼 빠르게 진화할 것이다. 애플 CEO 팀 쿡은 “자율주행 차도 일종의 로봇”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월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무인 경주용 차량 ‘자율주행경기(Indy Autonomous challenge)’가 열렸다. 2021년 10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경기에 이어 두 번째다. 주최 측은 라이다 3개, 레이더 4개, RTK GPS, 모노 카메라 6대를 부착한 자율주행 레이싱카인 ‘달라라(Dallara) AV-21’을 준비했다. 결선에 오른 참가팀은 이 차량을 구매한 뒤 자신들이 설계한 차량제어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경기에 임했다. 전문 기업을 제외하고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전 세계 대학 및 연구소에 참가 자격이 주어졌고, 30개 팀이 참가했다. 대회는 서류심사, 시뮬레이터, 실제 차량을 이용한 결선 경기까지 총 5라운드로 진행됐다.

카이스트(KAIST) 심현철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첫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4강 진입에 성공했다. 결선 경기는 2대씩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사전 주행기록이 낮은 팀이 앞에서 출발하고 높은 팀이 이를 추월하는 방식이다. 뒤 차량은 고속 주행하는 선행 차량을 대회 규정에 따라 안전하게 추월해야 한다. 1위는 경기 중 최고 시속 278㎞를 기록한 이탈리아 밀라노 공대 팀이 차지해 상금 15만 달러를 받았다.

9월에 제3회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심 교수는 “아마도 주최 측은 좀 더 실제 레이스에 가까운 규칙을 요구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 우리는 보다 진보된 차량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카이스트 팀은 이 대회 차량 구매 비용 3억5000만원, 연구팀의 운영경비 2억여원을 기존에 받았던 각종 대회 상금으로 충당했다. 그러면서 외국 대학과 비교해 기업 후원 같은 외부지원이 없음을 아쉬워했다. 좀 더 과감하게 속도를 내지 못한 이유도 차량 파손 우려 때문이었다. 심 교수는 “현재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전기차의 자동 크루즈 기능도 최고 속도가 시속 150㎞로 제한돼 있다”며 “우리가 만든 자율주행 자동차가 속도 무제한인 독일의 아우토반에서 달릴 날이 오길 꿈꾼다”고 말했다.


▎카이스트(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과정에 있는 정찬영 씨와 이탈리아에서 유학 온 석사과정 안드레아 피나치(오른쪽) 씨가 주행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검증하고 있다. / 사진:신인섭 기자



▎카이스트팀의 레이싱카를 경기 운영 요원들이 피트(Pit)로 옮기고 있다. / 사진:심현철 교수



▎완전자율주행 경주용 차량인 DallaraAV-21의 운전석은 사람 대신 각종 센서로 가득 차 있다. / 사진:심현철 교수



▎카이스트(KAIST) 로보틱스 분야 연구팀원들이 각자 연구한 분야인 무인자동차, 드론, 플라잉 카 등 개발 제품들을 앞에 놓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 사진:신인섭 기자



▎자율주행 자동차를 연구하는 심현철 교수팀이 사용하는 시험용 차량 내부가 각종 검증 장비로 가득 차 있다. / 사진:신인섭 기자



▎보스턴 다이나믹스에서 제작한 로봇 개가 모터스피드웨이에서 깃발을 들고 서 있다. / 사진:IAC



▎경기 결과 4위가 확정된 뒤 카이스트 팀원들이 DallaraAV-21 차량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성현기 박사과정, 안드레아 피나치 석사과정, 심현철 교수, 정찬영 박사과정, 유재웅 석사과정. / 사진:심현철 교수
- 사진·글 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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