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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2년 5개월 만에 하락… 정부·전문가 ‘동상이몽’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 정부 “주택시장 하향 안정세 뚜렷하고 빠르게 확산” 주장
■ 전문가 “규제, 급매가 주요 원인” 대세 하락 시기상조 예상


▎한국부동산원이 2월 24일 발표한 2월 넷째 주(21일 기준)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연합뉴스
전국 아파트값이 2019년 9월 둘째 주 이후 2년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바뀌었다. 한국부동산원이 2월 24일 발표한 2월 넷째 주(21일 기준)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01%p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전주 대비 0.0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인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23일 ‘제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고 주택 가격(매매가격지수)이 2주 연속 하락했다”며 “이달 강남 4구 실거래 계약을 보면 40㎡ 미만 초소형을 제외한 아파트 평균 하락 금액이 3억4000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2월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도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2월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은 97로 집계됐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소비자가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는 뜻이다.

홍 부총리는 이를 근거로 “주택시장이 이제 변곡점을 지나 추세적 하향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음 정권 부동산 정책 지켜봐야 알 수 있어”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속단하기에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러 지표에서 상승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대출규제와 소수의 급매물로 인한 하락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관련 대출을 모두 틀어막아 수요자가 아파트를 구매하려 해도 자금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파트 공급이 증가해서가 아닌 거래를 틀어막는 각종 대출 규제 때문에 유례없는 거래량 감소 현상이 일어났고, 이에 일시적으로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력 대선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주택 관련 세금 인하를 공약하고 있다. 일부 급매물이 시장에 나올 순 있겠지만, 다주택자 입장에서 (대선후보가) 세금을 줄여준다고 하니 당장 아파트를 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대선 이후에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다음 대통령이 어떤 부동산 정책을 실시하느냐에 따라 진정한 하향 안정세인지, 다시 상승세로 바뀔지 알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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