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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순항 현대重그룹… 첨단 기술 기업으로 거듭난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현대중공업지주, ‘HD현대’로 새 출발
■ ‘정기선 체제’ 속 미래 먹거리 확보 속도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지난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단순 제조업을 넘어 첨단 기술 기업으로 거듭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 중심의 신기술 확보와 미래 먹거리 창출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새 사명 HD현대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미래 사업 분야의 신성장 동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새 사명은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담고 있다”며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형 지주사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0월 승진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 중심의 3세 경영 안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그룹을 이끌어 온 전문 경영인 권오갑 회장과 현대중공업지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도 겸임 중이다.

정 사장은 1982년생으로 대일외국어고를 졸업한 후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2017년부터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현대중공업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정 사장을 중심으로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 투자 전문 자회사인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과 34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하기로 하는 등 미래 먹거리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 사장은 그룹의 주력인 조선 사업 분야 첨단 기술 확보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2020년 선박 자율 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해 지난해 한국 최초로 선박 완전 자율 운항에 성공했다.

첨단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청사진은 올해 말 완공 예정인 ‘글로벌R&D센터(GRC)’에서 구체화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총면적 약 17만5800㎡(약 5만3000평),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의 GRC를 짓고 있다. 이곳에 5000여 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상주시켜 그룹의 첨단 기술 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글로벌 1위 조선사로 성장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난 50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새로운 미래의 개척자)’가 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17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 초과 달성 이어 올해도 순풍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들어서도 곳간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소재 선사에서 427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3척을 수주했다. 79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급 중형 컨테이너선으로,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해 2024년 하반기부터 선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은 LNG 이중 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해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를 만족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85척의 LNG 추진선(LNG 운반선 제외)을 수주한 상태다. 지난 2018년 7월과 2020년 9월 세계 최초로 LNG 추진 대형 유조선과 LNG 추진 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하는 등 이 분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조선 해운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2억614만TEU 대비 약 4% 증가한 2억1401만TEU로 추정된다. 물동량 증가와 함께 근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중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글로벌 해상 물동량 증가세와 환경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친환경 컨테이너선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를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수주 실적은 229억 달러(222척)로 목표인 149억 달러의 154%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누적 49억 달러(45척)를 수주해 연간 목표인 174억4000만 달러(약 22조원)의 28%가량을 채웠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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