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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대선후보 ‘단일화’… 첫단추 끼운 李, 꺼지지 않은 불씨 尹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 이재명, 김동연과 정책연대 이어 후보 단일화 성공
■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했으나 安 “만날 용의 있어”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열흘 앞둔 2월 27일, 대전의 한 교차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홍보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중앙포토
남은 시간은 일주일.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중도층’ 공략을 위한 후보 간 ‘단일화’ 향방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막바지에 돌입했음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우선 이 후보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3월 2일 대선후보직에서 중도사퇴하고 이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에서 ‘정치교체·공동정부’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면서 “오늘부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밝혔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이 후보의 통합정부론이 실체를 갖고 성공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대체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차범위에서 박빙의 승부지만 이 후보가 윤 후보의 지지율에 못 미치는 결과가 많았다”며 “중도층 결집에서 약세를 보인 결과인데 김 후보와의 단일화는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통합정부론 카드를 꺼내며 제3지대 후보와 중도 표심 공략에 나섰다.

다만 김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번 단일화가 큰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단순 지지율로만 후보 간 연대와 단일화 효과를 설명할 수 없다”며 “낮은 지지율 탓에 김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못한 유권자, 김 후보가 내건 정책에 공감한 사람들, 김 후보가 저변에 갖고 있는 세력의 결집 효과를 간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후보 단일화 파열음이 컸던 곳은 야권이다. 최근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야권 단일화 협상에 실패했다. 이후 양측의 책임 공방도 불거졌다. 다만 결렬 여파는 아직 크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두 후보의 지지율에 큰 변동이 없으며 반대로 이 후보도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뚜렷한 지표가 포착되지 않은 이유에서다.

리얼미터가 뉴시스 의뢰로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가상 다자 대결을 실시해 3월 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 43.1%, 윤 후보는 46.3%의 지지율을 얻었다. 4주 전 조사 대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1.3%p, 3.0%p 상승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2%p로, 오차범위 안이다. 이어 안철수 후보 6.7%, 심상정 정의당 후보 1.9%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후보 0.9%, ‘지지 후보 없음’ 0.5%, ‘잘 모름’ 0.7%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0.4%)

익명을 원한 한 전문가는 “단일화 결렬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어떤 후보에게 이점으로 작용했는지 반영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사실상 단일화 결렬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단일화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안 후보는 3월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이 끝난 뒤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저는 정치인들끼리 중요한 아젠다에 대해서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 전문가는 “최근 추세를 보면 정권교체론이 선거 초반만큼 힘을 받고 있지 않다”며 “선거 막바지에 이를수록 ‘정권재창출·정권교체’ 주장보다는 이재명 후보의 통합정부론처럼 아젠다 설정과 그 결과물을 도출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cho.kyuhe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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