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마침내 단일화… 이재명·윤석열 누가 이길까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낙승” vs 민주당 “97년 못잖은 초접전”
■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단순 계산 시 尹 +2.6% 효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월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잡은 채 인사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3월 2일 밤 여의도 KBS 본관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마지막 TV토론이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넥타이를, 토론회 직후 단일화 합의 소식을 전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나란히 짙은 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넥타이 색, 당연히 중요하죠. 우연의 일치라고 보진 않습니다. 어찌 보면 유니폼 같기도 하네요.”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TV토론 진행 도중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TV토론 직후 윤∙안 후보 간의 전격 합의를 암시하는 말로 들렸다.

실제로 두 후보는 TV토론 직후인 3일 새벽 0시쯤 서울 강남 모처에서 만나 2시간 30분 동안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결국 단일화에 합의했다. 두 사람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윤석열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 정권 교체, 즉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어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함께 정권을 인수하고, 함께 정권을 준비하며, 함께 정부를 구성해 정권 교체의 힘으로 정치 교체, 시대 교체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며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이다. 모든 인사는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해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국민통합정부를 ▷미래정부 ▷개혁정부 ▷실용정부 ▷방역정부 ▷통합정부라는 5개 키워드로 소개했다.


▎3월 2일 TV토론에서 나란히 짙은 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MBN 화면 캡처
①완주 다짐하던 안철수 왜 마음 바꿨나

그렇다면 거듭 완주를 다짐하던 안 후보가 마음을 바꾼 결정적 계기는 뭘까.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달 27일 단일화 결렬 통보 기자회견 이후 지지율 변화로 보인다. 당시 윤 후보는 사실상 단일화 합의를 이뤘는데 안 후보가 막판에 뒤집었다며 협상 일지까지 공개했다. 이후 안 후보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비난이 거세졌다.

안 후보 후원회장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1일 “포기할 줄 아는 아량을 가진 사람만이 다음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안 후보의 결단을 요구했다.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안 후보는 대선 완주를 선언함으로써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을 저버렸다”며 지지를 철회했다.

안 후보는 만일 윤 후보가 패배하면 정권 교체 실패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 기자회견 이틀 뒤 안 후보 측은 재협상을 제안했고, 장제원-이태규 라인이 재가동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자 구도로 대선이 전개됐을 경우 안 후보 입장에서는 윤 후보가 이겨도 져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단일화 없이 승리하면 ‘안철수 필요 없다’는 주장이 입증되는 셈이고, 단일화 없이 패하면 ‘안철수 때문에 졌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 후보의 단일화로 박빙 승부에서 윤 후보의 낙승으로 무게추가 이동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안철수라는 큰 자산을 얻게 됐고, 안 후보는 국민의힘이라는 큰 무대를 얻게 됐다는 점에서도 단일화는 윈-윈”이라고 덧붙였다.

②중도층에 소구력 vs 효과 제한적

이번 단일화로 윤 후보가 초박빙 대선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된다. 사전투표(3월 4~5일) 직전에 극적으로 성사된 만큼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에도 큰 소구력이 있을 거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반면 이미 단일화가 여론조사에 반영된 데다 양측의 오랜 밀고 당기기로 인해 효과가 제한적일 거란 반론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보수 진영이 결집한 이상 진보 진영도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게 될 것”이라며 “역대 대선 중 최저 표차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회창-김대중-이인제가 맞붙었던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39만557표 차로 신승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3월 1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뒤 손을 잡은 채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③윤석열 47.4% vs 이재명 41.5%... 오차범위 밖

이 시점에서 [중앙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2월 28일~3월 2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20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주목할 만하다. 윤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한 뒤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섰을 경우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윤 후보는 47.4%, 이 후보는 41.5%로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2.2%) 밖인 5.9%였다. 세대별로는 40대와 50대를 제외한 전 세대에서, 지역별로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섰다.

단일화 전 다자대결 구도에서는 윤 후보 43.7%, 이 후보는 40.4%로 오차범위(±2.2%) 내인 3.3p 차이였다. 윤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한 안 후보 지지율은 8.1%였다. 윤·안 후보의 단일화 효과를 단순히 계산하면 +2.6%로 볼 수 있다.

민주연구원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 가운데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던 사람들이 보수 진영의 단일화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면서 “결국 승부는 일대일 구도가 될 테고, 그럴 경우 1997년 대선 못지않은 초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