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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은 선택의 날… 이재명일까 윤석열일까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양강 후보 ‘비호감’도 큰 역대 최악의 대선 비판 이어져
■ 프랭클린 P. 애덤스 “선거란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한 것”


▎3월 9일 선택의 날이 밝았다. 내일이면 대한민국을 5년 동안 이끌어나갈 새 대통령이 선출된다. 사전투표일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3월 9일 선택의 날이 밝았다. 내일이면 대한민국을 5년 동안 이끌어나갈 새 대통령이 선출된다.

국민은 기대보다 걱정이 크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선거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선거 캠페인 시작부터 양강 후보의 비호감도가 크다 보니 “역대 최악의 대선”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대선 기간 국론(國論)은 둘로 갈려 치킨게임을 벌였다. 대선 이후로도 국민 갈등은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거란 우려가 크다.

3·9 대선은 ‘정당 실종 대선’으로도 기억될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경선에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을 대거 참여시켰는데, 그 결과 각각 비주류·외부인사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대선까지 그래왔듯이 당 주류 세력 가운데 후보가 탄생하는 게 일반적인 정당의 모습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민에 의해 사실상 거부당한 셈이다.

기성 정당이 거부당한 대선전(戰)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건 네거티브뿐이었다.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가리켜 “대장동의 뿌리” “무능한 초보”라고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해 “대장동 몸통” “거짓말쟁이”라고 몰아세웠다.

후보들의 배우자들도 여론의 ‘돌팔매질’을 피하지 못했다. 이 후보의 부인은 대리 약 처방, 법인카드 횡령, 그의 아들은 도박·성매매 의혹을 샀다. 윤 후보의 부인은 학력 허위 기재가 사실로 드러난 데 이어 주가조작 의심을 받았다.

■ 이재명-윤석열 10대 공약 비교


미래 먹거리 창출 더 미룰 수 없는 과제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커지고 네거티브 공방이 극에 달하자 공약은 신뢰감을 잃었다. 후보들은 표가 될 성싶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외쳤다. 정당 이름을 가리면 어떤 후보가 낸 공약인지 유권자들로서는 분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난장판 대선의 ‘대미’를 장식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투표함이 사전 투표용지를 넣을 수 없었다. 이미 기표가 된 투표지를 받은 사람들도 있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선관위가 스스로 국민 신뢰를 걷어차버린 것이다.

세계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패권 경쟁, 북한의 도발 등 한반도 상공의 암운(暗雲)이 심상치 않다. 소비자물가는 전례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구절벽과 마주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창출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미국의 정치학자 플랭클린 P. 애덤스는 이렇게 말했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한 게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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