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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아나운서의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2) 

 

“S.E.S를 아시나요?” 1세대 걸그룹이 아니라…

▎리더라면 S(simple). E(easy). S(short) 말하기를 연습해야 한다. 간결하고 쉽게 그리고 짧게 말해야 메시지 전달 효과가 크다. 사진은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중앙포토
“S.E.S를 아시나요?”

코로나19 확진자 1일 30만 명 시대,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족이 차례차례 확진 판정을 받으며 격리 기간이 계속 늘어났고, 당연히 대면 미팅과 교육을 취소했다. 자연히 전화와 화상 미팅을 자주 하게 됐는데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난감한 순간들이 한두 번이 아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깨달음을 얻었다. 그건 바로 S.E.S의 중요성이다. 여기서 S.E.S란 90년대 1세대 걸그룹을 뜻하는 게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S.E.S.란 바로 심플하고 S(simple). 쉽고 E(easy). 짧게 S(short) 말하는 것이다. 장황하고 긴 설명보다는 짧고 굵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격리 기간을 거치며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해봤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바라고 있는 output(결과물)에는 모두 S.E.S를 적용할 수 있었다. 글도, 말도, 사진도, 영상도 쉽고 단순하고 짧아야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었다.

리더에게는 S.E.S 말하기가 필요하다. S.E.S 말하기를 하려면 Input(입력물)에 집중해야 한다. 결과물을 미리 상상해보고, 깊고 오래 생각을 해야만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겠다.

리더는 보통 과정보다는 결과에 대해 간략히 보고를 받는다.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잘 이해가 가지 않으면 다시 보고하라고 지시를 한다. 항상 바쁘기 때문에 복잡한 보고서를 해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당연히 복잡하게 얽힌 보고서는 바로 아웃이다. 리더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야속할 뿐이다.

역지사지로 보고하는 직원도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아니, 사장님이, 이사님이 원하시는 방향이 정확히 뭘까? 좀 확실하게 쉽게 설명해 주시지….’ 아리송한 생각으로 다시 보고서를 수정한다. 리더의 모호한 지시는 직원들을 괴롭게 만든다.


▎KBS2 TV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의 한 장면. 드라마와 다큐멘터리가 결합한 모큐멘터리 형식에 직장 생활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사진 KBS
쉽고 단순하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

커뮤니케이션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내 입맛에 맞는 말하기 방식으로 소통하는 리더가 많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 속에 짧고, 쉽고, 단순한 키워드를 제시하지 못한다. 이것은 리더로서 죄악이다.

리더는 쉽고 단순하게 말해야 한다. ‘리더’라는 권위에 그럴싸한 온갖 수사법으로 포장하지 말라. “김 과장, 그래서 요점이 뭐야?”라고 반문하지 말자. 나부터 상대방에게 얼마나 정확한 키워드를 전달했는지 생각해보자.

보통 ‘달변가’라 하면 그럴싸하게 말을 잘하는 사람을 생각한다. 그런데 이 ‘달변가’에 휘둘리면 안 된다. 쉽고 단순한 말하기로 내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알 것 같은 내용이지만 S.E.S 말하기를 실천하고 있는 리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내가 리더라서, 앞으로 리더가 될 것이라서 말을 잘하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S(simple). E(easy). S(short) 말하기를 연습해보자.


※필자 소개: 리더스피치 대표이자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저자. KBS 춘천총국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해 연합뉴스 TV 앵커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이버 한국외국어대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대에 맞는 스피치를 연구하며 각 기업체 CEO, 임원들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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