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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에 왜 ‘이명박의 사람들’이?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김성한·김태효 등 MB 인사들 대거 전면에
■ 이명박 정부 장관급 인사 “능력 위주 인사… 이 추세 계속될 수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월 15일 외교·안보 분과 간사에 김성한(왼쪽) 전 외교부 차관을 임명했다. 김태효(가운데) 전 대통령전략기획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합동 참모 차장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3월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인수위원 9명의 추가 인선을 발표했다. 전날 발표된 기획조정분과 3명을 더하면 인수위원 24명 중 절반 인선이 완료됐다.

지금까지 발탁된 인수위원들의 가장 특징은 해당 분야 전문가 그리고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사람으로 크게 요약된다. 12명 중 학계 출신은 최종학·김소영·신성환·김태효·박순애 교수 등 5명, 관료 출신은 최상목·김성한 전 차관, 이종섭 전 합동참모차장 등 3명이다. 나머지 4명은 현역 의원이다.

관례로 미뤄볼 때 인수위원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내각에 참여한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으로 MB맨, 그중에서도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가 다수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이 이명박 정부 때처럼 실용주의적 유연성을 중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외교·안보 분과 간사를 맡은 김성한 전 차관은 MB 정부에서 대통령 외교·안보자문위원과 외교통상부 2차관을 역임했다. 김 전 차관은 윤 당선과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공약 수립을 주도했다.

윤 당선인이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을 때 김 전 차관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을 만큼 평소 그는 미국 측 네트워크가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들. 왼쪽부터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김태효 임명, 北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으로 합류한 김태효 전 대통령 대외전략기획관 역시 MB 정부 청와대 출신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인수위에서 외교통일안보 분과 상임 자문위원을 맡았었고, 이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대외전략비서관을 거쳐 수석급인 대외전략기획관까지 지냈다.

그는 북한의 핵 폐기와 동시에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을 구상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런 이유로 김 전 기획관의 임명이 북한에 보내는 윤 당선인의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급 요직을 지낸 한 인사는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MB 때는 인사의 가장 큰 기준이 능력이었다. MB에게 발탁됐던 사람들의 능력이 시간이 좀 지났다고 어디 가겠느냐”면서 “인수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실용을 중시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파악된다. ‘일을 좇으면 자리가 오지만, 자리를 좇으면 일은 달아난다’는 말처럼 앞으로도 능력 위주의 인사가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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