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슈

Home>월간중앙>기업이슈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 키우는 삼성전기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베트남·부산 공장 증설에 1조6000억원 투자
■ 하이엔드 제품 제조 기반 구축해 시장 선점


▎삼성전기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을 키운다. 베트남 생산 법인에 1조3000억원을 들여 생산 설비 등을 구축하기로 한 데 이어 부산 공장 증축에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제품. 사진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을 키운다. 베트남 생산 법인에 1조3000억원을 들여 ‘플립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설비 등을 구축하기로 한 데 이어 부산 공장 증축에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5세대 이동통신(5G)·인공지능(AI)·전장(자동차 전자 부품) 등에 적용하는 반도체의 고성능화로 기판의 층수가 늘면서 미세 회로 구현과 층간 미세 정합 등의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추세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중 가장 만들기 어려운 제품으로 꼽힌다.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볼 형태인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고성능·고밀도 회로 연결이 필요한 중앙 처리 장치(CPU)나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의 고성능화와 시장 성장에 따른 FCBGA 수요 증가에 대응할 예정이다. 고속 성장 중인 FCBGA 시장 선점과 하이엔드급 제품 제조를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모바일에 탑재되는 FCBGA를 아파트에 비유하면 하이엔드급은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과 같다”며 “하이엔드급 FCBGA 시장은 고속 신호 처리가 필요한 응용처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연 평균 20%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CPU 등의 성능 향상으로 기판의 층수가 증가하고 대형화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2026년까지 FCBGA의 수급 상황이 타이트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 전경. 사진 삼성전기
올해 패키지 기판 영업이익 69% 증가 전망

삼성전기는 1991년 기판 사업을 시작해 세계 여러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플래그십 모바일 중앙 처리 장치(AP)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기는 부산 사업장과 베트남 생산 법인을 패키지 기판 생산 전초 기지로 활용해 고객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반도체의 고성능화와 AI·가상 서버(클라우드)·가상 세계(메타버스) 기술 등의 활성화로 기술력 있는 패키지 기판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연결 기준 전년 대비 24.79% 증가한 9조67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판 사업 부문 매출이 전체의 17.36%(1조6792억원)였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7.59% 증가한 10조409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4.50% 증가해 1조70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패키지 기판 사업은 글로벌 5G 및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등으로 유례없이 좋은 영업 환경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기의 올해 기판 사업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6%, 69% 증가하면서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