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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고공행진’… 서민 물론 기업 부담도 가중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러시아 우크라 침공 여파로 경유 가격 14년 만에 최고
■ 휘발유 가격도 10주째 인상… 기업들 “셧다운도 고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3월 9일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사진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중소 자영업자 등 서민은 물론 기업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국내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5.6원 상승한 ℓ당 1918.1원을 기록했다. 2008년 7월 넷째 주(1932원)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다. 3월 28일 오후 기준으로는 1920.24원을 기록 중이다.

휘발유 가격도 천정부지다. 오피넷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7.5원 오른 ℓ당 2001.9원을 기록했다. 10주 연속 상승해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ℓ당 2000원선을 돌파했다. 28일 오후 기준으로도 2001.01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경유 가격의 급등세가 예사롭지 않다. 화물차 운전사 등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유 가격은 유류세 차등 적용 등의 영향으로 휘발유 대비 ℓ당 200원가량 저렴하던 공식을 깼다. 3월 넷째 주 기준 가격 차이를 83.8원으로 좁혔다. 러시아산 경유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전경련 “정부, 기업 부담 완화 검토해야”

기업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 조사 전문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기준 1000대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151개 기업의 80.1%가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유가 상승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기업은 없었다. 유가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 기업의 84.8%가 ‘6개월 이내’로 전망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영업이익)이 악화한다’는 기업은 전체의 76.2%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평균 5.2%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이 0~5% 감소하는 기업이 38.4%, 5~10% 감소하는 기업은 21.2%였다. 유가 상승으로 기존 투자 계획을 축소하려는 기업도 76.2%였다. 축소 규모는 평균 2.7% 수준이었다.

기업들은 특히 유가가 200달러 이상이 될 경우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공장 가동 중단을 고려할 수 있는 유가의 마지노선은 184달러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원유 관세 인하(37.1%), 해외 자원 개발 지원 등 안정적 에너지 수급처 확보(25.6%), 정부의 원유 비축 물량 방출(14.1%),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인하 연장(13.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의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거나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유·LNG 등의 관세를 인하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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