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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고사… 윤석열 정부 첫 총리 한덕수·박주선·김한길 물망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安 기자회견 열어 “총리 안 맡고 당권 도전도 당장은 아냐” 밝혀
■ 인수위, 후보자 3명 추려 尹에게 보고… 이르면 주말께 지명 예정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고사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누가 지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누가 윤석열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될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해서 윤 당선인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 주말께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간중앙 취재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1순위로는 한덕수(73) 전 국무총리가 꼽힌다. 그다음으로는 국회부의장 출신인 박주선(73) 인수위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대표를 지낸 김한길(69)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으로 관측된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군으로 추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첫 총리는 ‘경제’·‘국민통합’ 두 단어에 방점이 찍힌다. 전주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경제부총리·국무총리 등을 지낸 한 전 총리는 그런 면에서 1순위 후보로 거론될 만하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검찰 선배인 박 위원장은 보성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정치인 시절에도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도쿄 태생인 김 위원장은 옅은 지역색과 정치적 유연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수년 동안 폐암과 싸우느라 힘들었지만, 최근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과 유력 후보자 3인의 인연도 흥미롭다.

한 전 총리는 윤 당선인과 깊은 인연은 없지만, 윤 당선인의 검찰 선배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과 가까운 사이다. 한 전 총리는 정 전 총장과는 같은 포럼 멤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한덕수 전 총리. 중앙포토
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의 상설위원회 격상 가능성

박 위원장은 윤 당선인의 학교·직장 선배로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다. 다만, 박 위원장이 검찰 특수통 출신이라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역대 정부에서 검찰 출신 대통령-검찰 출신 총리는 없었다.

김 위원장은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사건과 관련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던 2014~2015년, 윤 당선인에게 총선 출마를 직접 권유하며 인연을 맺었다. 김 위원장이 맡은 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 후 총리급 위원장을 둔 상설위원회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김 위원장은 그 직(職)에 전념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리 인선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3월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윤 당선인과 만나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어 30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 게 당선인의 부담을 더는 것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도 없다”며“당 지지기반을 넓히고 정권 안정에 공헌하겠다. 당권 도전도 지금 당장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권 도전과는 별개로 안 위원장이 6·1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그가 스스로 밝혔듯 ‘당 지지기반을 넓히고 정권 안정에 공헌할 수 있는’ 첫 번째 옵션은 지방선거 승리다. 현재는 국회뿐 아니라 지방권력도 민주당이 움켜쥐는 여대야소 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한 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 산책하고 있다. 사진 국민의힘
安, 직행버스 아닌 완행버스 선택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단일화 기자회견 때도 “국민의힘을 더욱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만드는 일에 공헌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 발언은 합당 후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 시사로 읽히기도 했으나, 안 위원장은 ‘직행버스’가 아닌 ‘완행버스’를 선택한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위원장은 자리나 실리보다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번 결정도 그 연장선에서 이해해달라”고 귀띔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안 위원장으로서는 ‘식구’들을 챙겨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대표로서 국민의당 출신 지방선거 입지자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줘야 하고, 또 국민의당 출신 당선인이 많이 배출돼야 자신에게도 힘도 실린다.

김민준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소장은 “활동 기간은 50여 일에 불과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음으로써 안 위원장은 사실상 새 정부에서 국무총리급 직책을 수행한 셈”이라며 “안 위원장이 긴 호흡으로 차기 대권 플랜을 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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