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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스페셜] 대통령 임기 말 영부인의 의전비용 논란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 여론조사 결과 김정숙 여사 의전비용 “공개해야” 59.7%
■ 전문가들 “사비 사용했다고 해명한 만큼 직접 입증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특수활동비를 사용해 옷‧액세서리 등 사치품을 구매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왼쪽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전시된 샤넬 한글 재킷, 오른쪽 사진은 김 여사가 2018년 프랑스 순방 때 입었던 샤넬 한글 재킷. 연합뉴스
임기를 한 달여 남긴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의전비용 논란이 쉬이 가시지 않는다. 청와대는 “사비를 사용했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유감”이라고 강하게 항변하지만, 여론은 대체로 싸늘한 반응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김 여사 의전비용과 관련한 민심을 읽을 수 있다. [쿠키뉴스] 의뢰로 데이터리서치에서 3월 28일 김 여사의 의전비용을 공개해야 하는지 물은 결과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응답이 44.0%, ‘가능한 공개해야 한다’는 응답도 15.7%로 ‘공개’ 여론이 59.7%로 나타났다. 또 옷값을 포함한 의전비용이 과하다는 응답도 55.2%로 절반을 넘었다.

의전비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은 전 연령에서 과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61.7%와 69.3%를 기록했다.

김 여사의 의전비용이 과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김 여사의 의전비용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결과 응답자 55.2%가 ‘과하다’고 답했다. ‘매우 과도하게 지출됐다’ 40.0%와 ‘조금 과도하게 지출됐다’ 15.2%를 합한 결과다.

30대 남성 서모씨는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에게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씨는 “문 대통령은 2015년 특수활동비 지출을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랬던 만큼 특활비로 논란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의전비용으로까지 논란을 일으킨 것은 임기 말까지 믿고 지지해온 국민을 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기관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3월 28일 전국 거주 중인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 대상으로 ARS(유‧무선)조사.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p. 그래픽=이민준 인턴기자
청와대 “특활비 사용 사실 아냐, 사비로 구매”

청와대 측은 논란이 된 김 여사의 옷과 액세서리는 모두 사비로 구매했다는 입장이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3월 29일 브리핑을 통해 “공식 행사 의상에 특활비를 사용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 부대변인은 “임기 중 의류 구매 목적으로 특활비 등 국가 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적이 없다”며 “순방의전과 국제행사용으로 지원받은 의상은 기증하거나 반납했다”고 말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모든 의류와 장신구는 사비로, 카드로 구매했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3월 30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여사의 ‘까르띠에 브로치 논란’에 대해 “청와대 전부터 구매해 갖고 있던 것”이라 해명했다.

이어 의류·장신구 사비 구매는 “임기 초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5년 동안 진행했던 내용”이라며 “사비는 카드로 구매했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3월 31일에는 김 여사의 옷값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유감을 표한다”며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비로 지출했다면 김 여사가 이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사비로 (옷·액세서리 등을) 구입했다고 해명한 만큼 직접 나서서 이를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교수는 “탁 비서관 발언대로 카드로 결제했다면 명세서에서 해당 지출이 명시된 부분만을 공개해도 충분할 것이다. 논란을 종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건희·김혜경씨를 겨냥했던 것처럼 권력자의 부인을 먹잇감 삼는 비하 풍조가 김 여사에게까지 번진 모양새”라며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기인 만큼 더 중요한 문제를 다룰 때”라고 덧붙였다.

-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19g2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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