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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586들 그래도 여전히 주류… 민주당 세대교체 가능할까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 김영춘·최재성 정계은퇴, 당 혁신위 ‘세대 균형 공천’ 주장
■ “성비·연령·지역 등 기계적 쇄신으론 국민 신뢰 얻지 못해”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202년 11월 1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의 주류 세력인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의 정계 은퇴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인사는 국회의원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당 안팎에서 변화 조짐이 포착된다. 이를 기회로 세대교체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의견과 기계적 인물 교체는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월 6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최 전 수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과 함께 퇴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첫 출마를 하던 20년 전 마음을 돌이켜봤다”며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86그룹’의 맏형 격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3월 21일 SNS에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되었다”며 “국민에게 더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고 일상의 행복”고 적었다.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 17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4선을 지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전 장관은 2000년 16대 총선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광진갑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3선 의원과 국회 사무총장 자리에 오른 바 있다. 4선 중진의원으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이 4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 제4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86그룹 경험·노하우 당에서 어떻게 소화할지 고민해야” 반론도

문재인 정부에서 발생한 조국 사태,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논란,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추진 등을 거치며 민주당 주류세력인 86그룹의 인식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아울러 2년 전 4·15 총선에서 당은 압도적으로 승리했으나 일방적 국회 운영과 법안 통과 등으로 협치와 타협의 정치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이어 올해 대선까지 패하며 86그룹의 책임론과 용퇴론이 거세졌다.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는 ‘세대 균형 공천’을 꺼내 들었다. 혁신위는 3월 6일 입장문에서 “‘586’(50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도 경쟁해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필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부터 내려놓고 더 많이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의 세대균형 공천은 선출직 공직자 공천에서 특정 세대가 전체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1대 국회 기준 당내 50대 공천 확정자는 63.2%로 절반을 넘는다. 40대는 13%, 30대 이하는 2.8%다.

혁신위 방안이 당내에서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당내 ‘투톱’인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도 86세대다. 한 중진의원은 4월 7일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무조건 나가라는 건 책임 정치 차원에서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86그룹의 반성을 전제로 이들이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등을 당에서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성별·지역·세대 등 기계적 쇄신은 더 이상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연령별로 50대가 당내 주류인 건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성비·연령·지역으로 쇄신하자는 건 옛날에나 통했을 법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쇄신 의지와 이를 이뤄낼 수 있는 능력·추진력 등을 바탕으로 변화를 시도해야 국민도 민주당의 쇄신을 믿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cho.kyu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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