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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스페셜] 항저우로 향할 e스포츠 국가대표는?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종목 포함, 우리나라는 5종목 출전
■ LoL·피파온라인 등 국내 인기 게임은 이달 선발전 진행 中
■ 배그 모바일에선 대인사격 금지… 그랜드슬램 형태 개발 착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 8개 종목이 포함됐다. 우리나라는 LoL, 피파온라인4 등 5개 종목에 대표팀을 보낸다. 일부 종목은 대표팀 구성을 위한 선발전을 치르기 시작했다. 사진은 e스포츠 경기가 열릴 예정인 항저우 e스포츠 센터 조감도. 사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위원회
오는 9월 개막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e스포츠계도 본격적인 대표팀 꾸리기에 들어갔다.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 V ▷피파온라인 ▷하스스톤 등 총 8개 게임 중 5개 종목에 출전을 확정짓고 감독 선발을 마친 상태다.

당초 2021년 9월 e스포츠 종목으로 ▷도타2 ▷LoL ▷몽삼국 ▷스트리트파이터 대 듀얼 ▷왕자영요 ▷피파온라인 ▷하스스톤 ▷화평정영이 선정됐지만, 중국 현지에서의 인기만으로 선정됐다는 참가국의 비판에 따라 화평정영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스트리트파이터 ㄷ대 듀얼이 스트리트파이터 V로 변경됐다.

선수단 구성 방식도 확정됐다. 한국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경기력향상위원회는 LoL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경우 차출 형태로 선수단을 구성한다. 피파온라인, 하스스톤과 스트리트파이터 V는 선발전을 진행해 선수단을 꾸릴 계획이다.


▎LoL은 맵을 대칭으로 나눠 상대 진영을 먼저 정복하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선발전 시작한 LoL·피파온라인·하스스톤

LoL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 채택에 이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맵을 대칭 형태로 나눈 뒤 5명이 한 팀을 이뤄 상대방 진영의 구조물을 먼저 부수는 팀이 승리하는 형태다. 상대 진영으로 가는 길목 곳곳에 방어용 포탑과 크리처들이 배치돼 있다.

LoL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가장 큰 배경으로는 단연 인기가 꼽힌다. 2016년 기준 전 세계 최초로 한 달간 플레이한 유저 수가 1억 명을 넘었으며, 2019년 8월 기준 지역별 서버 최고 동시접속 기록도 800만 명에 이르렀다. ‘롤드컵’이라고 불리는 LoL 2020 월드 챔피언십의 경우 순간 최고 시청자 수가 4595만 명으로 알려지면서 역대 e스포츠 시청자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스포츠 강국답게 하마평에 오르는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후보군엔 ‘불사대마왕’이라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커(이상혁·25)를 비롯해 ▷기인(김기인·22) ▷제우스(최우제·18) ▷캐니언(김건부·20) ▷오너(문현준·19) ▷쵸비(정지훈·21) ▷데프트(김혁규·25) ▷구마유시(이민형·20) ▷케리아(류민석·21) ▷베릴(조건희·25) 등 10명으로 압축됐다.

다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당초 선수단을 차출해 구성하겠다는 협회 측의 발표와 달리 선발전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협회는 “후보 선수를 추린 다음 최종 6인을 차출하는 것으로 선발 방식을 바꾸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일부 팬은 “10인 명단을 만들어놓은 뒤 합숙훈련과 평가전을 진행한 후 6인을 차출하는 것은 사실상 선발 형태”라며 반발하고 있다.


▎3월 4일 진행된 2022 2분기 한국 대표 선발전 경기 중 모습.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는 별도의 선발전을 치른다. 유튜브 FIFA 온라인4 KR E-SPORTS 캡처
온라인 축구 게임인 'EA 스포츠 피파온라인 4‘는 모든 유저를 대상으로 선발전을 진행했다. 지난 3월 31일까지 만 16세 이상의 제재 이력이 없는 게이머를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다. 게임 실력의 순위를 매기는 ’공식 경기‘의 최근 3개 시즌 포인트를 바탕으로 1차 심사를 진행한 뒤, 예선전에 나설 32명을 확정했다. 4월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32명의 예선이 진행됐으며, 이 중 13명은 본선 진출권을 미리 획득한 프로게이머 35명과의 본선에 진출했다.

4월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본선에서 8명을 추려낸 다음, 5월 1일 항저우로 향할 최종 1인과 예비 1인이 결정된다.


▎신보석 피파온라인4 국가대표팀 감독은 4월 20일 유튜브를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유튜브 FIFA 온라인4 KR E-SPORTS 캡처
특이한 점은 현직 프로게이머가 감독으로 선임됐다는 점이다. 감독으로 선임된 신보석(29·GalaxyXGaming)은 지난해 12월 열린 2022년 1분기 EACC(EA Continental Championship) 한국 대표 선발전에 선수로 출전해 상대 팀 선수 3명을 모두 잡아내며 소속팀에 승리를 안겼다. 당시 신 감독은 3대 3 엔트리 중 3번째 출전 선수로, 세트스코어 0대 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이후 특유의 전술과 적절한 교체 선수 투입으로 3연승을 거뒀다.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갖추면서도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직접 승리를 가져오는 ‘플레잉 코치’인 셈이다.

신 감독의 강점으로는 탁월한 선수진 구성과 전술 설계가 꼽힌다. 새로운 선수가 출시되면 직접 사용한 뒤 체감에 대한 평가를 유튜브로 공유한다. 이 콘텐트가 누적되면서 유저로부터 피파온라인을 구동하는 엔진과 AI에 맞춰 최적의 성능을 뽑아내는 데에 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신 감독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주간신보석’의 주요 콘텐트 중 ‘티어리스트(Tier List)'는 게임 업데이트에 따른 체감 변화에 맞춰 유용한 선수를 추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스스톤의 선발전 결선은 부산e스포츠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세계 e스포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부산e스포츠경기장의 모습. 부산e스포츠경기장 제공
신 감독은 선임 직후 “아직 믿기지 않는다. 공식적인 일정을 치러야 실감이 날 것 같다”면서도 “플레잉 코치를 역임하며 오랜 기간 감독을 간절히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발될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수집용 카드 게임인 ‘하스스톤’도 오늘 선발전을 시작한다. 하스스톤은 카드를 가지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어 상대와 맞붙는 게임이다. 피파온라인과 달리 한국e스포츠협회는 선수 등록을 진행한 유저에 한해 선발전 신청 자격을 부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겨 256명을 추린 뒤 선발전을 진행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하향세인만큼 4월 24일 진행되는 최종 선발전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부산e스포츠경기장에서 1차 선발전을 거친 32명과 시드권을 가진 4명이 함께 토너먼트를 치른 뒤, 결승에서 남은 2명이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온라인에선 한국e스포츠협회가 운영하는 아프리카TV 채널과 네이버TV, 하스스톤 공식 트위치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첫 프로대회인 PUBG MOBILE PRO SERIES(PMPS) 2022 SPRING을 개최했다. 시즌2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선수를 차출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사람에 총을 못 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중 유일한 모바일 게임이다. 국내 PC 버전 개발사인 ‘펍지 스튜디오’와 중국 게임사인 ‘텐센트’가 함께 개발한 게임으로, 개최국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100명의 플레이어가 맵 곳곳으로 흩어진 뒤 총을 쏴 최후의 1명만이 살아남는 배틀로얄 구성을 채택하고 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이런 전투를 보지 못하게 됐다. 주최 측에서 핵심 요소인 대인사격을 금지한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차원에서 “국가 간 친선을 도모하는 행사인 만큼 이를 저해할 수 있는 대인사격 요소를 제외하자는 논의가 오갔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사인 크래프톤 측은 20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아시안게임 전용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며 “4명이 한 팀으로 협력해 운전 및 사격 실력을 겨루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처음 열리는 프로 대회인 ‘PUBG MOBILE PRO SERIES(PMPS) 2022 SPRING’의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4월 15일 개막한 대회의 시즌 2주차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상위 4개 팀의 주전 선수를 뽑은 뒤, 일본 리그에 참가 중인 한국 선수와 합쳐 최종 5명(주전 4명, 후보 1명)을 선발한다.


▎스트리트 파이터 V는 과거 오락실 인기 게임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이미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치고 한국e스포츠협회 산하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승인만을 남겨놓고 있다. 페이스북 ‘Street Fighter’ 제공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달리 일대일 격투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 V의 게임 포맷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4월 10일과 16일 양일간 선발전이 진행됐으며, 각 대회에서 우승한 연제길(35)과 김관우(42·대전액션게이머)가 한국e스포츠협회 산하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태극기를 가슴에 달 예정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9월 10일 개막해 25일까지 16일간 치러질 예정이다. 총 종목은 43개로 계획돼 있다.

-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19g2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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