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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재 전문기자의 레전드를 찾아서(39)] ‘소방계 히딩크’ 양재영 소방위 

화재 진압은 화학·공학·수학의 결정체… 소방관 트라우마 관리할 멘털 코칭도 필요 

화재 현장 500회 출동, 국내외 최신 소방 기법 익혀 실전에 활용
소방청장 상 받고 1계급 특진… 포기할 상황 이기는 힘은 팀워크


▎양재영 소방위는 정영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하고 운동이나 활동적인 일을 선호해 소방관 일이 적성에 맞았다”며 소방관이 된 계기를 설명했다. / 사진:최영재 기자
소방관의 삶은 운동선수의 그것과 매우 닮았다. 반드시 꺾어야만 할 상대가 있고, 뛰어난 활약에 감동하는 팬도 있다. 운동선수의 상대는 사람 또는 기록이다. 소방관의 상대는 화재나 재난이다. 운동선수의 팬은 눈에 보이는 환호와 응원을 보내지만, 소방관의 팬은 마음속에서 간절한 염원을 보낸다. 체력단련-전술훈련-팀워크-실전-부상-재활-멘탈 관리 등도 두 직업군이 거의 똑같다.

2015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화재교관 워크숍(IFIW·International Fire Instructors Workshop)에서 호주 출신 존 맥도너 교관이 ‘화재 진압과 스포츠’로 주제 발표를 했다. 그는 “소방관과 프로 운동선수 모두 다양한 현장에서 전술적으로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이 요구되며, 각자 처한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한다. 신체를 잘 활용하는 협응력에 대한 지식과 팀워크 또한 소방관과 프로선수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도너 교관은 스포츠와 화재 현장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스포츠는 경기 규칙과 경기장이 존재하지만, 화재 현장은 매뉴얼과 일치하지 않는다. 스포츠는 한 번의 실수로 승·패가 갈리지만 화재 현장은 한 번의 실수로 삶과 죽음이 갈릴 수 있다. 그러므로 소방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잘 통제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올해가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이 되는 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롭고 창의적인 훈련법으로 대한민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다. 국내에도 ‘소방계 히딩크’로 불리는 경기소방 소속 양재영(43) 소방위가 있다. 올해 16년 차 소방관인 그는 500회 이상 화재현장에 출동해 탁월한 화재진압 능력을 발휘했고, 다양한 국내외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그 노하우와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오랜 기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소방청장 표창과 함께 1계급 특진의 영광을 안았다.

양 소방위가 119구조대 구조2팀장으로 활약하는 수원소방서를 찾았다.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한 명이 확진돼 빠지면 다른 대원에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조심을 많이 했는데 워낙 사람들을 많이 대하다 보니까 감염이 된 것 같다”면서 “큰 후유증 없이 업무에 복귀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밤새 진화하고 일출 보면서 다른 현장 출동


▎양재영 소방위(오른쪽)가 경기도 안산119센터에서 후배 소방관에게 소방 호스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 큰 상을 받고 1계급 특진을 하셨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매년 소방청에서는 화재 대응 분야에서 개인 역량 및 출동 건수와 활약상, 그리고 대원들이 발전하고 성장하는데 교육을 통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점수로 환산해 우수한 대원을 선발합니다. 저는 소방청장 상을 수상하고 1계급 특진을 하게 됐습니다. 이는 저와 함께한 동료, 가족의 도움 덕이라고 생각해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공적서를 보니 화재 현장 출동이 500회가 넘었던데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2020년 경기도 안산에서 근무할 때였는데요. 안산에는 큰 공장들이 많아서 대형 화재가 자주 발생합니다. 그런 현장에서는 장시간 화재 진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도에 있는 회센터에서 불이 났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 거의 온종일 화재 진압을 했고, 진화됐을 땐 날이 새서 바다가 보이더라고요. 바다를 보면서 돌아오는 길에 또 대형 화재 발생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바로 출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방대원이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그냥 남을 돕는 일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운동이나 활동적인 일을 좋아하는데 소방관 일이 적성에 잘 맞고, 이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소방관이 되려면 무척 고되고 전문적인 훈련을 거쳐야 되잖아요.

“소방관이 되기 위해서는 소방학교에 들어가 강한 체력 훈련부터 장비를 착용하는 기초 스킬, 소방 호스를 작동하는 테크닉, 인명 구조법 등 기본적인 사항들을 배워야 합니다. 그다음에 실제 현장과 흡사한 온도나 열기를 느끼면서 화재가 일어나는 것들을 보고 그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배우게 되지요. 그러면서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체득하게 됩니다. 이런 커리큘럼들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습니다. 기본기를 다진 뒤에는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더 수준 높은 소방관이 되기 위해 각종 전문 과정들을 밟아나가게 됩니다.”

“내가 포기하면 누군가 구조 못해…옆에 동료 있어 가능”


▎2019년 6월 강원도 영월 동강에서 양재영 소방위의 지휘로 진행된 급류 구조 교육 장면. / 사진:양재영
훈련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중도 포기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요?

“사실 그 정도로 강도 높게 훈련을 합니다. 하지만 그걸 다 이겨냈기 때문에 소방관이 된 것 같아요. 포기하라고 하는 훈련인데 아무도 포기를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포기하면 누군가를 구조할 수 없기 때문이죠. 훈련할 때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지만, 옆에 동료가 있고 동기가 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습니다. 교관님들도 지혜롭게 푸시 할 때는 푸시하고 또 좀 안아줄 때는 안아주고 하다 보니 대원들이 그 안에서 원 팀이 되고 소방의 문화를 배워나가는 것 같습니다.”

양 소방위는 해외에서 전문적인 과정도 많이 이수했다. 2015년에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셰인 교관과 인연을 맺어 그가 진행하는 CFBT(Compartment Fire Behavior Training·격실 화재 성상 훈련)라는 훈련에 참여했다. 그는 “과학과 공학 등을 망라한 내용을 다루면서 소방관이 물리·화학·수학 등 모든 학문의 베이스 위에 전략을 짜고 화재 진압 작전을 펼쳐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라며 “똑같아 보이는 불꽃이지만 소방관의 눈으로는 더 정밀하게 세밀하게 볼 수 있어야 하고, 연기의 색이 변하는 것만 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 아직도 내가 배워야 할 길이 너무 많구나’ 라는 걸 절감했고 그때를 계기로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고 했다.

지금은 소방학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한데 어떤 부분을 제일 강조하십니까?

“화재 진압 분야와 급류 구조 분야, 두 가지를 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육을 진행할 때 항상 열린 마음을 강조합니다. 마음이 열려 있어야 새로운 걸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죠. 다 같이 즐겁게 참여해서 우리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우리만의 훈련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합니다.”

급류 구조 훈련은 어떤 내용입니까?

“강원도 내린천이나 동강 같은 아주 빠르게 흐르는 물에서 사고가 났을 때 우리 대원들이 현장에서 구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입니다. 물살이 빠르고 거세다 보니 자신의 수영 실력뿐만 아니라 물이 흘러가는 패턴이나 흐름, 속도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 장비를 착용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동료를 챙겨주면서 작전이 잘못됐을 때 백업 플랜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하나씩 경험할 수 있게끔 커리큘럼이 짜여 있어서 그 과정을 마치고 나면 빠르게 흐르는 물에서도 좋은 각도를 만들어 안전한 곳에 정확하게 진입해 구조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급류 구조 땐 45도 각도로 헤엄쳐야 안전


▎2019년 10월 홍콩소방학교에서 진행된 CFBT(격실 화재 전문 훈련) 국제화 과정 장면. / 사진:양재영
훈련 동영상을 보니 구조 현장이 아주 급박하게 돌아가던데요.

“구조 대상자를 향해 일직선으로 수영하면 안 됩니다. 45도 각도(페리 앵글이라고 함)를 만들었을 때 물이 빠르게 밀어주는 힘을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물의 힘을 이기려고 몸을 반듯이 세우면 물의 힘 때문에 몸이 돌아버려서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잃고 더 멀리 떠내려가게 됩니다. 이처럼 물이 가진 힘을 이용하고 물의 위험성을 분석해 가장 안전한 곳으로 진입해 구조하는 방법을 체득해야 합니다.”

지금은 긴급구조 쪽 일을 하고 계신데 현장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죠?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다 보니까 IT 기술이 접목된 장비가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어요. 상황실에서 출동하는 차들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대원들이 진입하면 어디에서 활동하는지 다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대원들이 공부해야 할 것들이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또 모든 현장의 시민들이 구조활동에 도움도 주지만 영상이나 사진으로 촬영도 합니다. 예전에는 대원들이 신속하게 대처하는 게 중요했는데 요즘엔 좀 더 프로답게 임무 수행을 해야 하는 부담도 생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훈련을 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양재영 소방위는 2020년에 소방관으로서는 최초로 멘탈 코칭연구소(소장 박철수)의 ‘스포츠 멘탈 코치 전문가과정’을 이수했다. 일본인 쯔게 요이치로 코치가 진행하는 이 과정은 주로 스포츠 선수의 동기부여 및 경기력·실전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코치 양성을 목표로 한다. 양 소방위는 여기서 배운 코칭 철학과 스킬을 소방 현장에 적용하는 새 길을 열고 있다.

예를 들면 VAK(시각·청각·몸감각) 기법을 활용한 실전 훈련이다. 현장에서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무게중심, 몸의 느낌 등 오감(五感)을 총동원해 운동 자세와 동작의 문제점을 알아채는 것이 VAK 기법이다. 소방 호스(노즐)를 든 대원은 사격의 ‘무릎쏴’처럼 한쪽 무릎을 세워서 전진하고 물을 쏜다. 양 소방위는 이 훈련을 통해 어느 쪽 무릎을 세우고 쏘는 게 더 편하고 안정적인지를 대원들이 체득하게 했다.

화재나 구조 현장에서 안타깝게 순직하는 소방관이 적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동료를 잃었을 때는 어떤 마음이 듭니까?

“그때는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합니다. 다만 그런 심리 상태를 오랜 시간 끌고 가기보다는 그분들이 최선을 다한 선택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우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참혹한 현장 본 트라우마는 대화로 풀어야


▎2012년 11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실제 화재 진압 훈련에 참여한 양재영 소방관과 캐나다 동료. / 사진:양재영
소방관은 참혹한 사고 현장을 수시로 목격하고, 생과 사가 갈리는 순간을 경험하면서 트라우마가 생기고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소방관의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동료들과 바로바로 소통할 수 있게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참혹한 현장에 갔다 왔더라도 거기에 대해서 누르고 있는 게 아니라 동료들과 그 힘든 과정을 계속 얘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이겨내는 힘을 만들어 가야 할 것 같고요. 소방관이기 때문에 참고 인내하는 것보다는 잘 표현하면서 좀 지혜롭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 그런 문화가 중요합니다.”

소방관은 운동선수와 흡사하다고 합니다. 소방관은 체력 단련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하나요.

“소방관들은 운동선수로 치면 어떤 특정 종목의 선수라기보다는 올림픽 전 종목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체력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100m 스프린터의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마라톤을 뛸 수 있는 지구력도 갖춰야 하고요. 800m 중거리처럼 스피드와 지구력이 동시에 필요한 역할도 요구받습니다. 20층 되는 높이를 빠르게 올라가 힘을 내서 구조해야 하는 상황도 있고, 굉장히 높은 산꼭대기까지 지구력을 유지하며 올라가야 할 때도 있고…. 그래서 체력 관리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요즘 젊은 대원들은 자기 몸을 챙기고 체력 수준을 높이는 훈련을 잘 하는 것 같아요. 우리의 삶이 스포츠 선수의 삶과 비슷한 만큼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 선수들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서 팬들의 응원을 받는 것처럼 우리 소방대원들도 체력과 마음 관리를 잘해서 시민들의 많은 응원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소방 환경이 옛날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지만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고 본부에서도 우리 대원들의 안전이나 복지에 굉장히 많이 신경 써 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원들의 인원 부족은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대원이 충분히 뒷받침되면 구조 현장에서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거든요. 젊은 대원들이 많이 들어와 온전한 팀이 돼 근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소방관이 인기 직종이라고 한다. 그들이 소방관을 지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 소방위는 “아무래도 사회가 어렵고 힘들다보면 남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분야의 종사자들이 많은 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이 좀 더 정의롭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직업으로써 소방관을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사람들에게 소방관 알릴 유튜브 등 필요


▎양재영 소방위는 정영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30년 뒤 변화한 소방관의 모습을 예측해 달라는 질문에 “처우도 굉장히 좋아져 있을 것 같고 명예와 자부심도 최고로 높아져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 사진:최영재 기자
‘젊은 소방관’들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이 친구들은 자기표현을 정확하게 하는데, 저는 그게 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어도 굉장히 어렵게 부탁을 하거나, 심지어 ‘이걸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거든요. 이제는 ‘이 교육 제가 가고 싶습니다’, ‘이렇게 좋은 걸 좀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런 게 사실은 더 좋다고 봐요. 솔직하고 직설적이지만 뒤끝이 없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특성을 소방 문화가 잘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방관이 보람 있는 일이긴 하지만 처우가 매우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소방관 처우가 예전보다 굉장히, 자부심을 충분히 느낄 만큼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인 차가 있기 때문에 아직도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소방관은 24시간 긴장해야 하는 직종이어서 남들이 하는 소위 투잡이나 부업은 할 수 없습니다. 여러 소방관이 주어진 급여 안에서 재산을 증식하는 방법을 찾고 있지요. 저는 재테크보다는 제 재능과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데 많이 투자하는 성향인 것 같아요.”

소방관에 대한 인식도 많이 좋아졌지만 실제로 얼마나 힘들고, 어떤 고민과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요즘은 유튜브 채널도 많이 있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소통하는 대원들도 있습니다. 저는 제가 훈련하거나 교육했던 내용을 SNS를 통해서 알리기도 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소방관들과 일반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은 아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경험을 쌓은 뒤에 유튜브 같은 데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30년 뒤 양 소방위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물었다. 그는 “30년 뒤면 좀 먼 것 같은데, 그때는 은퇴했을 것 같고요. 모쪼록 소방관으로서 생사를 넘나들며 매 순간 선택과 결정을 했던 경험을 나누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청소년들이나 멘탈 코칭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좋은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거죠”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30년 뒤에 대한민국 소방관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그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최첨단 장비들을 많이 사용하고 처우도 굉장히 좋아져 있을 겁니다. 명예와 자부심도 최고로 높아져 있겠지요.”

※ 정영재 전문기자 - 중앙SUNDAY에 ‘스포츠 오디세이’ ‘스포츠다큐-죽은 철인의 사회’를 연재하고 있다. 중앙일보 스포츠부장을 역임했고, 2013년 이길용체육기자상을 수상했다. 연세대 국문학과,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공부했고 한국체대에서 스포츠산업경영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튜브 방송국인 중앙UCN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202205호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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